오라팡 [사진=한국팜비오 제공][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한국팜비오가 장정결제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오라팡정'의 뒤를 잇는 또 다른 신제품을 확보했다. 기존 제품보다 복용 개수를 파격적으로 늘리는 대신 알약의 크기를 극소화해 환자의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한국팜비오는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대장내시경용 장정결제 '오라에스정'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 제품은 기존 오라팡정과 '오라팡이지정'의 계보를 잇는 차세대 제품으로 분류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복용 개수다. 오라에스정은 1회 복용량이 160정으로, 28정을 복용하던 초기 오라팡정이나 48정이던 오라팡이지정보다 수치상으로 대폭 늘어났다. 복용 개수가 이처럼 늘어난 배경에는 알약의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인 '미니정' 기술이 있다.
오라에스정 1정의 무게는 150mg으로, 오라팡정(1500mg)의 약 10분의 1에 불과하다. 오라팡이지정(437.5mg)과 비교해도 3분의 1 수준으로, 목 넘김 시 발생하는 이물감과 거부감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성분 구성은 기존 오라팡의 기조를 유지했다. 무수황산나트륨, 황산칼륨, 무수황산마그네슘 등 경구용 황산염 용액(OSS) 성분을 기반으로 하며, 장내 기포를 제거해 내시경 시야를 확보하는 시메티콘 성분을 더했다.
회사는 오라에스정을 스틱형 포장으로 구성해 복용 편의성을 보완했다. 160정이라는 숫자가 주는 심리적 압박감을 줄이기 위해 1포당 일정 수량을 배분해 환자가 알약 숫자가 아닌 '포 단위'로 복용을 인식하도록 설계했다.
이번 오라에스정의 등장은 최대 경쟁사인 태준제약의 '수프렙미니정'과 '수프렙미니에스정'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으로 해석된다.
태준제약은 지난 2023년, 160정을 복용하는 미니정 제형인 수프렙미니정을 출시하며 한국팜비오가 오라팡정으로 선점한 알약형 장정결제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2024년 말에는 시메티콘 성분을 추가한 수프렙미니에스정까지 선보이며 라인업을 강화했다. 이에 한국팜비오가 오리지널리티와 개량된 편의성을 동시에 갖춘 오라팡이지정(지난해 3월 허가 획득) 및 오라에스정으로 맞불을 놓은 형국이다.
장정결제 시장은 과거 4리터에 달하는 고용량 액상 제형에서 2리터 축소판을 거쳐, 이제는 맛의 거부감이 없는 정제형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한국팜비오는 오라팡정의 성공 이후 제형 다변화를 통해 이 시장의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복안이다.
국내 장정결제 시장 규모는 연간 약 500억 원대로 추산되며, 대장내시경 수검자 증가에 따라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급여 품목임에도 불구하고 편의성을 중시하는 프리미엄 검진 시장을 중심으로 점유율이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오라에스정의 합류로 국내 장정결제 시장은 한국팜비오와 태준제약 간의 제형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장내시경 수검자가 매년 증가하는 가운데 '가장 편한 장정결제' 타이틀을 선점하기 위한 제약사들의 기술력 싸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