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은수. /사진=KLPGA
[Asports뉴스] 이상규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데뷔 10년 차 장은수가 정규투어 187번째 출전 대회에서 감격적인 생애 첫 우승을 달성했다.
장은수는 9일 제주 서귀포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에서 열린 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해 13언더파 275타를 작성한 공동 2위 문정민(동부건설)과 강채연(퍼시픽링스)을 한 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장은수는 2017년 정규투어에 데뷔해 우승 없이 신인상을 받으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기나긴 기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스윙을 비롯한 여러 부분에 변화를 주려다 부침을 겪었고, 2023시즌 정규투어 시드권까지 상실해 드림투어(2부)로 강등당하는 시련을 마주했다. 허무함과 막막함에 골프를 포기할 생각까지 했으나, 코치의 굳건한 격려와 믿음에 힘입어 도전을 지속했다.
2025시즌 드림투어 상금순위 7위를 기록해 올 시즌 정규투어 출전 자격을 획득한 장은수는 예전보다 한층 성장한 기량을 뽐냈다.
최근 인카금융 더헤븐 마스터즈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예열을 마쳤고, 마침내 정규투어 첫 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당일 우승 직후 장은수는 웰컴저축은행 대상포인트 16위, 상금순위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장은수는 기쁨과 감격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우승 직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장은수는 "정규투어 첫 우승이라 정말 기쁘다. 데뷔 후 10년 만에 거둔 성과라 더욱 뜻깊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현장에서 축하 물세례를 받으며 우승을 실감했다는 그는 "플레이가 생각처럼 풀리지 않아 경기 중에는 '정말 우승할 수 있을까' 의문도 가졌지만, 물을 맞는 순간 그제야 실감이 나고 기분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우승 확정 후 쏟아낸 눈물의 의미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곁을 지켜준 매니지먼트 대표를 향한 감사함을 꼽았다.
장은수는 "10년 동안 동행하며 힘들었던 시간을 모두 지켜봐 주신 분이다. 현장에 오신 것을 경기 전에 알게 돼 놀랐고, 지난 시간들이 떠올라 눈물이 났다"고 털어놓았다. 아버지와는 대회 기간 내내 통화를 하지 못했지만, 묵묵히 중계로 응원해 주셨을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2017년 신인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투어에 입성했지만, 이후의 시간은 순탄치 않았다. 장은수는 "신인상 수상 후 욕심을 많이 냈다. 스윙 등 여러 부분을 바꾸려다 기량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향했고 불안감만 커졌다"고 당시의 어려움을 회상했다. 급기야 2023시즌 정규투어 시드권을 잃고 드림투어(2부)로 내려갔을 때는 허무함과 막막함이 극에 달했다.
2024시즌 종료 후에는 진지하게 은퇴를 고민했다. "원래 긍정적인 편이지만 '이제 나는 안 되는 건가'라는 생각에 코치님께 골프를 그만둬야 할 지 묻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코치의 굳건한 믿음이 그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장은수. /사진=KLPGA
드림투어 생활에 대해서는 "이전보다 골프가 훨씬 좋아졌음을 스스로 느끼고 있었기에 시드권 확보에 대한 걱정은 크지 않았다"며 단단해진 내면을 내비쳤다.
치열했던 최종 라운드 승부처는 경기 막판이었다. 장은수는 1라운드부터 유지해 온 좋은 퍼트 감각을 앞세워 위기를 넘겼다. "바람이 많이 불어 샷에 아쉬움이 있었지만, 어려운 파 세이브 상황을 잘 막아낸 덕분에 우승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가장 큰 위기는 18번 홀이었다. 티 샷 미스로 벙커에 빠진 순간 '우승이 정말 쉽지 않구나'라고 느꼈다는 그는 "벙커에서 친 세컨드 샷도 얇게 맞아 놀랐지만, 운 좋게 그린에 올라가며 우승을 지켜냈다"고 안도했다.
지난 6월 '인카금융 더헤븐 마스터즈' 챔피언조에서 플레이했던 경험이 큰 자산이 됐다. 우승 경쟁의 중압감 속에서도 끝까지 버텨내는 노하우가 십분 발휘된 셈이다. 10년 차 베테랑으로서 체력 관리의 중요성도 잊지 않았다. 꾸준한 웜업과 컨디셔닝, 땀이 날 정도의 스트레칭이 긴 투어 생활을 버티는 비결이라고 밝혔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마수걸이 우승을 달성한 장은수의 시선은 기어코 다음을 향해 있다. 새 시즌 시작 전 목표였던 '첫 승'을 예상보다 빠르게 이룬 만큼, 새로운 과제로 '시즌 2승'을 내걸었다.
장은수는 "하반기 첫 대회부터 좋은 기세를 확보한 만큼, 앞으로도 나 자신을 믿고 자신감 있게 플레이하겠다"고 다짐했다.
어떤 선수로 남고 싶냐는 질문에는 골프를 향한 순수한 애정을 드러냈다. "아직 먼 미래까지 구체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스스로 돌아봐도 골프를 정말 좋아하는 선수다. 주변에서는 10년 차라 나이가 많다고 지적하지만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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