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엘의 만성 신장 질환(CKD) 치료제 '케렌디아(성분명: 피네레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내 제약사들의 특허 전쟁이 마침내 본궤도에 올랐다. [사진=AI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바이엘의 만성 신장 질환(CKD) 치료제 '케렌디아(성분명: 피네레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내 제약사들의 특허 전쟁이 마침내 본궤도에 올랐다. 우선판매품목허가(우판권)의 향방을 가를 '14일의 골든타임' 동안 60여개 제약사가 무더기로 심판대에 이름을 올리며 격전을 예고했다.
헬스코리아뉴스 취재 결과, 12일까지 케렌디아 특허 도전에 나선 국내 제약사는 총 61곳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6일 위더스제약이 최초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며 포문을 연 이후, 우판권 획득 요건인 '최초 청구일로부터 14일 이내'에 합류하기 위해 제약사들의 심판 청구가 이어진 것인데, 대부분 심판 청구는 특히 마감 시한인 12일과 그 전날인 지난 11일에 집중적으로 몰렸다. 제약사들의 막판 눈치 싸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특허 분쟁의 핵심은 케렌디아의 2차 방어선인 '결정 및 제조방법 특허(2035년 7월 29일 만료)'를 무력화하는 데 있다. 케렌디아의 제네릭 우판권를 얻기 위해서는 물질특허(2032년 9월 21일 만료)와 결정 및 제조방법 특허 등 2개 특허를 극복해야 하는데, 후발 제약사들은 공략이 어려운 물질특허 대신 결정 및 제조방법 특허 공략에 나섰다. 결정 및 제조방법 특허를 회피해 제네릭 출시 시점을 3년가량 앞당기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제약사들이 이처럼 케렌디아에 열광하는 이유는 독보적인 시장성 때문이다. 케렌디아는 세계 최초의 비스테로이드성 선택적 무기질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nsMRA)로, 기존 스테로이드계 MRA의 고질적 문제였던 부작용을 극복하며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했다.
특히 기존 표준 요법인 SGLT-2 억제제와 기전이 달라 병용요법이 가능하다는 점이 향후 시장 확대의 강력한 근거가 되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는 두 기전의 약물을 병용할 경우 만성 신장질환의 진행을 더욱 효과적으로 늦출 수 있다는 연구 데이터에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좌심실 박출률 40% 이상의 만성 심부전 환자로까지 적응증이 확대되면서, 케렌디아의 시장 잠재력은 더욱 커진 상태다.
실제 처방 실적도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케렌디아의 원외처방액은 지난 2024년 2월 건강보험 급여 등재를 기점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2024년 53억 원이었던 원외처방액은 지난해 182억 원으로 1년 새 243%나 늘어났다.
이는 만성 신장질환 치료 영역에서 미충족 수요가 그만큼 높았다는 의미로, 케렌디아의 처방 확대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러나, 주요 제약사를 대거 포함하는 61개 회사가 특허도전에 나서면서, 우판권이라는 독점적 지위는 의미를 잃고 과도한 마케팅 경쟁과 수익성 악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61개 제약사가 우판권 요건을 갖추게 되면서 향후 제네릭 시장이 열릴 때 극심한 레드오션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렌디아의 시장 잠재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상위 제약사는 물론 중소사들까지 모두 뛰어든 형국"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