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피가 아닌 스스로 선택한 삶”…‘버지니아 울프’ 무대로 재탄생한 그의 마지막 순간

임가을 기자 / 기사승인 : 2024-04-25 16:3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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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임가을 기자] 20세기 모더니즘 여성 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세계가 뮤지컬로 탄생했다.

 

25일 오후 뮤지컬 ‘버지니아 울프’의 프레스콜이 서을 중구 소재의 충무아트센터에서 열렸다. 자리에는 홍승희 연출, 권승연 작곡가와 ‘애들러 버지니아 스티븐’ 역의 박란주, 주다온, 전혜주, ‘조슈아 워렌 스미스’ 역의 윤은오, 김리현, 황순종 배우가 참석했다.

 

▲ (왼쪽부터) 홍승희 연출, 권승연 작곡가, 박란주, 주다온, 전혜주, 윤은오, 김리현, 황순종 [사진=연합뉴스]

 

창작 초연 뮤지컬 ‘버지니아 울프’는 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댈러웨이 부인’을 모티브로, ‘버지니아 울프’ 생의 이면과 소설 속 세상에서 삶을 이어가는 이들의 이야기라는 상상력을 더한 2인극이다. 허구와 실존 인물이 만나 서로의 ‘현실’이라는 개념이 깨지며 극이 시작되고, 끝과 시작, 앞면과 뒷면이 구분되지 않는 구조가 소설과 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점이 특징이다.

작품은 20세기 대표 모더니즘 작가 버지니아 울프를 주인공으로 한다. 대본과 작편곡을 맡은 권승연은 작품을 구상하고 작곡하면서 작가의 작품을 비롯해 에세이 등의 창작물을 참고했고, 그 중에서도 ‘델러웨이 부인’이라는 소설을 모티브로 삼게 됐다고 말했다.

권승연 작곡가는 학창시절 때부터 버지니아 울프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권승연 작곡가는 “쉬운 독서는 아니었지만 작품 특유의 분위기와 그가 가진 깊은 세계는 항상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글을 통해 그에게서 받은 영감들, 느낌들을 저만의 방식으로 표현하고자 했고, 저의 언어인 음악, 뮤지컬으로 작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 전혜주 [사진=연합뉴스]

버지니아 울프는 스스로 죽음을 택한 최후를 맞은 작가로 기억되기도 한다. 뮤지컬 ‘버지니아 울프’는 특이하기도 버지니아 울프의 죽음 이후의 시점을 그린다. 이에대해 권승연 작곡가는 “버지니아 울프의 전기나 일생의 일부분이 아닌, 죽음 이후의 시점에서 상상력을 더해 궁극적으로 버지니아 울프가 가진 깊은 아픔, 그리고 치유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또, “일각에서는 버지니아 울프의 마지막을 삶에서의 도피라 표현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그의 작품에서는 삶의 열망, 생명력을 느낄 수 있었다. 때문에 버지니아 울프의 마지막 순간은 온전한 자신으로 남기 위한 선택이라는 관점으로 극을 창작하게 됐다.”며 작품의 시작을 설명했다.

연출을 맡은 홍승희는 “지금 우리가 스스로 선택한 삶을 살고 있는 건지에 대한 의문과 우리가 지닌 부정적인 면, 긍정적인 면 모두 자기 자신이라는 내용을 보여주고 싶었다. 드라마적인 내용에 중점을 뒀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또, 그는 대본을 보고 물과 책을 떠올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곧 무대 세트에도 영향을 미쳤다. 홍승희 연출은 “세트나 조명을 통해 물가에 있는 듯한 인상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고, 다락방과 런던 도심 등 여러 가지 장소가 등장하는데 세트가 열리고 닫히는걸 통해 한 페이지가 열리고 닫히는 걸 표현하고, 한 권의 책 속에 등장하는 장소인 것처럼 보이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 윤은오 [사진=연합뉴스]

홍승희 연출과의 작업에 대한 배우들의 생각도 들어볼 수 있었다. 전혜주는 “정말 좋았다. 연출님이 같이 작업할 때 편하게 소통도 많이하고 꾸짖음이나 그런거 없이 애들린이 조슈아한테 했던것처럼 친절하고 다정하며, 친구처럼 소통을 적극적으로 해주셔서 행복하게 작업했다.”고 만족을 표했다.

이어 황순종은 “애들린 같은 스타일은 아니시고, 오히려 제가 생각하는 조슈아가 성장했을 때의 모습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시원시원하시다. 또, 배우들의 개개인의 생각을 다 들어주려 하셨고 저희보다 에너지가 넘치시다.”고 웃음을 보였다.

연습 과정에서 귀여운 에피소드가 발생하기도 했다. 김리현은 “연습 기간 동안 쉬는 시간이 많이 없었다. 그래서 배가 많이 고팠는데 은오 형이 지방 공연 끝나고 올라오는 길에 빵을 한아름 사와서 그걸 먹으면서 즐겁게 연습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창작 초연 작품인 만큼 배우들의 캐릭터 구축 과정도 간단하지 않았다. 박란주는 “실존인물을 캐릭터로 만나는 상황이 조심스럽기도 하고, 캐릭터를 직접 만나보지 못했기 때문에 알고 있는 정보와 상상한 모습을 최대한 저만의 색깔로 표현하는 방향으로 연구했다.”며, “한창 작가로서 글을 쓰기 시작한 조슈아와 이미 어느정도 사회 경험을 한 애들린의 관계성을 표현하고자 했다. 부족하지만 막공까지 잘 채워넣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 (왼쪽부터) 윤은오, 박란주 [사진=연합뉴스]

특히, 극 중 애들린과 조슈아는 ‘로맨스’라는 한 단어로 단정짓기 힘든 복합적인 감정을 가진 관계성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주다온은 “서로가 치유를 하고 성장하는 과정에 있어서 긍정적인 시너지를 준다는것 자체가 설렘포인트라고 생각했고,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연기하고 있다.”며, “남녀와의 사랑도 있지만 사람간의 사랑이 있다. 서로 지지하고 의지하는 관계에도 사랑이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시선으로 다가간 것 같다.”고 연기 방향을 설명했다.

또, 윤은오는 “조슈아는 동경의 눈빛이 굉장히 크다. 처음에는 운명적인 사랑으로 오해하지만, 이후 여러 사건을 겪으며 단순한 사랑보다는 좀 더 고차원적인 사랑이 된다. 어릴 때 버림 받았던 상처가 있는 캐릭터이다보니 나를 케어해 주면서도 내게서 위로를 받기도 하는 애들린을 통해 처음 느껴보는 감정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며, “초반에는 로맨틱코미디 느낌이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극이 진행될 수록 사람과 사람간의 깊은 사랑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한편, 뮤지컬 ‘버지니아 울프’는 오는 7월 14일까지 서울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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