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한 명품 유행
고가 명품 가방에서 나온 물건들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대처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국내에서 반품된 중고 제품을 신제품으로 둔갑시켜 재판매했다는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최근 롯데온 등 온라인 명품 판매 플랫폼에서 위조품을 판매한 사례가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본사에서조차 허술한 제품 관리로 소비자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루이비통, 제보자 제공
루이비통, 제보자 제공

 

지난 6월 결혼식을 올린 유태희(가명) 씨는 서울 중구의 한 백화점 명품관 루이비통 매장에서 양가 어머니들께 선물할 명품 가방을 구매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장모님께 선물한 344만원짜리 가방 안에서 교회 출입증이 나온 것입니다.

유씨는 “어머니와 장모님, 아내의 가방 3개를 906만원을 주고 샀는데, 장모님께 선물한 가방에서 교회 출입증을 발견했다”라며 “찾아보니 일산에 위치한 교회 출입증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그는 가족 중 누구도 해당 교회에 다니지 않는다는 걸 확인하고, 가방을 산 루이비통 매장을 찾아갔습니다. 가방 상태를 확인한 매장 직원은 “반품된 제품을 재판매했다”고 실수를 인정하면서 유씨에게 교환이나 환불을 해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검수를 제대로 하지 못한 판매사원 개인의 잘못이니, 브랜드 차원의 보상이나 사과는 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집안 어른들에게 드리는 선물인 만큼 확실한 정품을 파는 백화점 명품관에서 가방을 산 유씨는 어물쩍 넘어가려는 직원의 태도에 불쾌함을 느꼈입니다. 유씨의 아내가 백화점 고객센터에도 문의했지만 “해줄 것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지인들도 “명품은 원래 그렇다. 판매 직원과 잘 말해 푸는 게 최선”이라고 조언했습니다. 결국 그는 지방에 계시는 어머니의 가방을 제외한 2개를 환불 받았습니다.

 

시크먼트
시크먼트

 

루이비통의 이 같은 재판매 의혹은 이전에도 발생해 큰 논란이 된 적 있습니다. 12월 4일 네이버 최대 명품 커뮤니티 시크먼트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경기도 한 백화점의 루이비통 매장을 남편과 함께 찾았습니다. 남편으로부터 317만원짜리 '삭플라 PM' 가방을 선물을 받은 것입니다.


집에 와서 박스를 개봉한 A씨는 깜짝 놀랐습니다. 가방의 내부 주머니엔 크리넥스 성인용 마스크 1매와 베이비 마스크 1매,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제공하는 수첩이 들어있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가방을 사용한 뒤 소지품을 넣고 반품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이에 A씨는 곧바로 물건을 판매한 루이비통 직원의 명함에 적힌 번호로 문자를 보내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가방 내부를 찍은 사진과 함께 "내부 포켓 안에 이런게 들어있고, 심지어 외출 한 번 하고 반품 한듯한 가방을 제가 구매했다"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또 "판매자분들은 가방 내부 확인도 안하고 패킹을해서 저에게 줬고, 지금 열어보고 너무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 나온다"며 "본사에 클레임 진행하고 환불처리하겠습니다. 환불 갈 때 대기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루이비통 (삭플라 PM)
루이비통 (삭플라 PM)

 

하지만 해당 직원으로부터는 아무런 답변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이에 A씨 남편은 백화점 측에 전화를 걸어 판매 직원과 통화를 청하자,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판매 직원은 자기가 반품받은 물건을 자신이 쉬는 날 또 다른 직원이 판매해 죄송하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매장 방문이 껄끄러울 수 있으니 퀵 서비를 통해 반품을 진행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루이비통은 그날 저녁 늦게 "시간 나실 때 매장에 방문하면 소정의 상품과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리고 싶다"고 연락했습니다. 진심어린 사과 대신 소정의 상품을 얘기한 데 화가 난 A씨는 루이비통 고객센터 CS 매니저와의 통화를 요청했습니다. A씨는 매니저에게 "저 같은 피해자가 더 생기지 않게 루이비통 공식홈페이지에 사과문, 직원들이 사용하는 네트워크 공지를 올리고 확인시켜주면 좋겠다고 얘기했지만, 이 부분은 어렵다고 전달받았다"며 "소규모 업체도 리퍼나 반품 제품들은 고객에게 미리 안내하고 판매하는데, 세계적인 명품회사 루이비통에서 이런 기본적인 서비스도 제공하지 못하면서 무슨 명품이라고 콧대를 높이고 있는 지 의문스럽다"고 강조했습니다.

중앙일보
중앙일보

 

루이비통코리아는 지난해 다섯 차례 가격을 올렸습니다. 올해 2월에도 주요 핸드백 제품의 가격을 8~26%가량 인상했습니다. 작년 매출은 전년보다 40% 늘어난 1조4681억원, 영업이익은 177% 증가한 301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명품 브랜드가 반품되거나 교환된 제품을 새것처럼 파는 건 고객과의 기본적인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며 “리퍼브(refurbished·반품·전시 제품을 손질한 상품)로 돌리거나 폐기 처리하는 게 맞다”고 말했습니다.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 반품·교환된 제품을 처리하는 지침을 명확히 마련하고 엄격히 지킬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저작권자 © 살구뉴스 - 세상을 변화시키는 감동적인 목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이 좋아할 만한 뉴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