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나 암컷만 일찍 깨어나고 수컷은 옛날 패턴 유지
암컷과 수컷 짝짓기 기회 줄어 자손 형성 방해될 수 있어
포식자에 노출 많아 생태계 균형 깨질 수도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상승으로 1년에 무려 6개월을 겨울잠으로 보내는 북극땅다람쥐의 동면 패턴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암컷의 겨울잠 기간이 훨씬 줄어들었다. 그러나 수컷은 옛날 패턴을 따르고 있다. [사진=어스닷컴]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상승으로 1년에 무려 6개월을 겨울잠으로 보내는 북극땅다람쥐의 동면 패턴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암컷의 겨울잠 기간이 훨씬 줄어들었다. 그러나 수컷은 옛날 패턴을 따르고 있다. [사진=어스닷컴]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다람쥐 포유류 혈통 중에서도 독특한 북극땅다람쥐는 그동안 놀라운 생존 능력으로 과학자들의 호기심을 사로잡아왔다.

육식과 채식을 가리지 않는 이 다람쥐들은 체온이 영하로 떨어져도 얼어 죽지 않는다. 이러한 능력으로 인해 이 동물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살기 힘든 겨울 기후에서도 생존할 수 있었다.

콜로라도 주립대학 과학자들이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최근호에 발표한 연구에서 그들은 25년에 걸친 심층적인 분석을 통해 이 동물이 변화하는 온도에 어떻게 적응해 왔는지를 상세히 밝혔다.

암컷은 일찍 깨어나지만 수컷은 옛 패턴 따라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으로 그들의 동면 기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성별에 따라 기간이 다르다. 암컷은 놀랍게도 수컷보다 약간 앞서 겨울잠에서 깨어난다.

그러나 이처럼 사소한 모닝콜의 변화는 지역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동면에서 일찍 깨어나는 동물들로 인한 생태계의 긍정적 부정적 영향은 아직 확실히 밝혀진 것은 없지만, 전체 먹이 사슬에 영향을 미치는 연쇄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이 연구를 이끈 콜로라도 주립대학 생물학과의 코리 윌리엄스(Cory Williams)는 지난 15년 동안 이 다람쥐들을 연구해 왔다. 그는 알래스카 페어뱅크스 대학에서 연구를 처음 시작했다.

윌리엄스 교수가 "우리의 연구가 독특한 것은 기후변화가 북극에 있는 포유류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줄 수 있는 만큼 충분히 많은 데이터를 데이터 세트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광범위한 연구가 기온의 변화와 이 다람쥐들의 생리적, 생태학적인 관계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의 수석 저자이자 미국 농무부(USDA) 산하 산림청의 로키 마운틴 연구소 소속 헬렌 추무라(Helen Chmura) 연구원은 "우리 데이터에 따르면 영구동토층 위의 토양층인 활성층(active layer)이 가을 후반에 얼지만 한겨울에 그렇게 춥지 않고, 봄에는 약간 일찍 녹는다”고 말했다.

연구를 이끈 콜로라도 주립대학 생물학과의 코리 윌리엄스 교수 

그녀는 토양이 어는 기간이 10일 감소했다며, 이러한 변화가 단지 25년 만에 일어났다고 강조했습니다. 말하자면 생태학적 조건의 급격한 변화이다.

북극땅다람쥐들은 원래 혹독한 알래스카의 겨울에서 살아남기 위해 일년 기간 중 절반 이상을 겨울잠을 자면서 보낸다.

겨울잠을 자는 동안, 그들은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신체 활동 기능을 최소한으로 늦춘다.

그러나 그들의 조직이 얼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저장된 지방을 태워야 한다. 매년 봄, 그들은 굶주린 채 땅속 깊은 굴에서 나와 짝짓기를 준비한다.

1년 이상 겨울잠, 여우와 독수리 같은 포식자에 영향 미쳐

연구팀은 자유롭게 활동하는 땅다람쥐 199마리의 체온을 측정하기 위해 다양한 생물학적 도구를 사용했다. 그리고 이 데이터를 북극 알래스카의 두 지역의 장기적인 대기 및 토양 온도 데이터와 함께 종합 분석했다.

흥미롭게도 연구팀은 암컷 다람쥐들만 겨울잠 일정을 조정하고 매년 더 일찍 나온다는 것을 발견했다. 수컷들은 예전 패턴을 고수하는 것처럼 보였다.

암컷의 이른 봄 출현 시기는 이른 봄의 해빙과 일치한다. 긍정적인 측면은 암컷이 겨울잠 동안 저장된 지방을 보존하고 봄에 더 일찍 먹이를 찾기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잠재적으로 더 건강한 자손과 생존율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만약 수컷이 암컷처럼 동면 패턴을 조절하지 못한다면, 짝짓기 기회가 줄어들어 종의 균형이 방해를 받을 수 있다.

땅다람쥐는 여우, 늑대, 독수리와 같은 포식자들의 중요한 먹이원이다. 지상에서 더 긴 시간을 보내면 더 많은 노출과 포식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겨울잠 패턴이 바뀐 후 다람쥐 개체 수 변동에 대한 결과는 아직 불확실하다. 땅다람쥐 수에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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