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유스 / 김수빈 기자] 지난 2024년 4월 19일, 기상청이 오후 11시 27분 54초에 일본 나가사키현 대마도 북북동쪽 95km 해역에서 규모 4.0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지진은 일본에서 규모 6.4의 지진이 발생한 지 이틀만에 일어난 지진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지진의 여파가 우리나라 경남권(부산, 울산 등)까지 확산했다는 것이다. 다행히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20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진 발생 후 약 10분 동안 지진 유감 신고 40여 건이 접수됐다.
당시 X(구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부산 지진’ 키워드가 한동안 올라와 있었고, 부산에 거주하는 X 이용자들 역시 집이 흔들렸다, 수면 중 진동으로 인해 깼다는 등,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지진의 진동을 경험했음을 알 수 있는 반응을 보였다.
일본의 지진이 우리나라 경남권까지 영향을 준 이유는 실제로 지진이 일본보다 우리나라와 더 가까운 위치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기상청이 최초 발표한 지진의 위치는 일본 대마도 북동쪽 96km 해역이었지만, 실제 부산과의 거리를 측정해보았을 때는 약 54km로 우리나라와 더 가까웠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지진의 여파가 우리나라까지 전해진 것이다.
그렇다면 기상청이 이번 지진을 ‘국외 지진’으로 분류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지진이 발생한 해역이 일본 영해이기 때문이다. 해안선 기준으로 지진 위치를 파악했을 때는 부산보다 대마도가 더 가까우므로 일본 지진으로 발표한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해명이 공공연하게 발표되지 않아 시민들의 혼란과 불만을 야기하고 있다. X(구 트위터) 기상청 공식 계정에 지진 속보 게시물이 올라오자 “기준점이 부산이어야 하는 거 아니냐, 이걸 왜 일본 기준으로 이야기하냐” “대마도 북쪽 95km면 부산이나 울산이 더 가깝다”와 같은 이용자들의 항의가 댓글에 빗발쳤다. 하지만 이런 항의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기상청에서는 별다른 공식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재난 문자의 내용 역시 사람들의 불만을 샀다. 재난 문자에는 지진의 위치와 규모만 적혀있을 뿐, 구체적인 대피 방법이나 대피소와 같은 재난 상황 대처법은 나와 있지 않았다. 재난 문자를 받았던 부산에 거주하고 있는 A 씨(42세)는 실제 진동을 느껴 대피하려 했지만, 재난 문자에 대피 방법과 대피소에 대한 정보가 제시되어 있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할 지 혼란스러웠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우리나라의 직접적인 지진 피해는 없었지만, 이번 지진 동안 시민들이 구체적이지 않은 지진 속보와 재난 문자로 인해 혼란을 겪었다. 게다가 재난 문자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은 지난 서울시 경계경보 오발령 사건 때도 여러 번 제기되었던 문제이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지 않도록 앞으로 기상청에서는 해외 지진 속보에도 우리나라와의 거리를 함께 표기하거나 재난 문자의 실질적인 활용이 가능하도록 대피소나 대피 방법과 같은 구체적인 항목을 추가하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