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유스 / 김민준 기자] 지난 29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최종전이 치러졌다. 2022-2023을 마무리하는 경기이기에 많은 인파들이 경기장에 발을 들였다. 특히 이번 시즌은 유럽 대항전 티켓을 놓고 여러 팀이 경쟁을 하면서 시즌 마지막까지 매우 흥미진진한 리그 양상을 보여줬다. 강등권 경쟁도 엄청났다. 속칭 EPL 근본 클럽으로 불리는 에버튼과 레스터 시티의 경쟁은 마지막까지 팬들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이번 시즌 많은 격변이 일어났는데, 바로 그 중심엔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있다. 뉴캐슬은 2년 전 사우디 자본에 매각되어 구단주에 빈 살만을 앉혔다. 맨시티도 오일 머니로 성공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뉴캐슬 팬들은 이를 반겼다. 과거 스티브 브루스 감독 시절 무전술로 엄청난 질타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구단은 감독 교체가 1순위였다. 결국 에디 하우 감독이 부임한 후 뉴캐슬은 엄청난 순위 상승을 보여줬다. 항상 빅6팀(맨시티, 맨유, 아스날, 리버풀, 토트넘, 첼시) 체제였던 EPL에서 당당히 4위에 이름을 올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를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됐다. 적절한 수비 보강과 패스 플레이를 통한 좋은 경기력은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고, 그 중심엔 전 토트넘 수비수 키어런 트리피어가 있다. 이번 시즌 주장을 맡으며 팀의 정신력을 한껏 끌어올렸고, 결국 챔스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맨시티와 아스날은 엄청난 우승 경쟁을 했는데, 초반 기세는 아스날이 우세했다. 미켈 아르테타 체제의 아스날은 좋은 모습을 보이며, 33라운드까지 맨시티를 압도하며 정말 우승에 한 발자국 가까워졌다. 하지만, 뒷심이 아스날의 발목을 붙잡았다. 스쿼드의 뎁스가 얇은 만큼, 시즌이 끝을 향해 달려가자 선수들의 체력도 끝이 난 것처럼 3연속 무승을 기록하고, 맨시티와 2경기에서 전패를 하며, 충격적으로 노팅엄 포레스트에게도 0-1로 패하며 맨시티에게 1위를 내주고 자멸했다. 결국 맨시티는 프리미어리그 3연패라는 대기록을 세웠고, 새로운 스타인 엘링 홀란드의 등장은 맨시티의 미래를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현재 아직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과 FA컵 결승이 남아있기 떄문에, 맨시티는 현재 트레블을 노리고 있다. 맨시티의 감독인 펩 과르디올라는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맨시티가 트레블을 달성한다면 그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펩은 고민도 하지 않고 '토트넘 원정에서 득점하는 것'이라는 농담 섞인 어조를 통해 선수단의 분위기를 풀어주려는 모습을 보였다.
토트넘의 몰락도 많은 충격을 줬다. 이번 시즌 안토니오 콘테 전 감독의 경질 이후 3번의 감독을 교체할 정도로 어수선한 분위기였던 토트넘은 결국 유럽대항전 진출 실패라는 오명을 남겼다. 에릭 다이어의 수비 불안으로 인해 많은 승점을 놓친 토트넘은 초반 공격진의 부진도 승점을 놓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초반 페리시치와 손흥민의 호흡은 말 그대로 최악이었다. 서로의 역할이 겹치며 두 선수의 장점을 모두 하락시키는 역할을 초래했다. 시즌 말미에 이 문제가 조금 해결이 돼서 손흥민은 7시즌 연속 공격포인트 20개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토트넘에서 가장 빛이 난 건 바로 해리 케인이다. 이번 시즌 리그 30골을 넣으며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줬지만, 팀 자체는 8위로 실패했고, 개인적으로도 엘링 홀란드의 36골 기록에 미치지 못해 득점왕도 놓친 매우 아쉬운 시즌이었다.
강등권 경쟁도 매우 치열했다. 동화의 주인공 레스터 시티와 EPL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강등을 당하지 않았던 에버튼이 최종전까지 강등 경쟁을 했기 때문이다. 레스터 시티는 브랜던 로저스 전 감독의 부진으로 팀이 몰락해가던 중 딘 스미스를 새로운 감독으로 선임해 부활을 꿈꿨다. 하지만, 약팀에게 승리를 못하고, 거의 모든 경기를 패할 정도로 안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에버튼 역시 마찬가지였다. 에버튼은 프랭크 램파드 전 감독을 경질하고, 과거 번리에서 끈적한 늪 축구를 선보였던 션 다이치 감독을 선임해 단단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승점을 따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거듭된 실점으로 에버튼 역시 강등을 당할 위기에 직면했다. 37라운드까지 레스터의 승점은 31, 에버튼의 승점은 33이었기 때문에, 최종전을 지켜봐야 했다. 결국 최종전 레스터 시티는 분전해서 웨스트 햄을 2-1로 잡아냈지만, 에버튼 역시 두쿠레의 원더골로 본머스를 1-0으로 제압해 잔류에 성공했다. 레스터 시티는 2015-16시즌 EPL 우승과 2020-21시즌 FA컵 우승을 하는 등 8년 간 엄청난 구단의 역사를 써냈다. 하지만, 동화는 끝났다. 이제 다시 2부로 내려가야만 한다.
다가올 2023-24시즌엔 레스터 시티, 리즈 유나이티드, 사우스햄튼은 2부로 떨어지고, 번리, 셰필드 유나이티드, 루튼 타운이 프리미어리그에 합류한다. 챔피언스리그는 맨체스터 시티, 아스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참가하고, 유로파리그는 리버풀, 브라이튼이 참가하고, 컨퍼런스 리그는 아스톤 빌라가 참가한다. 변수가 많았던 이번 시즌은 이렇게 마치게 됐다. 다음 시즌에 더욱 흥미진진한 EPL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