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유스 / 류호수 기자] 과거 토트넘을 지휘했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새 행선지는 토트넘의 라이벌 구단, 첼시로 결정됐다. 축구에서는 영원한 친구도 원수도 없다.
첼시는 지난 30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포체티노 감독과의 계약을 발표했다. 이에 포체티노는 프랭크 램파드 감독의 뒤를 이어 7월 1일부터 첼시를 지휘한다. 첼시는 포체티노 감독의 과거 경험, 리더십, 정신력, 전술 등을 고려해 구단 감독직의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2022-23 시즌 성적 부진과 감독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첼시는 포체티노와 함께 분위기 반전을 노릴 계획이다.
포체티노 감독은 에스파뇰, 사우스햄튼 등 다양한 구단의 감독직을 맡았지만 그중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던 구단은 토트넘 홋스퍼이다. 포체티노 감독은 과거 2014년 토트넘의 감독직을 수행하며 세계적인 지도자로 성장했다. 델리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손흥민, 해리 케인 중심의 DESK 라인을 앞세운 포체티노는 토트넘을 프리미어리그의 상위권 팀으로 자리 잡게 했으며, 2018-2019시즌에는 구단 최초로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하기도 했다. 이후 2019년, 성적 부진으로 결국 포체티노는 토트넘의 지휘봉을 내려놓게 되었지만, 5년간의 성과와 무리뉴, 누누, 콘테 등 후임 감독들의 부진으로 포체티노는 토트넘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역대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구단의 상징적인 인물인 포체티노의 ‘런던 라이벌’ 첼시 행은 토트넘 팬들에게 충격을 가져다줬다. 일부 팬들은 포체티노를 ‘변절자’라고 부르며 분노를 표출했으며, 한 팬은 SNS에 포체티노 감독의 자서전을 불태우는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한편, 포체티노에게 실망감과 분노를 느낀 팬들도 있는 반면에 구단의 경영진에 불만들 표출하는 팬들도 있었다. 첼시와 마찬가지로 토트넘 또한 2022-23시즌 성적 부진과 감독 문제를 겪고 있는 팀이기 때문인데, 토트넘은 지난 3월 안토니오 콘테 감독 경질 이후 이렇다 할 감독을 선임하지 못한 채 임시 감독 체제로 2022-2023시즌을 마무리했다. 토트넘 감독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었던 페예노르트의 아르네 슬롯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페예노르트에 남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서 셀틱의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토트넘의 제안을 거절하며 토트넘의 사령탑에는 아직 정식 감독이 부재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토트넘 팬들은 다시 한번 포체티노가 토트넘의 사령탑에서 팀의 부활을 이끌기를 원했지만, 오히려 라이벌 구단인 첼시로 이적하자 그 배신감과 실망감은 구단 경영진의 무능력함으로 향하게 됐다.
이제는 첼시의 감독으로 선임된 포체티노는 과거 토트넘 든든한 아군이었지만, 이제는 런던 더비의 적장이 되었다. 2023-2024시즌 펼쳐질 토트넘과 첼시의 런던 더비에서 포체티노는 자신의 애제자인 해리 케인과 손흥민과 같은 선수를 상대로 승부를 펼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