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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첩] 국민연금, KT 클라우드 투자 참여 옳은가

  • 기자명 이수현
  • 입력 2023.02.09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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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첩] 국민연금, KT 클라우드 투자 참여 옳은가

KT 구현모 대표, 연임 문제 둘러싸고 논란
국민연금, 공적 기관으로서 중립성 지켜

(사진=국민연금공단)
(사진=국민연금공단)

[한국클라우드신문=이수현 기자] 국민연금공단(이하 국민연금)이 KT 클라우드 투자 유치에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KT 그룹은 지난해 상반기 크레디트스위스를 자문사로 선정한 뒤 대규모 투자 유치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하반기 예비 입찰과 본입찰을 각각 진행했고 VIG얼터너티브크레딧,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 등이 경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KT 클라우드의 투자 유치전은 지난해 말 생겨난 구현모 KT 대표의 연임 문제로 일시에 중단됐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4분기 기준 KT 지분 10.6%를 보유한 주주다. 이른바 '주인 없는 기업'이라고 불리는 소유 분산 기업의 대표이사를 견제하기 위해 국민연금 같은 기관 투자자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다. 이 같은 기조는 윤석열 대통령이 금융 지주와 KT, 포스코 등의 지배 구조 개선을 언급한 것과 결이 맞다.

구 대표는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 주총에서 구 대표의 연임 안건에 대해 표 대결이 벌어진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에 대해서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KT 이사회가 구 대표의 연임을 결정하자 국민연금은 입장문을 내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CEO 선임을 할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한 국내 언론은 "국민연금이 2500억원을 투자해 프로젝트 펀드의 앵커 출자자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는 기사를 내놨다. 보도에 따르면 기금운용본부 내 대체 투자 부서만이 아니라, 국민연금 고위층에서도 이에 대한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는 연임 강행 의지를 보이며 투자 유치를 조만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언론에서는 KT 클라우드 투자 유치 재개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마치 구 대표의 연임이 이번 대규모 투자 유치 건과 결부돼 있다는 인상을 준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행사하면서 사실상 국민의 기업이나 마찬가지인 KT의 대표 인사권에 개입하는 것은 일견 타당한 면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한쪽으로는 투자 수익률만을 따져서 KT 클라우드에 투자를 한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을 연출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는 사실상 집권 세력의 의견이라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다. 대규모 자금을 움직이면서 국민의 노후 보장을 위해 힘써야 할 기관이 정치적 입장에 따라서 행동을 결정한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국민연금의 구 대표 연임 반대가 진정 독립 기관으로서 스튜어드십코드 행사라면 투자 참여를 철회하고, 주주권 행사에 집중하는 것이 옳아 보인다. 국민연금이 대통령의 말 한마디, 정권 실세가 밀실에서 벌이는 계획에 흔들린다면 일반 국민은 자신의 노후 보장 연금이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 법하다. 국민연금은 공적 기관으로서 독립성을 지켜야만 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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