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피플 365] 병원 의무기록 관리하는 보건의료정보관리사

(12) 이영애 분당서울대병원 의무기록팀장

이영애 의무기록팀장이 병원 통로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의무기록은 환자의 질병에 관계되는 정보와 병원이 진단과 치료를 위해 시행한 모든 내용을 기록한 법적 문서를 말한다. 보건의료정보의 핵심 데이터인 의무기록은 그 정확성 유지 및 안전한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2018년 12월 20일 관련 법령이 개정되어 기존 ‘의무기록사’에서 ‘보건의료정보관리사’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보건의료데이터의 분석 및 관리, 활용과 시스템 개발 및 연구 등 여러 분야에서 전문성 향상 및 고유 업무 영역이 확장되었다.

이영애 분당서울대병원 의무기록팀장(54)은 코메디닷컴과의 최근 인터뷰에서 “의무기록은 의료사고 및 소송에 대처할 수 있는 중요한 법적 근거가 되므로 보건의료정보관리사 국가고시 면허증이 있어야만 이 일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면서 “2003년 개원 때부터 20년 넘게 병원의 성장과 더불어 팀의 성장을 오롯이 직관하면서 같이 나아가고 함께 성장할 수 있게 되어 기쁜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의무기록팀은 진료지원 부서로 ‘정보화실’ 소속이며, 병원에서 발생하는 모든 보건의료정보를 관리한다. 이 팀장은 “기록을 단순히 보관하고 관리하는 것을 넘어 진료정보데이터의 전반적인 질 관리와 정보체계 구축 업무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 홍보이사를 역임했고 현재 교육이사·국가시험 시험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국립병원 정보시스템의 의료용어 및 서식 표준화 연구(2021), 의료데이터 분석 및 표준화·의료빅데이터 활용 기반 구축(2021~2024)에 참여했다.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2회(2016, 2022) 수상했다.

―보건의료정보관리사의 대표적인 업무가 궁금합니다.

“크게 업무를 3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정보관리·표준관리·보호관리 업무 및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양질의 의무기록 및 의료정보 생성관리, 안전한 보건의료정보 이용·보존관리, 가치있고 신뢰할 수 있는 보건의료 활용관리가 핵심 업무입니다.”

이 팀장에 따르면 보건의료정보관리사는 첫째, 정보관리 영역으로, 보건의료정보관리자로서 양질의 보건의료정보가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생성, 저장, 활용되도록 관리함으로써 국가와 기관의 보건의료데이터 구현 지원을 담당한다.

둘째, 표준관리 영역으로, 보건의료정보 표준 전문가로서 보건의료정보의 콘텐츠와 기술의 국제 표준을 준수하고, 나아가 이를 더 개발하여 국제 표준을 준수하고 발전시킴으로써 국가 보건의료정보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정보교류 및 효율적 활용을 가능하게 한다.

셋째, 보건의료 정보보호 관리자로서 안전한 정보보호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의무기록뿐만 아니라 보건의료정보데이터 전체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범위의 의무기록정보 관리에 그 역할과 책임의 무게가 더 커지고 있다. 또한 기존 종이 의무기록에서도 진행해 오던 의료정보의 완전성 관리 업무는 지속하면서, 전자의무기록(EMR) 시대에 전자서식 생성관리 업무 등이 확대되고 있다.

―말씀을 듣고 보니 의무기록의 용도 및 중요성이 큰 거 같습니다.

“의무기록은 질병의 진단 및 치료뿐 아니라 예방과 연구, 그리고 보건의료정책 수립을 위한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됩니다. 첫째, 환자에게 일관성 있는 치료를 제공하는 근거자료로 쓰입니다. 둘째, 치료자들 사이의 의사전달 도구로 사용됩니다. 셋째, 의학연구 및 교육에 필요한 중요한 임상자료가 됩니다. 넷째, 법적 문제 발생 시 병원, 환자, 의사를 보호하는 증거 자료가 됩니다. 다섯째, 환자에게 제공된 의료의 질을 검토하는 평가도구로 활용됩니다. 여섯째, 보건의료 통계의 기초자료로 사용됩니다. 일곱째, 진료비 산정의 근거가 됩니다.”

―보건의료정보관리사의 주요 활동을 설명해 주세요.

이영애 의무기록팀장이 컴퓨터 모니터를 보면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의무기록을 관리하는 보건의료정보관리사의 주요 활동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의무기록 충실도 관리 업무, 의무기록 내용의 정보화 및 정보의 질 관리 업무, 표준기반의 정확한 질병사인·의료행위·종양 및 POA 분류, 보험청구·심사 및 평가 기반의 정보관리, 가치 있는 보건의료정보의 분석과 활용 지원, 통계 작성 및 의사결정 지원 업무, 국가보건통계 및 조사자료의 등록 및 작성 업무, 개인 건강정보의 보호 및 이용·보존관리 등입니다.”

―의무기록팀에서 겪는 어려움이 있다면….

“병원에서는 매일 같이 다양한 환자의 민감 정보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이 같은 정보에서 유의미한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보를 다듬고 관리하는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실무자 입장에서는 정확한 근거를 기반으로 질병 코딩 등의 업무분석을 하면서 기록으로만 판단하기에는 어려움도 있어 의료진과의 소통도 필요한데, 워낙 바쁜 병원 환경 속에 쉽지 않은 부분도 있습니다. 업무를 하다 보면 다른 여러 직종과의 업무 협업 및 특히 요즘 같은 의료환경의 비상 상황에서 저희 의무기록팀의 역할에 어려움이 있지만, 여러 부서, 다른 직종과의 관계에서 실타래를 잘 풀어야지만 정확한 내비게이션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건의료정보관리사의 향후 변화 및 발전 전망은? 

분당서울대병원 의무기록팀원들과 이영애 팀장(왼쪽에서 여섯 번째).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보건의료정보관리사의 업무 및 앞으로 예상되는 영역은 매우 광범위합니다. 인구의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고 이제는 사후 병을 치료하기보다는 예방의학이 중요시되고 있는 시대입니다. 이에 보건의료정보관리사는 PHR(개인건강정보) 관리를 위해 본인이 몸담은 병원에서 어떤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는지, 더 나아가 국가의 보건정책을 위해 제안할 수 있는 보건의료 정보들이 어떤 것이 있는지 늘 고민하고 노력하는 부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인생의 좌우명은 뭔가요? 평소 건강 관리는.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중용 23장에 나오는 글을 늘 되새겨봅니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첫구절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었던 시절을 되새기면서요. 건강을 위해 산책과 명상을 많이 하려고 노력합니다. 취미는 여행, 뮤지컬·영화 감상입니다. 그리고 직장생활을 30년 이상 무난하게 가능토록 저를 지지해 주는 가족들과 지인들과의 수다가 저희 ‘힐링 포인트’입니다.”

―이름이 대장금의 주인공 이영애 탤런트와 같아요.

“그동안 배우 이영애 님 이름 덕을 많이 보긴 했습니다. 언젠가 남편이랑 여행을 가면서 우연히 라디오 프로에 청취자 연결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진행자가 ‘어디에 사시는 누구냐’고 물어서, ‘분당에 사는 이영애입니다’ 했더니, ‘설마 배우 이영애 씨인가요? 목소리가 너무 똑같으신데’ 하면서 더 친밀감 있는 대화가 오갔고, 덕분에 큰 상품도 탄 적이 있었습니다. 누군가를 처음 만날 때도 ‘이영애’라는 이름을 잊지 않고 기억해 주시기에 더 큰 혜택을 받았던 적이 많았어요. ‘대장금2’가 새로 방영된다고 하는데, ‘의녀 대장금’의 모습을 기대해 보면서 배우 이영애 님을 더 응원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박효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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