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랑 길
- 차 승 진 -
고택을 돌아 나와 서원으로 가는 길
2차선 국도를 따라 차를 달린다
먹어야 살아가는 생명들의
분주한 입, 역사는 수레바퀴처럼
모가 나지 않아 바라볼수록
흥미로운 게임이다
내일 당장 떠날 것 같은 부부 싸움도
하룻밤 사이 새로운 하루가 열리듯
자동차 안에서 수십 년 전,
푸른 청년이었던 老 교수님과
안방극장 전파를 담당했던
엔지니어 국장님의 흘러간
얘기들이 늘어진 카셑테잎처럼
한 순배, 또 한 순배,
삐고 득 삐고 득
세월의 강 언덕을 넘어가는
인생이라는 유랑 길
차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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