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명령

한남대학교 오정못의 절경이다, 우리 정치는 언제가 돼야 저같이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줄까?
한남대학교 오정못의 절경이다, 우리 정치는 언제가 돼야 저같이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줄까?

 

한국 축구가 마침내 16강 진출의 위업을 썼다. 일본이 강적 스페인을 꺾으면서 우리 축구의 대 포르투갈 전은 더욱 뜨거운 국민적 관심사로 부상한 지 오래였다.

어떤 분야에서든, 특히 ‘한일전’은 어쩌면 우리 모두의 어떤 운명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매서운 한파도 그러한 국민적 응원 열기를 식히지 못했다.

11월 3일 0시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대한민국 축구는 이러한 국민적 여망에 충분히 부응했다. 우리 축구가 다시금 16강에 진출하면서 다시금 하나 되는 대한민국 국민의 저력을 세계만방에 보여주었다.

이제 내친김에 8강 진출까지 쾌속으로 진격하길 전폭적으로 응원한다. 우리의 축구는 이처럼 국민적 여망을 등에 업고 순항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정치는 과연 어떠한가?

야당은 다수당이라는 프리미엄을 무기로 사사건건 정부와 여당의 발목을 잡고 있다. 어떤 법안을 통과할 적에는 자당 성향의 무소속까지 끌어들이는 꼼수를 반복하고 있다.

전 정권의 에너지 정책 방임은 결국 올겨울 서민들의 전기료와 난방비 폭등이라는 ‘폭탄의 청구서’로 돌아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물가는 천정부지로 뛰고 있으며, 노조의 잇따른 파업은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일용직 노동자들마저 좌절의 늪으로 밀어 넣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여야 의원들은 자기들의 지역구 예산만큼은 어떡해서든 크게 증액하고자 눈에 불을 켜고 있다. 그래야 그 치적을 무기로 삼아 재선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툭하면 싸우고, 또한 자신들이 집권했을 때는 오불관언했던 정책들을 정작 야당이 되자 단독 처리하는 등의 이중 행태에서 국민들은 정말 넌더리가 날 지경이다.

적반하장(賊反荷杖)도 이쯤 되면 가히 적반하정(賊反荷政)의 달인급(達人級)이라고 할 만하다. 정치(政治)가 안정되어야 민생도 안정된다는 건 상식이다. 정치는 크게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다.

아울러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이다. 따라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

그러므로 해불양파(海不揚波, '바다에 파도가 일지 않는다'라는 뜻으로, 태평성대를 비유하는 고사성어)의 기조를 견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정치가 안정되면 그게 바로 천하태평(天下泰平)이다.

반대로 정치가 오염되면, 특히 서민들 삶은 진구렁에 빠지고 숯불에 타는 괴로움을 이르는 것에 다름 아닌 도탄지고(塗炭之苦)로 돌변한다. 월드컵에서 싸울 한국 축구의 선수는 감독이 선발한다.

반면 국회의원과 같은 정치인은 지역민 등 국민이 뽑았다. 제발 그만 좀 싸우고 당면한 민생 해결에 집중하라. 국태민안(國泰民安)은 국민의 명령이다. 한국 축구의 선전(善戰)은 누구도 못 말린다. 그런데 우리의 정치는 왜 축구를 못 따라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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