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가상 토지 가격이 폭락하고 거래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메타버스의 미래와 투자자산으로서의 타당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사진 출처=프리픽)
▲메타버스 가상 토지 가격이 폭락하고 거래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메타버스의 미래와 투자자산으로서의 타당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사진 출처=프리픽)

[뉴스드림=설동훈 기자] 메타버스 가상 토지는 지난 몇 년 새 급성장하는 디지털 자산 시장의 기린아로 부상하며 거래량과 거래금액에서 현실 세계의 부동산 가치 상승을 능가하는 등 기염을 토했다.

실제로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에 따르면 2019년 이후 메타버스 가상 토지 가격은 무려 879% 상승해 39% 증가에 그친 현실 세계의 부동산 가치를 크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암호화폐 시장 하락세…주요 원인 작용 분석

하지만 최근 들어 상승세의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메타버스 가상 토지의 거래량이 감소하고 가격이 붕괴되는 등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메타버스의 미래와 투자자산으로서의 타당성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다.

해외 블록체인 전문 매체 크립토슬레이트(Cryptoslate)에 따르면 2021년 11월 대비 메타버스 가상 토지의 평균 가격은 80% 이상 하락하고 거래량은 최고치 대비 9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립토슬레이트가 밝힌 정보는 위메타(WeMeta)에서 제공된 자료를 인용한 것으로 샌드박스(Sandbox), 디센트럴랜드(Decentraland), 복셀(Voxels), NFT 월드(NFT Worlds), 솜니움 스페이스(Somnium Space), 슈퍼월드(Superworld) 플랫폼의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내용을 근거로 하고 있다.

불과 수개월 전까지만 해도 수많은 개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들이 앞다퉈 가상토지 구매에 뛰어들면서 고가의 가격대를 형성한 것은 물론 거래물량의 부족이라는 기현상까지 초래하며 불패신화를 써왔던 메타버스 가상 토지의 가격이 이렇듯 급전직하로 추락한 것은 암호화폐 시장의 전반적인 하락세에 기인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잘 알려진 대로 지난 6월 테라와 루나의 연쇄폭락이라는 악재를 만난 암호화폐 시장은 말 그대로 ‘크립토 윈터’ 상황을 맞고 있다. 당장 수면 위로 드러난 시장의 불확실성과 불안정성 등 신뢰도 회복이 좀처럼 쉽지 않은데다 전 세계적인 유가상승과 식량 및 에너지 부족 등 장기적으로 불황이 예상되는 등 거시경제의 전망은 암호화폐 시장을 더욱 깊은 나락 속으로 끌어내리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국제통화기금(IMF)조차 전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가 암호화폐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은 관련 업계에 엄청난 파급효과로 이어져 암호화폐 거래소와 채굴업체 등의 연속적인 하락과 파산을 초래하고 있으며 NFT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쳐 거래량과 거래금액의 폭락을 초래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시장이 동절기를 맞고 있는 현재의 시점에서 암호화폐 시장과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는 메타버스 가상 토지 거래량과 거래금액의 폭락은 갑작스런 돌출상황이 아니라 이미 예견된 결과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메타버스 가상 토지 가격의 하락세는 암호화폐 시장의 붕괴와 전 세계적 거시경제의 저성장 전망에 따라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사진 출처=프리픽)
▲메타버스 가상 토지 가격의 하락세는 암호화폐 시장의 붕괴와 전 세계적 거시경제의 저성장 전망에 따라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사진 출처=프리픽)

◆투자자 손실 발생…당분간 하락세 지속 예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타버스 가상 토지의 하락세가 개인 투자자 및 기관 투자자들에게 충격적인 사건임은 분명하다. 실제로 메타버스 가상 토지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차세대 거물로 선전됐으며 치솟는 관심은 부동산 시장에 그대로 반영돼 주요 지점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 러시를 촉발시켰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2월 한 투자자는 샌드박스 플랫폼에서 실행되는 스눕독(Snoop Dogg)의 옆집에 위치한 가상 플롯에 45만 달러를 지불했다.

이 같은 움직임의 추진 원동력에는 지난해 11월 페이스북(Facebook)이 메타(Meta)로 사명을 변경한 게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는 메타버스를 사람들을 연결하는 다음 개척자라고 밝힌 바 있다.

마크 저커버그는 특히 가상 세계를 사회가 작동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으로 상상했다. 여기에는 고용을 제공하는 메타버스 사업과 같은 혁신적인 개념을 포함한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불과 1년이 채 안된 시점에서 판이하게 다른 형국을 보이고 있다. 당장 크립토 윈터에 깊숙이 들어서면서 평균 가격과 이자가 급락한 탓에 상위권에 진입한 구매자들은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고 있다.

결국 이 같은 메타버스 가상 토지 가격의 폭락은 과연 가상 토지가 선의의 진실한 투자 가능 자산인지 여부에 대한 논쟁을 다시 촉발시키고 있다.

미국의 격주간 경제잡지 포춘(Fortune)이 언급한 것처럼 메타버스는 모든 장소에 즉각적인 순간 이동을 통합한다. 하지만 현실 세계와는 달리 최적의 위치에서 구매하는 데는 이점이 거의 없다.

더욱이 일각에서는 메타버스의 가상 토지는 현실 세계의 토지와 달리 무한할 수 있어 희소성이라는 측면에서 특별한 가치를 갖지 못한다는 주장도 있다. 메타버스 가상 토지의 투자 가치에 대한 논쟁이 다시 불붙는 이유다.

반면 메타버스 토지 협동조합 에어도트는 현재의 경기 침체는 거시경제 지형이 넓어진 데 기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에어도트가 “왜 현실 세계가 가상 세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는가?”라며 “그들은 인내심을 갖고 상황이 회복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힌 데서 현재 메타버스 가상 토지 폭락의 원인을 판단하는 에어도트의 시각을 그대로 엿볼 수 있다.

지난 2년 동안 구매자의 수요로 인해 매우 뜨겁게 달아올랐던 현실 세계의 부동산 가격은 물가 상승으로 인한 가계의 예산 압박과 중앙은행들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의 위협으로 호황의 시대에 막을 내렸다. 마찬가지로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 기조를 예측하는 거시경제의 전망은 메타버스 가상 토지의 구매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현실 세계가 가상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전제하에 메타버스 가상 토지의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조심스런 전망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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