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약바이오협회, 29일 '제약바이오와 ESG' 세미나 개최
"리스크 접근 차원 아닌 신사업 창출·경쟁력 강화 측면 봐야"

(사진 왼쪽부터) 소순종 동아ST 지속가능경영실장, 이준희 법무법인 지평 ESG센터 그룹장, 엄지용 카이스트 기술경영학부 교수, 박세연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 김형수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
(사진 왼쪽부터) 소순종 동아ST 지속가능경영실장, 이준희 법무법인 지평 ESG센터 그룹장, 엄지용 카이스트 기술경영학부 교수, 박세연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 김형수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

우리나라 제약바이오기업들의 ESG(지속가능경영, 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 현황을 살펴볼 때, 환경 요소인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인식·심각성 인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29일 '제약바이오와 ESG' 세미나를 개최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ESG경영 현황과 더불어 참고해야 할 국제 동향 및 전략들을 논하는 시간을 가졌다.

종합패널토론 좌장을 맡은 엄지용 카이스트 기술경영학부 교수(지속발전센터장)는 정부의 '탄소 배출량 ' 공약과 글로벌 '넷 제로(Net Zero)' 정책, 온실가스 감소 등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업계 동향 및 대응법에 대한 주제로 토론을 시작했다. 

박세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은 "넷 제로는 모든 산업이 직면한 첼린지"라며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아직 기후 변화 대응에 대한 인식과 심각성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내부적으로 심각하다 생각하고 있다 하더라도 정보 공개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인 것 같다"며 "리스크 관리만을 위해서 접근하는 차원이 아니라, 신사업 기회 창출과 경쟁력 강화의 측면에서 기업이 바라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넷 제로를 목표로 2035년까지 파리 협정을 따라가기 위해선 매년 21조씩 쏟아부어도 가능할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아직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거버넌스 체제가 정립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결국 경제산업구조가 다 같이 변화되면서 또 다른 기회나 선전효과를 이룰 수 있는 것인데,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은 ESG 관리·대응에 급급한 모습"이라고 표현하면서 "단순히 원료를 배합하는 데 환경을 고려할 필요가 뭐냐고 생각하시는 게 아니라 이번 기회에 ESG 관련 기회 및 동향을 살펴보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동아ST는 현재 온실가스 배출량 검증을 실시해 탄소배출량 등급인 Scope 3 관리까지 해봤다고 주장했다. 

소순종 동아ST 지속가능경영실장은 "우리회사는 아직 ESG를 시작한 지 얼마 안됐지만, 협력관리를 통해 온실가스를 개선하기 위해 매년 조금씩 개선해오고 있다"면서도 "넷 제로는 아직 우리에게 멀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넷 제로와 관련된 내용이 구체화되고, 대부분의 기업들이 실행하는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한다면, 우리도 동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SG경영은 단순히 특정 기업의 운영 여부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산업 전체 차원에서 봐야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준희 법무법인 지평 ESG센터 전략그룹 그룹장은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전체 시장규모와, 생산현장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등 탄소배출량이 어느 수준인지 봤을 때, 이 산업이 국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 지가 중요하다"며 "이를 고려해 상대적으로 기업들의 넷 제로에 대한 투자가 결정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제약바이오기업의 탄소중립 관련 투자와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하려면 기업 한 두 곳의 참여가 문제가 아니라, 산업 전반에 걸친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준희 그룹장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아직 제약바이오 산업의 비즈니스에 대한 에너지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비즈니스 우선순위가 낮은 상황이다. 

이준희 그룹장은 "제약협회에서 ESG경영과 관련된 아젠다를 추진해 환경에 관한 이니셔티브를 범주화하고, 산업 경쟁률을 키우는 것은 국내 제약바이오의 글로벌 경쟁력 규모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우리나라는 ESG경영에 있어서 환경보단 거버너스가 가중치가 높은 상황으로 보인다. 

김형수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은 "각각 산업별로 ESG경영에서 어떤 요소가 더 중요하고 가중치를 줘야 되는지 기관별로 정하고 있지만, E의 가중치는 그렇게 높지 않다"고 밝혔다.

또한, ESG에서 넷제로가 강조되고 있지만, E와 S를 만족한다 해도 G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면 대출 등 금융활동에 제제가 걸리지 않냐는 질문에 박세연 연구원은 "우리나라 특성상 지배구조가 취약한 측면이 있어, 금융기관별로 G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만약, E와 S를 잘해 상위 등급을 받는다 해도 통합 등급은 낮게 평가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 등급이 낮게 평가된다해도 기업은 대출 유·무 자체에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 연구원은 "자산운용사나 은행 등 금융기관마다 등급에 따른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 다르다"며 "B등급 이상이면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기관도 있고, A등급이면 우대 금리를 1% 정도 더 얹어서 주거나, 할인을 해주는 식으로 대우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토론에 참가한 모든 패널들은 현재 국내 ESG경영은 시작단계로 동일선상에 놓여 있어, 뒤늦게 시작하는 회사들도 얼마든지 선도 기업을 벤치마킹하거나 업계 ESG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따라잡을 수 있는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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