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힐스테이트펜타힐즈 ‘봉사단’
주차 지분따라 장소・주차비 결정
단속도 봉사단이 나서 갈등 해결

주차봉사단의 10여 차례 단속에도 단속스티커를 붙인 채 운행하고 있는 차량.
주차봉사단의 10여 차례 단속에도 단속스티커를 붙인 채 운행하고 있는 차량.

경북 경산시 힐스테이트펜타힐즈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회장 황인해)가 넘치는 주차 차량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쾌적한 단지로 가꾸고 있다.

이 아파트는 지상 주차가 없는 보행자 중심의 안전하고 쾌적한 단지로 설계됐다. 주차면은 886대로 여유가 있었지만 집집마다 2~3대를 소유한 입주민이 많아 입주 초기부터 주차 문제가 떠올랐다. 

그러자 입대의가 이 문제 해결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들은 유사 사례와 고질적인 민원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주차규정을 만들었다. 세대당 2대까지 등록하도록 해 입주 초기 1230여 대의 등록차량을 1050대 수준으로 낮출 수 있었다. 

이어 분양면적 대비 주차공간의 지분에 따라 주차스티커 색상을 달리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지하1층은 각 세대의 1번째 차량(붉은색)만 주차하게 하고, 2층은 2번째 차량(파란색) 및 1층에 주차하지 못한 차량만 주차해야 한다. 이중주차 및 임시주차면도 동일하게 운영된다. 

입대의는 만약 파란색 스티커 차량이 지하 1층에 주차하게 되면 장소를 불문하고 자체적으로 단속에 들어간다. 또 경차의 경차주차면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경차에 노란색 주차스티커를 발부하고 경차주차면만 이용하도록 했다. 

주차비는 세대당 1대 기본 주차에 대한 지분을 고려해 공유 지분이 큰 세대는 전용면적 106㎡는 3000원, 84㎡는 4000원, 72㎡는 5000원으로 정했다. 

주차단속은 입주민과 직원(관리사무소, 경비원) 간에 분쟁과 갈등으로 번지기 쉽다. 여러 아파트에서 직원들이 스트레스와 고통을 받기 일쑤였다. 이 아파트는 ‘갑’ 대 ‘갑’의 해결로 바꿨다. 주차규정 도입 초반에는 동대표들이 매일 돌아가면서 3시간씩 주차위반 차량에 대해 단속스티커를 붙였다. 

현재는 입주민들로 구성한 주차봉사단이 수시, 불시, 상시단속에 나서고 있다. 만약 단속에 불만인 민원인이 관리사무소로 찾아와도 직원들은 단속 주체가 아니기 때문에 책임질 일이 없다. 단속스티커 제거도 관리사무소에 스티커 제거제만 비치해 입주민이 자력으로 처리하게 하고 있다. 

봉사단은 직장인, 주부, 학생 등으로 구성됐으며 본인이 아파트에 있는 시간이면 언제든 단속할 수 있다. 단속 결과는 봉사단 단톡에 공유돼 관리사무소에서 정리하고 있다. 이중주차, 임시주차면 사용은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만 허용되며 나머지 시간에는 단속된다. 방문증이 없는 방문차량도 즉시 단속된다. 방문증은 1회에 3일까지만 허용되고 장기간 방문차량은 입대의의 허락을 받도록 했다.

황인해 회장은 “주차규정이 다소 복잡하고 지키기 어려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아파트 입주 초기에 이런 주차 문화를 만들어 놓지 않으면 추후에 고치기는 아주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차 질서는 아파트 공동체문화를 만들어 가는 첫걸음”이라면서 “주차규정 제정부터 단속까지 6개월이 걸렸는데 지금은 정착돼 입주민 만족도가 아주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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