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입대의 회장/ 광교산임광그대가아파트
김정호 입대의 회장/ 광교산임광그대가아파트

얼마 전 저녁 늦게 휴대전화로 문자를 받았다. “늦은 시간 불쑥 죄송합니다. 102동에 이사 온 ○○○인데요. 아파트 단체채팅방에 초대 부탁드립니다.” 나는 핸드폰 연락처에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단체채팅방에 들어가 그를 초대했다. “김정호님이 ○○○님을 초대했습니다.” 

그가 바로 응답하면서 단체채팅방에 또 이웃이 늘었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소통에 참여하는 입주민들이 반갑고 고마울 따름이다.

우리 아파트는 현재 아파트 입주민을 위한 SNS(사회관계망서비스)로, 인터넷 홈페이지와 단체채팅방을 운영하고 있다. 홈페이지는 관리사무소에서 제공하는 공적 채널이고, 단체채팅방은 독지가가 개설해 입주민들에게 열려 있는 사적 채널이다. 이들 홈페이지와 단톡방은 회원제로 운영되지만 입주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관리사무소는 새로 입주하는 주민들에게 회원으로 가입해 일상생활에 활용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는 ‘아파트아이(아파트 관리 앱) 이용약관’에 따라 아파트 소개, 관리사무소, 자치기구, 입주민공간, 생활지원서비스, 아파트관리비, 제규약 등의 메뉴로 구성된다. 입대의 안건이나 관리주체의 공지사항이 공식적인 주요 콘텐츠다. 입주민들은 회원 승인을 받은 후 공지사항에 댓글이나 자유게시판에 의견을 올릴 수 있고, 외부접속자는 제한적으로 세부 메뉴만 볼 수 있다.

단체채팅방은 운영자가 주도하지만 주민들도 자유롭게 참여해 정보를 나눌 수 있다. 단체채팅방은 우리 아파트와 관련된 행정사항과 최신 생활정보를 신속하게 주민들과 공유하는데 유용하다. 

필자는 수시로 관리사무소가 수행한 업무를 소개하는 글과 사진을 올린다. 특히 관리사무소장에게 직원들이 수고하는 모습을 적극적으로 알리도록 요청한다. 이렇게 단체채팅방을 통해 관리직원들이 공동시설을 보수하거나 주거환경 정비에 열심인 것을 알고 입주민들이 수고한다거나 고맙다는 댓글을 달아줄 때마다 소통의 보람을 느낀다.

이 단체채팅방이 지난달에 위력을 발휘했다. 주말에 갑자기 정전됐는데 주민 한 분이 이를 신속하게 채팅방에 알렸다. 관리사무소에도 주민들의 문의 전화가 쇄도했다. 원인을 파악해 보니 우리 아파트 문제가 아니라 지역적으로 정전이 발생한 것이었다. 

그래서 우선 당번근무자로 하여금 현재 상황과 함께 한전 측에서 점검 중이라는 사실을 내부방송으로 알려 입주민들이 안심하게 조치했다. 이어 비상발전기와 정전방지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토록 했다. 다행히 30여 분만에 정전이 복구돼 큰 피해 없이 소동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곧바로 이런 경과와 감사의 글을 단톡방에 남겼다.

정보화 시대에 SNS는 정말 고마운 소통 채널이지만 평소에 입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운용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필자는 연초에 아파트 게시판을 통해 아파트 홈페이지와 단톡방을 많이 활용해 줄 것을 입주민들에게 주문했다. 그 후 단체채팅방 회원이 조금씩 늘고 있다. 채팅방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에 익숙치 못한 어르신들을 위해 ‘스마트폰 활용법 배우기’ 교육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아파트 입주민 소통의 장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코로나19에 따른 정부의 집합금지 명령에 따라 주민휴게시설이나 집회소는 물론이고 피트니스센터 등 커뮤니티 시설이 모두 폐쇄됐다. 코로나 예방백신을 접종한 어르신들이 몇 분씩 경로당에 모이게 된 것은 올해 초부터다. 지난 5월부터는 마스크를 쓰고 운동할 수 있도록 피트니스센터도 개방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아파트 공동체 문화가 흐트러져 단절된 공간으로 돌아가지나 않을까 우려스럽다. “이웃과 인사 나누세요!” 승강기 안에 붙여진 스티커 표어처럼 서로 얼굴 보며 인사할 날은 언제 올 것인가. 머지않아 마스크를 벗게 될 때도 어색하지 않게 대화할 수 있도록 주민들이 SNS를 통해 이웃과 소통하는 습관을 이어가길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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