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뒤 7월이면 제9대 통영시의회가 출범한다. 이번 시의회에 대해서는 기대감과 우려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 같다.

정원 13명의 통영시의회에 7명이 초선이다 보니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신선한 바람을 시의회에 불어 넣어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또 천영기 통영시장과 같은 여당 소속 의원이 과반이 넘는 8석을 차지함으로써 안정적인 시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김숙중 편집국장
김숙중 편집국장

우려감도 같은 선상에서 나온다. 절반 넘는 시의원이 초선으로 의정 경험이 없다 보니 과연 집행부 견제를 충분히 할 수 있을까, 집행부 공무원들이 보여주는 것만 보고, 정작 들여다봐야 할 것은 못 보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감이 있다. 집행부와 시의회의 안정적인 관계가 절대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다. 흔히 말하는 ‘2중대’라는 비아냥 들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느 정도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신진 정치인들이 지역정치 무대에 등장했다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부분이다. 초선이라 경험이 일천하다는 것도 따지고 보면,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하지 않을지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일 수도 있다. 그런데, 파격이 필요한 이유가 뭔가? 늘 해오던 틀을 깨지 못하면, 영원히 그 틀 속에서 살아야 하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초선의원들의 활약을 기대하는 바가 크다.

기왕 기대하는 김에 하나 더 기대해 보고 싶다. 아마 시의원들은 앞으로 통영시의 다양한 행사에 참석하게 될 것이다. 통영시의회 행사는 물론 집행부 내부 및 외부행사, 각종 회의 외에 시의원 본인이 큰 관심을 가지는 행사에 스스로 참석할 수도 있겠다. 그럼 의전(儀典)에 맞춰 소개도 받고, 인사말도 하게 될 것이다. 한 마디로 ‘시의원 나리 대접’인 셈.

본 기자가 다양한 행사와 회의를 두루 취재하며 참석한 결과, 지금까지는 이랬다. 외부행사를 예로 들자. 우선 행사진행자가 내·외빈을 소개한다. 시장, 국회의원, 시의회 의장은 물론 시의원들도 일일이. 그럼 시의원은 또 일일이 일어나서 인사를 하게 된다. 다음으로 시장이 축사 또는 대회사를 하는데, 이 연설 내용에는 참석해 준 시의장과 시의원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으로 또 일일이 거명한다. 국회의원도 축사를 하며 마찬가지로 일일이 거명하고, 시의장도 축사하면서 또 ‘내 식구’라고 일일이 호명한다. 몇 번을 소개받는 지 모를 지경. 어떨 때는 소개했다는 사실을 잊은 채 또 다시 소개하는 경우까지 있다.

이쯤 되면 행사를 찾은 일반시민들은 짜증이 밀려온다. 행사에 초청돼 왔더니, 내·외빈 소개와 연설 듣는 데만 20분을 훌쩍 넘긴다. 선거운동 할 땐 그렇게나 시민들을, 주민들을, 주권자를 섬기겠다고 연신 고개 숙이며 간이라도 빼 줄 듯 인사하더니, 이젠 전세역전인가? 아니면 태세전환인가?

이것도 무감각하게, 무비판적으로, 해오던 관습대로의 격식이다. 서두에 말한 대로 초선들이 기대되는 것은 경험은 적어도, 파격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의전은 시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허례허식에 불과함을 인식했으면 한다. 특히 7명의 초선시의원들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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