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인근 지역에서 탱크 옆에 불을 피워 몸을 녹이고 있다. 최근 들어 바흐무트 지역에서는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간 교전이 격화해 하루에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인근 지역에서 탱크 옆에 불을 피워 몸을 녹이고 있다. 최근 들어 바흐무트 지역에서는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간 교전이 격화해 하루에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AFP=연합뉴스]

개전(2월 24일) 10개월째로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이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미 정보공유체 수장인 에브빌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3일(현지시간) 밝혔다. 

BBC 방송, 로이터 통신, 미국의 소리(VOA) 등 외신에 따르면 헤인스 국장은 이날 캘리포니아주에서 개최된 레이건국방포럼(RNDF)에서 이같이 내다봤다. 

그는 지난달 남부 헤르손에서 러시아군이 철수한 이후 교전이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면서, "벌써 이 전쟁의 속도가 늦춰지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으며, 앞으로 몇 달 동안 이런 조짐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에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장(DNI)[폴리티코. 위키미디어 제공]
에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장(DNI)[폴리티코. 위키미디어 제공]

헤인스 국장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국이 겨울이 지난 후 반격을 예상할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실제로는 러시아가 반격을 할 준비가 돼 있을런지에 대해서는 상당히 회의적"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측의 반격 준비 여부에 대해서는 러시아보다는 낙관적"이라고 덧붙였다. 

헤인스 국장은 현재 전투의 대부분이 우크라이나 동부의 바흐무트 지역과 도네츠크 지역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군 제24 기계화여단 소속 자주포가 러시아군을 향해 사격을 하고 있다[로이터 캡처]
우크라이나군 제24 기계화여단 소속 자주포가 러시아군을 향해 사격을 하고 있다[로이터 캡처]

이와 관련해 BBC는 러시아가 점령한 적이 있는 땅 중 절반 넘는 부분을 잃었다고 BBC는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크라이나가 전력망 등 겨울을 나는 데 필수적인 민간 인프라에 공격을 받았음에도 러시아의 침략에 저항하려는 의지가 꺾일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헤인스 국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민간 인프라를 공격한 것은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 역량에 영향을 주려는 목적도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리만에서 퇴각하다 목숨을 잃은 러시아군 병사들의 시체가 늘려 있다[WSJ 캡처]
리만에서 퇴각하다 목숨을 잃은 러시아군 병사들의 시체가 늘려 있다[WSJ 캡처]

러시아군은 탄약 부족, 사기 저하, 보급 문제, 수송 문제 등 많은 우려에 시달리고 있다고 헤인스 국장은 설명했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품은 정치적 동기는 변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다만 푸틴이 단기 차원의 군사적 목표를 일시적으로 축소할 의향은 있을 수 있다는 것이 헤인스 국장의 설명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타스=연합뉴스 자료 사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타스=연합뉴스 자료 사진]

헤인스 국장은 러시아가 군수품을 빨리 소모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러시아가 다른 나라에서 탄약 등을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탄약을 공급받는다는 얘기에 대해서는 그런 "일부 움직임을 보기는 했으나 현 단계에서는 많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헤인스 국장은 이란이 러시아에 드론을 공급했으며 러시아 측이 이란으로부터 다른 유형의 고정밀도 탄약을 구하고 있다면서 이는 "성능을 감안할 때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의 드니프로강 동안 지역의 민간인들에게 우크라이나 당국이 대피령을 내렸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새로운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달 헤르손에서 드니프로강 서안 지역을 탈환했으나 동안 지역은 아직 러시아군이 점령한 상태다.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드니프로의 아파트[로이터 캡처]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드니프로의 아파트[로이터 캡처]

NYT에 따르면 야로슬라우 야누셰비치 헤르손 주지사는 "이 지역에서 적대행위들이 격화할 가능성 때문에 대피가 필요하다"며 3일부터 5일까지 드니프로강을 건너는 데 대한 제한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다만 다리가 모두 파괴돼 동안 주민들이 서안으로 대피하려면 배를 이용해야만 하는데,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거나 하려고 할 주민이 몇 명이나 될지는 확실치 않다고 NYT는 설명했다.

한편 뉴스위크 등 외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보 출처의 신빙성이 높지 않아 서방 주류 언론은 건강이상설에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가장 최근 불거진 루머는 푸틴 대통령이 계단에서 넘어져 대변을 실금했다는 내용으로, 반(反) 푸틴 성향의 '제너럴SVR' 텔레그램 채널이 지난 1일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