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증시 영문 공시 24년 의무화 따른 부수 조치로
KCGS, KB금융 ESG 대상. 지역난방공사 최우수 선정

금융위원회가 영문화 등 외국인 기관투자가를 위한 정보공시 개선 방안을 내놓았다. 사진=연합뉴스
금융위원회가 영문화 등 외국인 기관투자가를 위한 정보공시 개선 방안을 내놓았다. 사진=연합뉴스

[ESG경제=김도산 기자]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이 기업 정보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부는 2024년부터 영문 공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의무 실시되는 ESG 정보공시 또한 영문화 정책이 자동 적용될 전망이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2 한국ESG기준원 우수기업 시상식'에 참석해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그는 "기업의 준비상황을 고려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겠다"며 "외국인들이 적시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정보 접근 환경을 대폭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영문 공시 의무화는 자산 규모가 큰 상장사부터 적용된다. 자산 1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2021년 기준 93개사)는 2024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234개사)는 2026년부터 하기로 했다. 대다수 상장 대기업들은 이미 외국인 투자자들을 위한 IR(기업설명)의 일환으로 기업 정보 상당 부분을 영문화하고 있어, 정부의 이번 계획을 실행하는데 큰 부담은 없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본다.

"ESG투자 통한 기관투자자 역할 강화 지원"

김 부위원장은 "우리 자본시장의 경우 외국인 주주 비중이 상당히 높은 데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때 제공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유가증권시장 외국인 투자자 주식 보유 비중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31%에 달한다. 아울러 "외국인등록제, 국내 상장사의 배당절차 등을 개선함으로써 관성적인 낡은 제도들을 국제 기준에 맞게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또한 한국ESG기준원과 함께 기관투자자들이 수탁자로서 책임을 다하면서  ESG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의결권 행사지침)의 내실화를 도모하는 한편, 의결권자문사를 통해 기관투자가의 주주권 행사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2025년부터 시행되는 ESG 공시의 단계적 의무화에 대비해 제도를 구체화하고 ESG 평가기관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이어갈 계획이다.

김 부위원장은 "한국 기업지배구조의 불투명한 면이 여전히 한국 증시 저평가의 요인의 하나로 지적된다"며 "ESG는 우리 경제가 선진 경제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고민해야 할 이슈"라고 말했다.

지배구조 최우수, 현대글로비스와 신한라이프생명

한편 한국ESG기준원(KCGS)은 이날 시상식에서 ESG 명예기업에 SC제일은행을 선정했다. 이는 최근 4년 안에 2회 이상 대상을 받은 기업에 주는 상이다.  SC제일은행은 2020년과 2021년 지배구조 우수기업 대상을 받았다.

한국ESG기준원의 2022년 ESG 우수기업 시상식이 2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한국ESG기준원의 2022년 ESG 우수기업 시상식이 2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ESG기준원은 SC제일은행에 대해 "역동적인 이사회 문화를 바탕으로 이사회가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을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ESG기준원은 ESG 부문 대상에 KB금융지주를, 최우수기업에는 한국지역난방공사를 선정했다. 우수상은 LG이노텍, 현대바이오랜드, LX세미콘, JB금융지주, 삼성카드가 공동 수상했다.

ESG기준원은 “KB금융지주가 전사적 차원의 ESG 경영전략 및 대응체계를 수립하고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금융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고 대상 선정 이유를 밝혔다.  아울러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수립하고 탄소배출량 등 ESG금융 관련 정보를 적극 공개한 점 ▲이사회 중심의 ESG 경영전략을 수립하여 전사적 차원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노력한 점 등에서 KB금융지주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KB금융 관계자는 “앞으로도 모범적인 ESG 경영 실천을 통해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배구조 부문 최우수기업에는 현대글로비스와 신한라이프생명 2개사가, 우수기업엔 SK가스, 롯데하이마트, 클래시스, 농협생명보험 등 5개사가 선정됐다. 

저작권자 © ESG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