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골수종 치료제 '탈베이(Talvey)' 2종.[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 다발골수종은 치료 후에도 재발을 반복하는 혈액암이다. 첫 치료를 마친 뒤 암이 다시 진행하거나 기존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는 다음 치료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병을 억제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이런 환자들에게 이중특이항체 기반 병용요법을 조기에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유럽에서 열릴 전망이다.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16일(현지시간) 존슨앤드존슨(J&J)의 다발골수종 치료제 '탈베이(Talvey, 성분명 탈쿠에타맙·talquetamab)'와 '다잘렉스(Darzalex, 성분명 다라투무맙·daratumumab)' 병용요법의 적응증 확대 승인을 권고했다. 여기에 면역조절제인 '포말리도마이드(pomalidomide)'를 추가하는 3제 병용요법도 권고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권고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최종 승인을 받으면 탈베이 병용요법은 기존 치료를 한 차례 이상 받은 재발성·불응성 다발골수종 성인 환자에게 사용된다. 첫 치료 후 재발한 환자도 대상에 포함돼 2차 치료부터 처방할 수 있게 된다.
탈베이는 2023년 8월 유럽에서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면역조절제, 프로테아좀 억제제, 항CD38 항체 등 세 종류의 치료제를 포함해 최소 세 차례 이상 치료받은 뒤에도 병이 진행한 환자에게 4차 치료부터 단독요법으로 사용하는 조건이다. 이번 권고는 기존 4차 이상 단독요법에서 2차 이상 병용요법으로 사용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이다. 회사는 이번 적응증 확대 신청 당시 기존 조건부 허가를 일반 시판허가로 전환해 줄 것도 함께 요청했다.
24개월 무진행생존율 최대 81.3%…기존 치료군 51.2%
CHMP의 이번 권고는 재발성·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 864명이 참여한 글로벌 3상 임상시험 '모뉴멘탈-3(MonumenTAL-3)'를 근거로 이뤄졌다. 연구진은 탈베이·다잘렉스·포말리도마이드 3제 병용군, 탈베이·다잘렉스 2제 병용군, 그리고 다잘렉스·포말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dexamethasone)으로 구성된 기존 치료군을 비교했다.
참가자들은 모두 이전에 '레날리도마이드(lenalidomide)'와 프로테아좀 억제제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었다. 연구진은 치료 후 암이 악화되지 않고 생존한 기간인 무진행생존기간(PFS)을 주요 평가변수로 삼았다. 추적관찰 기간의 중앙값은 24.6개월이었다.
그 결과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은 기존 치료군과 비교해 탈베이 3제 병용군에서 72%, 2제 병용군에서 67% 낮았다. 두 병용군 모두 무진행생존기간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
24개월 무진행생존율은 3제 병용군 81.3%, 2제 병용군 77.6%로 나타났다. 기존 치료군은 51.2%였다. 두 탈베이 병용군은 분석 시점까지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고, 기존 치료군의 중앙값은 24.4개월이었다.
암세포가 감소하는 치료반응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전체반응률은 3제 병용군 88.2%, 2제 병용군 88.5%, 기존 치료군 77.6%였다. 암의 징후가 검사상 사라진 완전반응 이상을 보인 환자는 각각 71.1%, 68.9%, 34.5%였다.
정밀검사에서도 암세포가 검출되지 않는 미세잔존질환(MRD) 음성 완전반응률은 3제 병용군 52.3%, 2제 병용군 46.3%로, 기존 치료군의 15.9%보다 높았다. 탈베이 병용요법이 기존 치료보다 더 많은 환자에서 깊은 치료반응을 이끌어냈다는 의미다.
전체생존율도 개선 추세…통계적 우월성은 추가 검증 필요
24개월 전체생존율은 3제 병용군 89.2%, 2제 병용군 87.9%, 기존 치료군 79.1%였다. 사망 위험은 기존 치료군과 비교해 3제 병용군에서 53%, 2제 병용군에서 49% 더 낮았다. 그럼에도 연구진은 "이번 중간분석에서는 전체생존율의 통계적 우월성을 확정하기 위한 사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연구진이 중간분석에서 전체생존율의 우월성을 인정하기 위해 일반적인 통계적 유의성 기준인 0.05보다 훨씬 엄격한 0.0001의 P값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실제 P값은 3제 병용군 0.0006, 2제 병용군 0.0015로 나타났다.
안전성 평가에서는 3~4등급 감염 발생률이 3제 병용군 37.7%, 2제 병용군 29.2%, 기존 치료군 42.2%로 나타났다. 3~4등급 전체 이상반응 발생률은 각각 94.9%, 74.8%, 91.5%였다.
이상반응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3제 병용군 10.5%, 2제 병용군 8.0%, 기존 치료군 6.7%였다. 이는 두 탈베이 병용군 모두 기존 치료군보다 치료 중단율이 높은 것으로, 특히 3제 병용군에서 차이가 더 컸다.
존슨앤드존슨의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 혈액학 치료부문 책임자인 에스터 인트 흐룬(Ester in 't Groen)은 "모뉴멘탈-3 연구에서 탈베이와 다라투무맙 병용요법은 무진행생존기간과 치료반응률, 반응의 깊이에서 개선 효과를 보였으며, 전체생존율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탈베이는 다발골수종 세포 표면의 G단백질 결합 수용체 계열 C군 5번 구성원(GPRC5D)과 면역세포인 T세포의 CD3를 동시에 표적으로 삼는 이중특이항체다. 다잘렉스는 다발골수종 세포에 발현되는 CD38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 치료제다. 두 약물은 서로 다른 표적을 통해 암세포에 대한 면역반응을 유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