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본사 [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유한양행이 한국다이이찌산쿄 '릭시아나(성분명 에독사반토실산염수화물)'의 특허 만료를 앞두고 주성분의 염을 달리한 제네릭을 추가로 확보하며 약가 방어 승부수를 띄웠다. 오는 8월 시행되는 '다품목 등재관리' 제도의 칼날을 피하기 위한 투트랙 전략으로 풀이된다.
유한양행은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릭시에반정(성분명 에독사반토실산염수화물)' 15mg, 30mg, 60mg 등 3개 용량 품목에 대한 허가를 취득했다.
이 회사는 앞서 2022년 12월과 2023년 4월에 걸쳐 에독사반베실산염수화물 성분의 '유한에독사반정' 3개 용량의 품목허가를 이미 받아놓은 상태다. 유한양행은 이번 릭시에반정 허가로 릭시아나 제네릭 2종을 동시에 보유하게 됐다. 현재까지 릭시아나 제네릭 품목허가를 획득한 제약사 가운데 주성분의 염이 다른 복수 제품을 허가받은 곳은 유한양행이 유일하다.
이처럼 유한양행이 비용과 시간을 이중으로 들여 동일 성분의 제네릭을 두 가지 염으로 개발한 배경에는 오는 8월 1일 시행되는 보건복지부의 약가제도 개편안에 따른 제네릭 약가 인하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개편안에 새롭게 도입된 '다품목 등재관리' 제도는 제네릭 과열 경쟁을 막기 위해 동일제제 등재 품목 수가 14개 이상이 될 경우 계단식 약가 인하를 가하는 것이 핵심이다. 동일제제 등재 품목 수가 20개 이상일 때 계단식 약가 인하를 단행하던 기존의 제도보다 기준이 더욱 엄격해졌다.
개편안에 따르면, 14번째로 등재된 제네릭은 우선 1년간 오리지널 대비 45%의 약가를 받고, 1년이 지나면 그 45% 약가의 85% 수준으로 자동 조정된다. 이보다 더 늦게 등재되는 제네릭은 동일제제 최저가의 85%를 적용받게 된다.
연 처방액 1200억 원 규모의 대형 블록버스터인 릭시아나는 오는 11월 물질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어 다수 제네릭의 동시 출격이 예고된 품목이다.
그중 에독사반토실산염 성분 제네릭은 오리지널과 염이 같은 만큼 빠른 시장 안착을 기대할 수 있지만, 경쟁도 치열해서 주력 함량인 60mg의 경우 이미 14개 품목이 허가를 획득한 상태다. 여기에 오리지널을 합치면 그 수가 15개 품목으로 다품목 등재관리 대상에 포함되는 것이 확정적이다.
이와 달리, 유한양행이 선제적으로 허가받은 유한에독사반정이 속한 '베실산염' 그룹은 상황이 다르다.
현행 약가 산정 기준상 주성분이 같더라도 결합된 염이 다르면 별개의 '동일제제' 군으로 분리돼 독자적인 약가 산정을 적용받는데, 에독사반베실산염 제네릭은 유한양행을 포함해 한미약품, 일동제약, 제뉴원사이언스 등 4개 제약사만 진입해 있어 함량별로 14개 계단식 약가 인하 기준선에 한참 못 미친다.
따라서 베실산염 제제인 유한에독사반정은 다품목 등재관리에 따른 1년 후 약가 15% 삭감 칼날을 피해 기본 산정률인 45%의 상한금액을 방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오리지널 제품과 염이 다른 만큼, 토실산염 제네릭과 비교해 의료진의 선택 우위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규제 환경 속에서 유한양행의 투트랙 전략은 에독사반토실산염 성분의 릭시에반정을 통한 초기 점유율 확보와 에독사반베실산염 성분의 유한에독사반정을 이용한 중장기 약가 방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한 구상으로 해석된다.
릭시아나는 지난해 기준 국내 처방액이 1200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품목이지만, 우선판매품목허가를 획득한 제약사가 없어 특허 만료와 동시에 수십 개의 제네릭이 출혈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릭시아나 제네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유한양행의 입체적인 복수 제네릭 마케팅 전략이 어떠한 성과를 거둘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