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JW중외제약의 대표적인 제2형 당뇨병 복합제 '가드메트정(성분명: 아나글립틴+메트포르민)'이 그동안 처방 금기 영역이었던 중등도 신기능 장애 환자에게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 결과가 가드메트의 처방 범위를 넓힐 수 있는 과학적 발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4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일본 국립국제의료연구센터(NCGM) 카지오 히로시(Hiroshi Kajio) 박사가 주도하고 현지 12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공동 연구진은 아나글립틴과 메트포르민의 고정용량 복합제가 추정 사구체 여과율(eGFR)이 30mL/min/1.73m² 이상 60mL/min/1.73m² 미만인 중등도(CKD Stage 3) 신기능 장애 환자에서 우수한 안전성과 혈당 강하 유효성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eGFR이 30 이상 60 미만인 중등도 만성 신장 질환(CKD Stage 3) 동반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아나글립틴과 메트포르민 복합제 투여 시 혈청 젖산 수치 및 메트포르민 혈중 농도의 안전성을 추적 관찰하기 위해 기획됐다.
아나글립틴은 일본의 산와화학연구소가 개발한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성분이다. 아나글립틴 단일제는 '스이니정', 아나글립틴과 메트포르민 복합제는 '메토아나'라는 제품명으로 현지에서 판매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JW중외제약이 후보물질 단계에서 아나글립틴 판권을 확보하고 지난 2015년 품목허가를 획득해 '가드렛정'이라는 제품명으로 출시했다. 이듬해인 2016년에는 아나글립틴과 메트포르민 복합제인 '가드메트정'도 허가받아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다만, '가드메트'의 경우, eGFR 45mL/min/1.73m² 미만의 중등도 및 중증 신장애 환자에게 투여가 금지돼 있어 처방 확대의 한계로 지목돼 왔다. eGFR 수치가 30mL/min/1.73m² 미만인 환자에게 스이니정의 처방을 금지하고 있는 일본과 비교하면, 국내의 기준이 더욱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중등도 및 중증 신장애 환자에게 아나글립틴과 메트포르민 복합제 처방이 제한되는 이유는 메트포르민 성분이 간 대사를 거치지 않고 신장을 통해 미변화체 상태로 100% 배설되기 때문이다. 신기능에 문제가 있는 신장애 환자의 경우 메트포르민이 배설되지 않고 체내 축적되면 치사율이 50%에 달하는 젖산 산증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
16주간 젖산 산증 발생 '0' … 비열등성 한계 완벽 충족
일본의 공동 연구진은 이러한 임상적 우려를 해소하고자 환자군을 eGFR 수치에 따라 45 이상 60 미만인 G3a 그룹과 30 이상 45 미만인 G3b 그룹으로 나누어 정밀한 용량 적정 프로토콜을 적용했다.
G3a 그룹에는 첫 4주 동안 저용량(아나글립틴 100mg/메트포르민 250mg) 복합제를 1일 2회 투여한 후 고용량(아나글립틴 100mg/메트포르민 500mg)으로 증량했으며, 현행 국내 허가상 금기 영역인 G3b 그룹은 저용량 복합제 요법을 16주간 지속 복용하게 했다.
그 결과, 임상의 주요 1차 평가 변수였던 베이스라인 대비 16주 차의 평균 혈청 젖산 수치 변화량은 -0.09mmol/L로, 사전 설정된 안전성 비열등성 한계치인 0.7mmol/L를 한참 밑돌았다.
16주의 관찰 기간 전체 피험자 중 일시적인 혈청 젖산 상승 사례는 극소수에 불과했으며, 전신 산염기 불균형이나 젖산 산증 임상 증후군으로 이행된 환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약동학 분석에서도 피험자 전원이 메트포르민의 독성 위험 한계 혈장 농도로 여겨지는 2.5µg/mL를 초과하지 않고 철저히 통제되는 양상을 보였다.
용량 적정 원칙에 따라 메트포르민 하루 총 용량을 적절히 조절할 경우 신장 내 약물 배설 지연에 따른 체내 축적이 유발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생체 내 데이터로 입증된 것이다.
강력한 혈당 강하와 LDL-C 교정 … 유효성도 '합격점'
아나글립틴과 메트포르민 조합 고정 용량 복합제는 이번 연구를 통해 혈당 강하 및 지질 프로파일 개선에서도 뛰어난 기전적 시너지를 재입증했다.
기존 아나글립틴 단일제에서 아나글립틴과 메트포르민 복합제로 전환 투여한 지 단 4주 만에 당화혈색소(HbA1c)와 혈장 포도당 수치 모두 기저 시점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추가 감소(p<0.001) 효과가 나타났다.
대사 증후군 및 심혈관 질환 위험 인자인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C) 수치도 복합제 복용 8주 차부터 뚜렷한 강하 효과(p<0.01)가 관찰됐으며, 임상 기간 중 사구체 여과율(eGFR), 크레아티닌 수치는 물론 신장 손상 바이오마커인 뇨중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ACR)과 L-FABP 수치 역시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환자들의 내약성도 우수했다. 복합제 복용 시 보고된 이상반응은 오심, 복부 팽만, 복부 불편감 등 메트포르민 성분 고유의 경증 위장관계 불편감에 국한됐다. 임상적으로 위협적인 전신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처방 금기' 족쇄 풀 학술 무기 장착 … '가드메트' 영토 확장 청신호
JW중외제약에 있어 이번 연구 결과는 가드메트정의 영토 확장을 도모할 학술 무기가 될 전망이다.
대한신장학회의 진료 지침에 따르면, 메트포르민은 eGFR 수치가 30mL/min/1.73m² 미만일 때 사용이 금지되고, 45mL/min/1.73m² 이상일 때 사용이 가능하다. 문제는 환자의 eGFR 수치가 30~44mL/min/1.73m²일 때인데, 학회는 최초 치료 시에만 메트포르민을 처방하지 않도록 할 뿐, 사용 자체를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 특히 이들 환자가 이미 메트포르민을 사용 중일 경우에는 투약 용량을 1000mg 이하로 설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는 당뇨병 환자가 이미 다른 약물로 최초 치료를 받은 뒤에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메트포르민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본의 경우도 환자의 eGFR 수치가 30mL/min/1.73m² 이상, 60mL/min/1.73m² 이하일 때는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투여 적절성 및 용량 조절을 전제로 아나글립틴 및 메트포르민 복합제를 사용할 수 있다. 특히, eGFR 수치가 30~44mL/min/1.73m²일 때도 치료상의 유익성이 위험성을 상회한다고 판단되면 투약이 가능하다.
그러나, 가드메트정의 국내 허가사항을 살펴보면, eGFR 수치가 30mL/min/1.73m² 미만인 환자뿐 아니라 30~44mL/min/1.73m²인 환자에 대해서도 사용을 일괄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옆 나라인 일본의 허가사항뿐 아니라 국내 신장학회 진료지침과도 다소 차이를 보이는 대목이다.
이번 일본의 대규모 임상 연구 결과는 이 같은 국내 규제 당국의 보수적인 허가 기준에 유의미한 학술적 화두를 던지고 있다. 현장 진료 지침과 허가 사항 간의 괴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철저한 용량 조절을 통해 젖산 산증의 위험을 통제할 수 있다는 실증적 데이터가 확보됐기 때문이다.
JW중외제약이 이러한 과학적 근거를 지렛대 삼아 굳게 닫혀있는 중등도 신장애 환자 처방 시장의 빗장을 풀어낼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