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대웅제약의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염산염)'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 시장의 강력한 게임체인저로 급부상하고 있다. 항생제 내성으로 인해 기존 프로톤펌프 억제제(PPI) 기반 제균 요법의 실패율이 치솟는 가운데, 펙수클루를 활용한 새로운 병용요법이 탁월한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하며 시장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했다.
10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 이대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서울대병원, 건국대병원, 상계백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을지병원 등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비스무트를 병용한 펙수클루 기반 변형 고용량 3제(m-HDDT) 요법이 PPI 기반 표준 3제(STT) 요법에 비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박멸 효과가 떨어지지 않았으며, 안전성 측면에서도 유사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대웅제약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는 이들 8개 병원에서 전향적, 다기관, 무작위 배정, 공개 라벨, 비열등성 임상시험 방식으로 진행했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헬리코박터 감염 유병률이 높은 국가이지만 핵심 항생제인 클래리트로마이신에 대한 내성률이 최대 30% 수준까지 치솟아 기존 PPI 기반 표준 3제 요법의 제균율이 크게 하락한 상태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클래리트로마이신을 배제하고 펙수클루에 비스무트와 아목시실린을 결합한 3제 병용요법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펙수클루 기반 비스무트 3제 병용요법의 제균율(FAS 기준)은 81.3%를 기록하며 기존 란소프라졸 기반 표준 3제 요법(79.0%)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특히 하루 3회 복용이라는 다소 번거로운 용법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의 복약 순응도는 97.0%에 달했다. 중대한 이상사례나 부작용으로 인한 치료 중단도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아 우수한 내약성을 확인했다.
펙수클루의 강력한 위산 분비 억제 능력은 클래리트로마이신을 포함한 전통적인 3제 요법 환경에서도 내성균을 억누르는 압도적인 결과를 도출했다.
최근 미국 소화기질환 주간(DDW 2026)에서 발표된 임상 3상 데이터에 따르면, 클래리트로마이신 내성이 있는 환자군에서 펙수클루 기반 요법의 제균율은 54.76%를 기록했다. 이는 대조군인 란소프라졸 기반 요법의 제균율 28.57% 대비 두 배가량 높은 수치다. 전체 참여자에 대한 일차 유효성 평가에서도 펙수클루 투여군은 83.64%의 제균율을 기록하며 대조군(77.93%) 대비 비열등성을 확보했다.
펙수클루의 제균 능력은 글로벌 무대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칠레 가톨릭의대 아놀드 리켈메(Arnoldo Riquelme) 교수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펙수클루 기반 비스무트 4제 요법은 라틴아메리카 환자를 대상으로 96%의 제균율을 기록하며 우수한 효능을 보였다.
이러한 임상적 성과는 연간 1조 5000억 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국내 소화기 궤양용제 및 위산분비 억제제 시장의 재편을 가속할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1차 치료 실패 부담 덜어낸다 … 적응증 추가로 'P-CAB 삼국지' 공략 박차
현재 국내 제균 치료 현장에서는 환자의 항생제 내성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선 의사들은 1차 치료 실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강력한 위산 억제 효과가 담보된 P-CAB 제제를 선호하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대웅제약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펙수클루 40mg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적응증을 추가로 승인받으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국내 P-CAB 시장은 선두 주자인 HK이노엔의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이 출시 후 올해 4월까지 누적 원외처방액 1조 원을 돌파하며 굳건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후발 주자들의 추격이 매서워지고 있다.
특히 동아에스티와 제일약품이 공동 판매하는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가 지난 5월 원외처방액 75억 원을 기록하며 시장 2위로 올라서는 등 경쟁이 극도로 치열해지고 있다.
처방액 반등과 점유율 탈환을 노리는 펙수클루 입장에서는 이번 제균 요법 적응증 활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펙수클루는 P-CAB 제제 중 케이캡이나 자큐보에는 없는 위염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해당 적응증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이끌어내는 데도 성공했다. 여기에 헬리코박터 제균 요법까지 추가하면서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위염, NSAIDs 유도성 소화성궤양 예방을 아우르는 전천후 상부 위장관 치료제로 진화를 거듭했다.
위염 적응증 급여화에 이어 헬리코박터 제균 요법이라는 강력한 성장 동력을 장착한 펙수클루가 굳건한 선두 '케이캡'의 아성과 신흥 강자 '자큐보'의 맹추격이 맞붙은 치열한 'P-CAB 삼국지' 무대에서 점유율 반등의 승부수를 제대로 띄울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