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항암치료 필수 약제인 '빈크리스틴(Vincristine)' 성분 주사제의 국내 공급망에 변화가 생겼다. 이연제약이 자사 제품의 공급 중단을 선언하면서 이제 해당 성분 시장은 단 2개 품목 체제로 재편됐다. 다만, 그중 1개는 수입 품목이어서 유일한 국내 생산 기업이 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공급 책임이 한층 막중해졌다.
이연제약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빈크리스틴 성분 용액용 동결건조 분말주사제인 '빈크란주'의 공급 중단을 보고했다. 회사는 지난해 6월을 마지막으로 이미 해당 품목의 공급을 중단한 상태로, 현재 재고 처리만 남은 것으로 풀이된다.
빈크리스틴은 급성 백혈병, 림프종 등 다양한 악성 종양 치료에 사용되는 핵심 항암 화학요법제다. 그만큼 임상 현장에서의 안정적인 수급이 필수적인 성분으로, 지난 2023년 11월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연제약에 따르면, 이번 공급 중단의 결정적 원인은 수익성 악화다. 필수적인 항암제임에도 불구하고 원가 부담 상승과 약가 구조의 한계로 더 이상 생산을 유지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동일 성분 품목들이 유통 중인 만큼, 빈크란주 공급 중단으로 인해 환자 치료에 큰 차질이 빚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잔여 품목 수가 2개에 불과해 수급 불안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국내에 허가돼 유통되던 빈크리스틴 성분 주사제는 이연제약의 빈크란주,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빈라신주사액', 한국화이자제약의 '화이자빈크리스틴황산염주' 등 총 3개였다. 보령도 '브이시에스주'를 보유하고 있으나, 이는 수출용으로 허가받은 품목으로 내수 판매는 이뤄지지 않는다.
이연제약의 이탈로 국내 병의원이 처방할 수 있는 빈크리스틴 제제는 한국유나이티드제약과 한국화이자제약의 2개 품목만 남게 됐다. 문제는 남은 품목 중 하나인 화이자빈크리스틴황산염주가 수입 품목이라는 점이다.
다국적 제약사의 수입 의약품은 본사 정책 변화나 글로벌 공급망 이슈에 따라 언제든 수급 불안정 사태를 겪을 위험이 상존한다. 과거에도 다국적 제약사의 수입 항암제나 필수의약품들이 해외 제조소 문제나 원료 수급 이슈로 국내 공급이 지연돼 의료 현장이 큰 혼란을 겪은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국내 유일의 자체 생산 품목으로 남게 된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빈라신주사액의 역할과 중요성이 더 커졌다. 수입 의약품의 공급선이 흔들릴 경우, 국내 환자들의 치료를 온전히 책임져야 하는 최후의 보루가 된 것이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그동안 채산성이 떨어지더라도 환자 생명과 직결되는 국가필수의약품과 퇴장방지의약품 생산에 앞장서 온 대표적인 기업으로, 이번 빈크리스틴 제제 시장 축소로 인해 그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이연제약의 이번 공급 중단이 고질적인 수익성 악화라는 의약품 공급망의 구조적 한계에서 기인한 만큼,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짊어진 생산 부담을 완화하고 국가필수의약품의 자급 기반을 지켜내기 위한 실질적인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