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기자] 국내 제약 업계의 설비투자가 신제품 개발이나 자동화보다는 기존 생산능력 확충과 유지보수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약 업계는 제조업 전체 평균과 비교했을 때 수출이나 자동화 투자 비중은 낮은 반면, 내수 시장 대응과 설비 안전성 확보를 위한 투자가 월등히 높은 산업적 특성을 보였다.
본지가 종사자 50인 이상 기업체 400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산업은행의 '2025년 설비투자계획조사'를 분석한 결과, 제조업 전체 설비투자 규모는 2024년 146조 7523억 원, 2025년 150조 7155억 원, 2026년 156조 2351억 원으로 해마다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됐다. 제약 업계(113개 기업) 역시 2024년 2조 6218억 원, 2025년 2조 8008억 원, 2026년 2조 9003억 원 등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신제품보다는 '기존 설비 확장' … 내수 중심 투자 구조 뚜렷
하지만 세부 투자 분야에서는 전체 제조업과 제약업종이 큰 차이를 보였다. 우선 생산능력 확충에는 양측 모두 전체 설비 투자금의 60% 안팎을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투자의 성격이다. 제조업 전체가 신제품 생산 투자에 20% 이상을 할애하는 것과 달리, 제약 업계는 이 비중이 3~6%대에 머물렀다.
대신 제약 업계는 기존 제품의 생산량을 늘리는 '설비확장'에 투자의 절반 이상(2026년 전망치 59.6%)을 집중했다. 이는 제조업 평균(43.9%)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수요 측면에서도 수출(7.8%)보다는 국내 수요 대응(55.6%)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제약산업의 투자 구조가 여전히 내수 시장의 안정적 공급에 방점이 찍혀 있음을 보여주었다.
◇GMP 대응이 가른 차이 … 유지보수 투자 비중 전체 제조업 압도
유지보수 투자 분야에서는 제약 업계의 특수성이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제약 업계의 유지보수 투자 비중은 2025년 기준 33.6%로, 제조업 전체 평균인 24.8%를 크게 앞질렀다.
이러한 현상은 제약 업종이 타 산업에 비해 설비의 안정성과 품질 유지가 생명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강화되는 '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규제를 준수하고, 생산 시설의 적격성을 끊임없이 검증해야 하는 산업적 환경이 유지보수 비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자동화 투자는 '거북이걸음' … 생산 효율화 과제 남겨
반면, 미래 경쟁력과 직결되는 자동화 투자 비중은 제조업 평균(1.6%)에 한참 못 미치는 0.01%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제약 생산 공정의 특성상 고도의 정밀함과 규제 준수가 요구되어 자동화 도입이 까다롭기 때문일 수 있으나, 향후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생산 효율화를 위한 스마트 팩토리 등 자동화 투자를 확대해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