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AI를 활용해 재구성한 알테오젠 본사 전경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미국 MSD(Merck)가 알테오젠의 기술이 접목된 자사의 면역관문 억제제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 피하주사(SC) 제형을 앞세워 '암백신' 분야의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선다. 이는 단순히 적응증 하나를 넓히려는 것이 아니라, 향후 바이오시밀러가 범접할 수 없는 '차세대 표준 치료 플랫폼'을 선제적으로 구축해 시장 주도권을 영구히 수성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 5월부터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3상 임상 돌입
본지 취재 결과, MSD는 오는 5월 11일부터 '키트루다' SC와 자사의 mRNA 암백신 후보물질 '인티스메란'(Intismeran, 코드명 : V940·mRNA-4157)의 병용요법을 평가하는 3상 임상시험(시험명 : INTerpath-014)의 환자 모집을 개시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시험은 수술로 암세포를 제거한 고위험 1기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를 대상으로 재발 방지 요법으로서 '키트루다' SC와 '인티스메란' 병용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MSD는 총 876명의 환자를 모집해 오는 2038년 5월까지 장기 추적 관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MSD는 지난 2023년 12월 '키트루다' 정맥주사(IV) 제형과 '인티스메란' 병용요법을 평가하는 3상 임상시험(시험명: INTerpath-002)에 착수한 바 있으며, 2024년 5월는 긍정적인 중간 분석 데이터를 발표하기도 했다. 중간 분석 결과 키트루다IV+암백신 병용요법은 키트루다 단독요법 대비 암 재발율을 49%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MSD가 추가적인 SC 제형 임상을 실시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 측면에서 접근해 볼 수 있다.
◇ 암백신 임상에 'SC 제형'을 투입하는 3가지 핵심 전략
첫째, '표준 치료법의 전환(Lock-in)'이다. 2028년 '키트루다' 정맥주사(IV) 제형의 특허가 만료되면 바이오시밀러 공세가 시작되지만, MSD가 미리 '암백신+SC 제형'을 새로운 표준으로 정착시키면 환자와 의료진은 편의성이 낮은 IV 제형의 시밀러로 돌아가기 어려워진다. 즉, 시밀러가 침범할 수 없는 새로운 치료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둘째, '특허 장벽의 연장'이다. '암백신+SC 제형'이라는 새로운 조합으로 임상을 성공시키고 이를 새로운 특허로 묶어버리면, 시밀러 업체들은 이 병용 요법을 복제하고 싶어도 특허 장벽에 막혀 상당 기간 시장 진입이 불가능해진다.
셋째, '압도적인 투약 편의성' 확보를 통한 시장 장악이다. 암백신은 환자 맞춤형 제조 공정으로 인해 투약 과정이 복잡할 수밖에 없는데, 여기에 1시간 이상 소요되는 IV 대신 5분 내외의 SC 제형을 기본 옵션으로 세팅함으로써 후발 주자들이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 알테오젠, 차세대 항암 치료 플랫폼 핵심 파트너로 부상
'인티스메란'은 MSD와 미국 모더나(Moderna)가 공동 개발 중인 암백신 후보물질로, 만약 이번 임상이 성공한다면 MSD는 물론, 알테오젠 역시 전 세계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핵심 기술 파트너로서 시장 확대의 수혜를 고스란히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인티스메란'은 환자의 암세포를 떼어내 유전자를 분석하고 암세포 특유의 고유 돌연변이를 최대 34개까지 식별하는 공정을 거친다. 이후 선정된 정보를 바탕으로 설계된 mRNA를 환자에게 투여하여 체내 면역 체계가 특정 암세포만을 정밀하게 탐지하고 사멸시키도록 유도하는 기전이다.
결국 이번 임상은 정맥주사(IV) 중심의 기존 항암 치료 환경을 알테오젠의 하이브로자임(ALT-B4) 기술을 통해 피하주사(SC) 중심의 고효율 플랫폼으로 전환하려는 '키트루다' 장기 집권 전략의 정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