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스그룹 판교 신사옥[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셀트리온이 독주하고 있는 인플릭시맙 피하주사(SC) 제형 시장에 휴온스그룹이 도전장을 던졌다. 휴온스그룹의 바이오 자회사 휴온스랩이 자체 개발한 인간 유래 히알루로니다제 플랫폼을 활용해 인플릭시맙 SC 제형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 간의 기술 경쟁이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8일 헬스코리아뉴스 취재에 따르면, 휴온스랩은 인플릭시맙 성분에 자사의 '하이디퓨즈(HyDIFFUZE™)' 기술을 접목한 피하투여용 약제학적 제제에 관한 특허 등록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출원 발명 기술의 핵심은 고농도 항체 제형의 고질적 문제인 점도(끈적임)를 획기적으로 낮추면서도 약물 흡수율을 극대화한 데 있다.
석신산 완충액으로 점도 잡고 '하이디퓨즈'로 흡수율 120%↑
인플릭시맙 성분은 처음 정맥주사(IV)로 개발돼 투여 시간이 길고 병원 방문이 필수인 것이 단점이었다. 이를 SC 제형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약물을 좁은 부위에 고농도로 밀어 넣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단백질 응집으로 인해 액체가 끈적해지는 고점도 현상이 발생한다.
휴온스랩은 기존에 흔히 쓰이던 시트르산 완충액 대신 석신산 완충액을 선택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시트르산 제형이 젤(Gel)화 현상을 보이며 투여가 불가능했던 반면, 석신산 제형은 점도를 5.3~5.6mPa/s(밀리파스칼·초, 점도의 기본 단위) 수준으로 낮게 유지했다.
여기에 인간 천연형 서열과 100% 일치하는 하이디퓨즈를 병용해 약물의 확산을 돕는다. 하이디퓨즈는 인간 유래 히알루로니다제 효소를 활용해 항체의약품 IV 제형을 SC 제형으로 변경하는 플랫폼 기술이다.
동물 모델(SD 랫드) 시험 결과, 인플릭시맙과 하이디퓨즈를 병용했을 때 생체이용률(AUC)은 인플릭시맙 단독 투여 대비 120%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이디퓨즈를 사용하면 인플릭시맙 용량을 25% 줄여도 기존 고농도 제형과 동등한 약효를 낼 수 있어, 환자의 약물 부담은 낮추고 편의성은 높일 수 있다는 평가다.
앞서 휴온스랩은 하이디퓨즈 기술을 적용한 재조합 인간유래 히알루로니다제 '하이디자임'과 인플릭시맙의 복합제에 관한 연구 결과를 지난해 '미국암연구학회 2025 연례회의(이하 AACR 2025)'에서 발표한 바 있다.
셀트리온 '램시마SC'가 닦아놓은 길 … 기술력으로 정면 승부
현재 글로벌 인플릭시맙 SC 시장은 셀트리온의 독무대다. 램시마SC(미국 제품명: 짐펜트라·ZYMFENTRA)는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로 개발한 SC 제형의 인플릭시맙 제제다. 지난 2019년 유럽에서, 2023년 미국에서 각각 품목허가를 획득했으며, 지금까지도 유일한 인플릭시맙 SC 제형이라는 타이틀을 유지 중이다.
이 제품은 출시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EU5에서 처음으로 30%가 넘는 점유율을 달성했으며, 미국에서는 판매가 시작된 2024년 3월 이후 월평균 31%에 달하는 처방 성장률을 기록하며 주간 처방량 최고치를 지속적으로 경신했다. 이런 성장세를 고려할 때 램시마SC는 올해 연 매출 1조 원을 돌파가 유력하게 점쳐진다.
휴온스랩은 셀트리온이 선점한 이 시장과 이를 보호하기 위해 세운 높은 특허 장벽을 자체 개발 플랫폼인 하이디퓨즈 및 이를 적용한 하이디자임이라는 기술적 차별화로 파고들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디퓨즈' 플랫폼 확장성 무궁무진 … 올 하반기 단일제 상용화 목표
휴온스랩의 플랫폼 기술인 하이디퓨즈의 적용 범위는 단순히 인플릭시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회사는 이미 11종의 항체 치료제와 3종의 항체약물접합체(ADC)에 하이디퓨즈를 적용해 생체이용률이 최대 170%까지 향상되는 결과를 확보했다.
상업화 일정 역시 순항 중이다. 휴온스랩은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하이디퓨즈 플랫폼 기반의 단일제인 하이디자임의 허가 신청을 완료했으며, 올해 하반기 허가 획득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셀트리온의 독주 체제가 이어지고 있는 글로벌 인플릭시맙 피하주사제 시장에서 휴온스랩을 앞세운 휴온스그룹이 'K-바이오 동반 성장'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