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국산 30호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이 또 한 번의 진화를 예고했다. HK이노엔이 추진해 온 12.5mg 초저용량 제제의 임상 1상 데이터가 긍정적으로 도출되면서, 상용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1일 2회 복용으로 야간 산 분비 억제 효과가 우수하지만, 내성 문제로 장기 처방이 어려운 H2RA(히스타민2 수용체 길항제) 계열 약물을 대체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로서 기대감이 커진다.
케이캡 12.5mg의 1상 임상시험을 주도한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김종률 교수팀이 최근 발표한 임상 결과 논문에 따르면, 케이캡 12.5mg을 1일 2회(BID) 투여하는 방식은 기존 25mg 1일 1회(QD) 투여나 경쟁 약물인 파모티딘 20mg(BID) 대비 약동학적(PK)·약력학적(PD) 측면에서 유의미한 우월성을 입증했다.
HK이노엔이 지난 2024년 승인받아 진행한 이 임상시험은 건강한 성인 36명을 대상으로 ▲케이캡 12.5mg 1일 2회 ▲케이캡 25mg 1일 1회 ▲파모티딘 20mg 1일 2회 투여군으로 나누어 진행했다.
케이캡의 경우 총투여량은 25mg으로 동일하지만, 이를 12.5mg씩 아침·저녁으로 나누어 복용한 군(BID)은 한 번에 복용한 군(QD)보다 체내 약물 농도가 훨씬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데이터를 살펴보면, 투여 14일 차 기준 12.5mg BID 투여군의 최저 혈중농도는 약 51.37ng/mL로, 25mg QD 투여군(11.74ng/mL) 대비 4.3배나 높았다. P-CAB 제제 특성상 혈중 농도가 일정 수준 이상 유지돼야 산 분비 억제 효과가 지속되는데, 12.5mg 제제는 약효가 떨어지는 '치료 공백기'를 원천 봉쇄하면서 야간 산 분비 억제 효과를 극대화한 것이다.
이는 실제 위산 억제 지표인 pH 3 이상이 유지된 시간 비율에서도 증명됐다. 12.5mg BID군은 하루 24시간 중 75.1%에 해당하는 약 18시간 동안 위산을 억제, 25mg QD군(55.4%)을 큰 폭으로 앞섰다.
파모티딘 내성 한계 극복 … 장기 복용 안전성 입증
이번 임상시험은 H2RA 계열 대표 약물인 파모티딘과의 직접 비교를 통해 세대교체의 당위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임상 결과, 파모티딘 투여군은 첫날 65.3%였던 위산 억제율이 2주 차에는 40.3%로 급락했다. 전형적인 내성 문제다. 반면 케이캡 12.5mg BID군은 첫날 71.8%에서 2주 차 75.1%로 오히려 효과가 유지·상승했다. 장기 처방이 필수적인 유지요법 시장에서 파모티딘을 대체할 명확한 근거를 확보한 것이다.
야간 위산 억제 능력에서도 승패는 갈렸다. 케이캡 12.5mg BID군은 야간 pH 4 이상 유지율이 59.6%에 달해, 25mg QD(30.1%)와 파모티딘(24.3%)을 압도했다. 이는 수면 중 위산 역류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12.5mg의 초저용량 케이캡이 최적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케이캡 12.5mg BID 요법은 안전성 데이터도 우수했다. 연구 기간 전체 피험자에서 총 3건의 이상반응이 확인됐는데, 25mg QD군에서 경미한 설사 2건, 파모티딘군에서 1건의 두드러기가 각각 보고됐다. 케이캡 12.5mg BID군에서는 이상반응이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고령화로 인해 NSAID 약물을 장기 복용하는 환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부작용 우려가 적은 초저용량 P-CAB은 시장 파괴력이 상당할 것"이라며 "신장애 환자 등 고용량 투여가 부담스러운 환자군에게도 케이캡 12.5mg은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임상약리학회 공식 학술지 'translational and clinical pharmac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