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혁 투쟁위원이 16일 서울 정부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대한의사협회(회장 김택우)가 정부의 의사인력 수급 추계 결과에 불복하며 대정부 투쟁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의협은 정부의 의대 증원 논의가 과학적 근거 없는 '졸속 행정'이라며 일주일 넘게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범의료계 국민건강보험 대책위원회 산하 투쟁위원회는 지난 8일부터 서울 정부청사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이번 시위는 지난해 말 수급추계위원회가 2035년과 2040년에 의사 인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것에 대한 항의 차원이다.
◆ "숫자 놀음이 미래 망쳐" ... 과학적 재검증 촉구
16일 시위에 나선 최주혁 투쟁위원은 "추계위가 의사의 진료시간, 인구 구조 변화, AI 도입 등 핵심 변수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며 "추계위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무너진 상태에서 이미 답을 정해놓고 요식 절차만 밟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앞서 시위에 참여한 위원들 역시 한목소리로 정책의 '책임성'을 강조했다.
조성일 위원은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정확성이다. 정부는 전면적인 재검증에 나서야 한다"고 했고, 이철희 기획이사는 "외국처럼 최소 3년은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 교육의 질이 담보되지 않은 증원은 비참한 결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종환 위원도 "비과학적 추계는 정책 신뢰성을 훼손하고 의료 현장과의 괴리만 심화시킨다"며, "객관적 자료와 검증 가능한 근거에 기반해 보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성일 투쟁위원이 지난 12일 서울 정부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피해는 국민 몫" ... 강행 시 물리적 대응 예고
투쟁위는 의대 증원이 결코 국민에게 이익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필수의료 현장의 의사들에게 좌절감만 안겨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감사원이 지적했듯이 의사 단체와 충분한 정책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
한동우 투쟁위 부위원장은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가 정말 옳은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의협은 정부가 의료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증원을 강행할 경우, 1인 시위를 넘어선 물리적 방법의 강경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향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의 결정 과정에서 정부와 의료계 간의 충돌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