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충정로 소재 종근당 빌딩 전경[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종근당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카이리치'(Skyrizi, 성분명: 리산키주맙·risankizumab)의 바이오시밀러 'CKD-704'의 유럽 임상시험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유럽에서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은 지 불과 40여 일만이다.
본지 취재 결과, 유럽 의약품청(EMA)은 11월 11일(현지 시간), 산하 임상시험관리시스템(CTIS)을 통해 'CKD-704'의 1상 임상시험 정보를 갱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갱신 내용은 폴란드에서 시험 참여자 모집을 시작했다는 것으로, 임상시험 참여자 모집은 정보 갱신 사항이다.
앞서 EMA는 올해 10월 28일(현지 시간), 'CKD-704'의 1상 IND를 승인한 바 있다. 해당 시험은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CKD-704'와 '스카이리치'의 약동학, 안전성, 내약성 및 면역원성을 비교·평가하는 것이다.
임상시험은 폴란드에서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임상시험 등록 사이트(ClinicalTrials.gov)에 공개된 'CKD-704' 1상의 예정된 전체 모집 환자 수도 213명인데, 이번 폴란드 모집 환자 수도 213명으로 동일하다.
'CKD-704'의 오리지널인 '스카이리치'는 미국 애브비(Abbvie)가 보유하고 있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이 약물은 면역 세포 활성 조절 인자인 인터류킨-23(IL-23)을 저해하는 기전을 통해 판상 건선과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같은 염증성 자가면역 질환을 치료한다.
'스카이리치'는 지난 2019년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뒤, 약 5년 만인 2024년에 117억 달러(한화 약 17조 13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다만 '스카이리치'는 비교적 최근에 허가된 약물인 만큼,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될 수 있는 특허 만료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공식적으로 미국과 유럽에서의 특허 만료 시점은 2033년 이후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추가적인 부속 특허까지 고려하면 실제 특허 보호 기간은 더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이 '스카이리치' 시장 공략에 여유를 부리는 이유다. 대표적인 바이오시밀러 기업인 스위스 산도스(Sandoz)의 경우, '스카이리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착수했으나, 코드명조차 부여하지 않은 채 여전히 전임상 단계에서 탐색 중인 상황이다.
그럼에도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조기에 완료하면 향후 특허 분쟁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종근당 역시 이러한 전략을 염두에 두고 'CKD-704'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