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세계 제약시장의 중심이 생물학적 제제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과거에는 저분자 약물이 시장을 주도했으나, 최근들어 생물학적 제제가 블록버스터 의약품 반열에 오르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블록버스터 의약품은 통상 10억 달러(한화 약 1조 4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약물을 일컫는다. 그 중에서도 연 매출이 100억 달러(한화 약 14조 원) 안팎에 달하는 약물은 '초특급 블록버스터'로 불리기도 한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는 의약품은 미국 MSD(Merck)의 PD-1 면역관문 억제제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로, 2024년 매출액은 295억 달러에 달했다. 우리 돈 약 43조 원 규모다.
'키트루다' 이전에는 미국 애브비(Abbvie)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Humira, 성분명: 아달리무맙·adalimumab)가 무려 10여년간 글로벌 의약품 시장을 주도했다.
두 약물은 모두 생물학적 제제 기반 치료제다. 이는 생물학적 제제가 제약시장의 중심 축으로 부상했음을 시시한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5년간(2020년~2024년) 연매출 10위 약물 현황에서도 쉽게 확인된다. [아래 도표 참조]
[2020~2024년 연간 의약품 매출 10위]
2020 2021 2022 2023 2024 순위 품목 매출 유형 품목 매출 유형 품목 매출 유형 품목 매출 유형 품목 매출 유형 1 휴미라 203억 달러 생물학적 제제 휴미라 206억 달러 생물학적 제제 휴미라 212억 달러 생물학적 제제 키트루다 250억 달러 생물학적 제제 키트루다 295억 달러 생물학적 제제 2 키트루다 143억 달러 생물학적 제제 키트루다 171억 달러 생물학적 제제 키트루다 209억 달러 생물학적 제제 듀피젠트 230억 달러 생물학적 제제 듀피젠트 283억 달러 생물학적 제제 3 레블리미드 121억 달러 저분자 엘리퀴스 167억 달러 저분자 엘리퀴스 182억 달러 저분자 휴미라 144억 달러 생물학적 제제 오젬픽 178억 달러 생물학적 제제 4 엘리퀴스 91억 달러 저분자 레블리미드 128억 달러 저분자 듀피젠트 150억 달러 생물학적 제제 오젬픽 138억 달러 생물학적 제제 빅타비 134억 달러 저분자 5 임브루비카 84억 달러 저분자 임브루비카 97억 달러 저분자 아일리아 127억 달러 생물학적 제제 엘리퀴스 122억 달러 저분자 엘리퀴스 133억 달러 저분자 6 아일리아 83억 달러 생물학적 제제 아일리아 92억 달러 생물학적 제제 빅타비 103억 달러 저분자 빅타비 118억 달러 저분자 스카이리치 117억 달러 생물학적 제제 7 스텔라라 79억 달러 생물학적 제제 스텔라라 91억 달러 생물학적 제제 레블리미드 99억 달러 저분자 스텔라라 108억 달러 생물학적 제제 다잘렉스 116억 달러 생물학적 제제 8 옵디보 79억 달러 생물학적 제제 빅타비 86억 달러 저분자 스텔라라 97억 달러 생물학적 제제 다잘렉스 97억 달러 생물학적 제제 마운자로 115억 달러 생물학적 제제 9 빅타비 72억 달러 저분자 자렐토 80억 달러 저분자 임브루비카 83억 달러 저분자 아일리아 95억 달러 생물학적 제제 스텔라라 103억 달러 생물학적 제제 10 자렐토 69억 달러 저분자 옵디보 75억 달러 생물학적 제제 옵디보 82억 달러 생물학적 제제 옵디보 90억 달러 생물학적 제제 옵디보 93억 달러 생물학적 제제
헬스코리아뉴스 분석 결과, 2020년부터 2021년까지는 생물학적 제제 5개와 저분자 약물 5개가 연간 매출 10위권을 차지하며 균형을 이루었다.
그러나 2022년부터 균형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독일 바이엘(Bayer)의 '자렐토'(Xarelto, 성분명: 리바록사반)가 10위권에서 밀려나고, ▲프랑스 사노피(Sanofi)의 '듀피젠트'(Dupixent, 성분명: 두필루맙)가 새롭게 10위권에 진입하면서 생물학적 제제의 비중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2023년에는 ▲미국 BMS의 '엘리퀴스'(Eliquis, 성분명: 아픽사반'apixaban)와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의 '빅타비'(Biktarvy, 성분명: 빅테그라비르+엠트리시타빈+테노포비르알라페나미드·Bictegravir+Emtricitabine+Tenofovir Alafenamide) 등 두개의 저분자 약물만 10위권에 남게 됐다.
이 가운데 '엘리퀴스'는 유럽에서 2026년, 미국에서 2028년에 특허가 만료될 예정인터라, 향후 저분자 약물의 수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생물학적 제제가 글로벌 의약품 시장을 주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암과 자가면역질환에서 저분자 약물 대비 표적 치료가 더 우수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생물학적 제제는 개발이 어렵기 때문에 특허 만료 이후에도 복제약 진출이 쉽지 않고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유지할 수 있어 개발 열기가 매우 뜨겁다.
따라서 오는 2027년이면 생물학적 제제의 매출 규모가 전통적 저분자 약물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한편, 2024년 기준 세계 제약시장 규모는 약 1조 8368억 달러(한화 약 2705조 7900억 원)로, 최근 5년간 연평균 5.9%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시장 규모는 약 1조 9019억 달러(한화 약 2801조 6888억 원)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세계 제약시장은 향후 연평균 성장률이 4.6%로 둔화되면서 오는 2028년 2조 2199억 달러(한화 약 3270조 1346억 원)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