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인제약사옥[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환인제약이 뇌전증 치료제 '브리비액트(성분명: 브리바라세탐)'의 제네릭 시장에서 경쟁사들과는 다른 독자 노선을 구축하고 있다. 국내에는 없는 신규 용량을 추가로 확보하며 틈새시장을 노리는 모양새다.
환인제약은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브리바정' 75mg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허가받은 10·25·50·100mg을 포함해 총 5개 용량 제품을 보유하게 됐다.
'브리바정' 75mg은 제네릭으로 허가받은 기존 용량 제품들과 달리 자료제출의약품으로 허가를 취득했다. 오리지널 제품인 유씨비제약의 '브리비액트'가 국내에서 허가받지 않은 용량이기 때문이다.
브리비액트는 라세탐 계열의 3세대 뇌전증 치료제로, 뇌의 신경 전달과 관련된 뇌내 시냅스 소포 단백질 2A(SV2A)에 작용해 항경련 효과를 나타내는 기전의 약물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2016년 2월, 국내에서는 2019년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브리비액트의 미국과 국내 허가에는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 75mg 용량 제품의 여부다. 유씨비제약은 미국에서 10·25·50·75·100mg 등 5개 용량을 허가받았지만, 국내에서는 75mg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용량으로만 허가를 받았다.
그 결과, 브리비액트의 제네릭들도 국내에서는 4개 용량으로만 허가를 획득했다. 환인제약 역시 지난 9월 브리비액트 제네릭인 브리바정 4개 용량을 허가받았는데. 이로부터 2개월 만에 미국에서 허가받은 오리지널 제품과 마찬가지로 75mg을 추가로 확보받으며 경쟁 제품들과 차별화 전략을 펼칠 수 있게 됐다.
환인제약의 브라바정 75mg 용량 확보는 틈새시장을 정조준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브리바라세탐 성분은 주로 간에서 대사되는데, 이 때문에 미국 FDA나 유럽 EMA 등 글로벌 가이드라인은 간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 1일 최대 용량을 150mg(75mg 1일 2회)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는 국내도 마찬가지인데, 기존 50mg, 25mg 정제만으로는 이들 환자에게 정확한 용량을 처방하기 번거롭고 복약 오류의 위험이 있다. 환인제약의 '브리바정' 75mg은 이러한 임상 현장의 미충족 수요를 파고든 옵션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인제약은 브리바정 75mg을 통해 국내에서 오리지널에도 없는 라인업을 구축, 사실상 해당 용량 시장을 독점하게 됐다"며 "전체 브리바라세탐 제제 시장에서 75mg 용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당장 크지는 않겠지만, 'CNS 전문'이라는 회사 이미지를 강화하고 의료진의 처방 패턴을 자사 제품 중심으로 유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브리비액트의 특허는 내년 2월 만료된다. 이에 따라 국내 제약사들의 후발 제품 출시는 특허 만료 이후 한꺼번에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