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밑에 녹여 먹는 필름형 설하제 [사진=아퀘스티브 홈페이지][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중증 알레르기 반응을 필름 한 장으로 진정시킬 수 있는 응급약이 내년 1월 허가를 취득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4일(현지 시간), 미국 아퀘스티브(Aquestive)의 필름형 알레르기 응급약 후보물질 '아나필름'(Anaphylm, 성분명: 에피네프린·epinephrine)에 대한 산하 자문위원회 회의를 개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앞서 FDA는 올해 6월 '아나필름'의 허가 신청서를 접수하고 심사 기간을 2026년 1월 31일(현지 시간)까지로 확정한 바 있다.
FDA 산하 자문위는 내부 인력만으로 약물의 유효성 및 안전성에 대한 결론을 맺지 못할 때, 관련 부서의 결정을 지원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조직이다.
따라서 신약 허가 신청 접수 이후 FDA가 자문위 회의 소집을 결정한다면, 이는 해당 약물의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FDA가 자문위 회의를 개최하지 않기로 하면서 '아나필름'의 허가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만약 '아나필름'이 내년 1월 허가를 취득한다면 아나필락시스성 쇼크에 대한 세계 최초의 필름형 치료제가 탄생한다.
아나필락시스는 특정 항원 물질에 대해 몸에서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증상으로, 흔히 과민성 쇼크로도 불린다. 항원 물질을 극소량만 접촉하더라도 즉각적으로 전신에 증상이 나타나는 중증 알레르기 반응이다. 즉시 치료하면 별다른 문제 없이 회복되지만, 치료가 조금이라도 지연되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나필락시스 반응에 대한 치료법은 에피네프린 주사제를 투약하는 것이다. 에피네프린은 혈관을 수축하여 혈압을 상승시키고, 기도 주변의 근육을 이완하여 호흡 곤란을 방지한다. 현재 상용화된 대표적인 의약품은 미국 밀란(Mylan)의 '에피펜'(Epipen)이다.
하지만 주사제는 주사 부위에 통증 및 불편함을 유발하는터라 특히 소아에게 큰 문제로 다가올 수 있다. 감염의 위험 및 혈관을 손상시켜 염증 반응을 초래할 수도 있다. 복용이 편리한 경구제의 경우, 신속한 흡수가 어렵기 때문에 긴급 상황에서 사용하기 곤란하다.
'아나필름'은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필름형 치료제다. 혀 밑에 밀어 넣으면 약물이 용해되어 구강 점막을 통해 신속히 흡수될 수 있다.
실제로 '아나필름'은 3상 임상시험(시험명: EPIPHAST II)에서 기존 주사제인 '에피펜' 대비 유효성과 안전성 측면에서 비열등성을 입증하며 사용상의 큰 문제가 없다는 점이 확인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