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전 세계에서 6번째이자 국내 최초로 '악템라'(Actemra, 성분명 토실리주맙·tocilizumab)의 바이오시밀러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셀트리온의 '앱토즈마주'(성분명: 토실리주맙)다.
셀트리온은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앱토즈마주'를 전문의약품으로 허가 받았다. 적응증은 류마티스 관절염, 전신형 소아 특발성 관절염, 다관절형 소아 특발성 관절염의 치료로 '악템라'와 동일하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앱토즈마주'의 오리지널인 '악템라'는 스위스 로슈(Roche)가 보유하고 있는 항체 치료제로, 체내 염증 유발에 관여하는 인터루킨-6(IL-6)을 억제해 체내 염증 반응을 감소시켜 자가면역 질환을 치료하는 기전이다.
FDA는 지난 2010년 1월, '악템라'를 중등도에서 중증의 활동성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처음 허가했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2년 4월 '악템라'를 품목허가했다. '악템라'의 국내 판권은 JW중외제약이 보유하고 있다.
이 약물은 출시 이후 자가면역 질환 치료 분야에서 IL-6를 억제하는 최초의 항체 약물로 등극하며 블록버스터 의약품 반열에 올랐다. 2023년 기준 '악템라'의 글로벌 매출은 26억 스위스프랑(한화 약 4조 원)이었고, 로슈의 의약품 매출 5순위를 차지했다.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이 잇따라 '악템라'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나선 까닭이다. 이번에 허가된 '앱토즈마주'를 포함해 현재 전 세계적으로 허가된 '악템라' 바이오시밀러는 6개로 늘어났다.
[규제당국 허가 '악템라' 바이오시밀러 현황]
품목 업체 최초 허가일 허가 당국 토피던스(Tofidence) 중국 바이오테라(BioThera) 및 미국 바이오젠(Biogen) 중국 의약품감독관리국(NMPA) 2023년 1월 16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집행위원회(EC),
중국 의약품감독관리국(NMPA)
아비타(安维泰) 중국 리브존 맵팜(Livzon Mabpharm) 중국 의약품감독관리국(NMPA) 2023년 1월 18일
중국 의약품감독관리국(NMPA)
타이엔(Tyenne) 독일 프레제니우스 카비(Fresenius Kabi) 유럽 집행위원회(EC) 2023년 9월 15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집행위원회(EC),
캐나다 보건부
안바이신(安佰欣) 중국 히선 바이오 파마슈티컬(Hisun Bio Pharmaceutical) 중국 의약품감독관리국(NMPA) 2024년 6월 25일
중국 의약품감독관리국(NMPA)
카우프리넨(考普瑞宁) 중국 타이저우 마이보타이케 파마슈티컬스(Taizhou Maibotaike Pharmaceutical) 중국 의약품감독관리국(NMPA) 2024년 10월 16일
중국 의약품감독관리국(NMPA)
앱토즈마(Avtozma) 한국 셀트리온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2024년 12월 20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6개의 바이오시밀러 중 4개는 중국에서 개발된 것인 만큼, 중국 기업들의 기세가 두드러진다. 그러나 이중 ▲'아비타'(安维泰) ▲'안바이신'(安佰欣) ▲'카우프리넨'(考普瑞宁)은 중국 내수 시장만을 겨냥한 품목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실질적인 플레이어는 ▲미국 바이오젠(Biogen)의 '토피던스'(Tofidence) ▲독일 프레제니우스 카비(Fresenius Kabi)의 '타이엔'(Tyenne) ▲셀트리온의 '앱토즈마주'로 압축된다.
특히 '악템라'의 전체 매출 중 절반인 11억 2000만 스위스프랑(한화 약 1조 8000억 원)이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터라, 미국은 '악템라' 바이오시밀러가 반드시 진출해야할 핵심 시장으로 꼽힌다.
셀트리온은 아직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앱토즈마주'의 허가를 취득하지 못했지만, 올해 1월, FDA에 '앱토즈마주'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한 바 있다.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내년 상반기에 허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는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에서도 앱토즈마의 유럽 품목허가 승인 권고 의견을 획득했다.
따라서 국내 첫 악템라 바이오시밀러 허가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지위 확보에 따른 시장 선점 효과는 물론, 글로벌 토실리주맙 시장 공략의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셀트리온은 기존 종양괴사인자(TNF-α) 억제제와 함께 이번 품목허가 획득으로 앞서 허가 받은 스테키마에 이은 두번째 인터루킨(IL) 억제제 제품군을 추가 확장함에 따라 글로벌 자가면역질환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셀트리온은 이달 미국에서 '스테키마'의 품목허가를 획득하고, 지난 10월 유럽에서 '코센틱스'의 임상 3상을 신청하는 등 인터루킨 억제제를 포함한 강력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이번 허가 획득으로 앞서 사업비전으로 제시한 '2025년까지 11종 제품 포트폴리오 구축'을 조기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셀트리온은 국내에 이어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주요국에서도 추가 제품 허가 획득으로 국제적인 11종 제품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오는 2030년까지 22개의 제품 라인업을 구축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셀트리온이 현재까지 국내에서 허가를 획득한 제품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 램시마SC(미국 브랜드명 짐펜트라), 유플라이마, 스테키마, 앱토즈마주 ▲항암제 허쥬마, 트룩시마, 베그젤마 ▲알레르기 질환 치료제 옴리클로 ▲안 질환 치료제 아이덴젤트 ▲골 질환 치료제 스토보클로-오센벨트로 등 총 11개다.
한편, '악템라'는 정맥주사 제형과 피하주사 제형으로 투약될 수 있는데, 피하주사 제형이 더 널리 쓰이고 있다. 이 때문에 로슈는 미국 시장 주도권을 놓지 않기 위해 바이오시밀러 피하주사 제형 출시에 어깃장을 놓고 있다.
가령, 바이오젠의 '토피던스'는 올해 5월 정맥주사 제형을 미국에서 출시했지만, 피하주사 제형은 여전히 출시되지 못하고 있다. 프레제니우스 카비의 경우, 올해 4월 '타이엔'의 정맥주사 제형을 먼저 선보인 뒤, 로슈와의 추가 협의를 통해 6월에 피하주사 제형을 겨우 출시할 수 있었다.
따라서 셀트리온이 내년 상반기 '앱토즈마주'의 FDA 허가를 받은 뒤 정맥주사 제형과 피하주사 제형을 모두 출시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