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현대인의 질환 발생 무게중심이 신체에서 정신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대표적인 고질병으로 꼽히는 당뇨와 식도염 환자의 증가세가 둔화하거나 감소세로 돌아선 반면, 우울증 환자는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질환별 환자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재구성)]
질병명
(22.08~23.07)
(23.08~24.07)
(24.08~25.07)
증감률
2형 당뇨병
18,383,276 명
18,714,852 명
18,940,605 명
+3.03%
역류성 식도염
8,177,724 명
7,806,430 명
7,503,144 명
-8.25%
우울 에피소드
4,736,086 명
5,103,349 명
5,426,154 명
+14.57%
#신체 질환 줄고 우울증 '역대급' 증가
본지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3개년(2022년 8월~2025년 8월) 질병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연간 누적 진료 인원 기준 역류성 식도염 환자는 1차년도(22.08~23.07) 817만 7724명에서 3차년도(24.08~25.07) 750만 3144명으로 8.2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제2형 당뇨병 환자는 1838만 3276명에서 1894만 605명으로 늘었으나, 증감률은 3.03%에 그치며 완만한 보합세를 유지했다.
신체 질환이 주춤한 사이 그 빈자리는 우울증(우울 에피소드)이 빠르게 채웠다. 1차년도 473만 6086명이었던 우울증 환자는 3차년도 들어 542만 6154명까지 치솟았다. 2년 만에 환자 규모가 14.57%나 급증한 것이다. 진료비 부담도 커졌다. 우울증 총 진료비는 1차년도 약 5293억 원에서 3차년도 약 6434억 원으로 늘어나며, 3년 새 무려 1141억 원(21.56%)이 불어났다.
#'의지의 문제'에서 '치료의 영역'으로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현대인의 병'은 서구화된 식습관이나 생활 패턴에 기인한 당뇨와 식도염이 대명사였다. 하지만 통계 수치가 증명하듯, 이제 고질병의 정의는 신체 질환에서 정신 질환으로 이동하고 있다. 우울증 환자의 급증은 이러한 시대 변화상을 보여준다.
실제로 통증이 명확한 신체 질환과 달리, 우울증은 사회적 시선과 편견 탓에 환자들이 병원을 찾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특성이 있었다. 치열한 생존 경쟁과 고립된 일상이 개인을 갉아먹고 있음에도, 정신과 문턱 넘기를 꺼렸던 것이다.
의료 전문가들은 최근의 상황 변화를 부정적 신호로만 보지는 않는다. 오히려 우울증도 과거 신체 질환이 거쳤던 경로를 밟기 시작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과거의 왜곡된 인식이 깨지고 숨어있던 환자들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면서 관리의 시대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마포구의 한 신경정신과의원 원장은 헬스코리아뉴스와의 통화에서 "과거 선진국형 질병이라 불리며 폭증했던 대사성 질환이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통해 안정기에 접어든 것과 같이 우울증도 치료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지고 관리가 일상화되는 임계점을 넘어서는 순간, 현재의 가파른 증가세는 완만한 변곡점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