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T 최초 챔피언 토니 G. 사진=APT 공식 홈페이지
[Asports뉴스] 이정은 기자 = 아시아 포커 투어(APT)가 출범 20주년을 맞았다.
대형 보장 상금과 기록적인 참가 규모로 성장한 투어의 출발점에는 2006년 싱가포르 첫 챔피언 안타나스 ‘토니 G’ 구오가가 있다.
13일(이하 한국시간) APT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해 APT 챔피언십은 총상금 3400만 달러(약 507억원) 이상이었다. 현재 규모만 보면 아시아 포커 시장은 이미 세계 주요 포커 무대 가운데 하나로 자리했다.
출발은 훨씬 소박했다. 2006년 벳페어 APT 싱가포르 챔피언십은 카지노가 없던 시절의 싱가포르 메리터스 만다린 호텔에서 열렸다. 아시아에서 열린 첫 국제 포커 토너먼트라는 상징성을 가진 대회였다.
토니 G에게 당시 대회는 여행과 휴식에 가까운 일정이었다. 리투아니아에 머물던 그는 호주로 가는 길에 가족과 싱가포르에 들렀고, 포커 대회 참가했다. 긴장감 강한 메이저 무대보다는 여유와 재미가 강한 분위기였다. 위성전 통과자도 많았고, 참가자들은 아시아에서 열린 새로운 포커 축제를 즐겼다.
우승 과정은 그의 캐릭터와 닮았다. 토니 G는 "많은 블러프를 시도했고, 여러 차례 과감한 승부가 성공했다"고 회상했다. 완벽한 운영은 아니었다. 다만 흐름은 그의 편이었다. 그는 첫 APT 챔피언으로 남았다.
우승 뒤 남긴 장면도 컸다. 토니 G는 45만 달러(약 6억7000만원) 우승 상금 중 절반을 싱가포르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과분하게 얻은 돈은 나눠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싱가포르의 상징인 멀라이언 트로피도 준우승자 조슈아 앙에게 넘겼다. 첫 아시아 국제 포커 챔피언십의 상징물을 개최국에 남기겠다는 선택이었다.
APT 최초 챔피언 토니 G. 사진=APT 공식 홈페이지
토니 G의 포커 인생은 노동에서 시작됐다. 리투아니아 카우나스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호주로 이주했다. 어머니가 청소 일을 할 때 도왔고, 잔디를 깎았다. 재봉틀도 고쳤다. 가족의 생계를 돕기 위해 가능한 일을 해낸 경험은 이후 포커 테이블에서 두려움 없는 성향으로 이어졌다.
포커는 필립 아일랜드의 가족 여름집에서 시작됐다. 칩 대신 동전을 놓고 1센트(약 15원), 3센트(45원) 단위로 게임을 했다. 작은 판돈에서 출발한 경험은 1994년 멜버른 크라운 카지노 개장 뒤 더 큰 무대로 이어졌다.
토니 G는 리투아니아 토너먼트 누적 상금 1위 선수로 기록됐다. Hendon Mob 기준 누적 상금은 1100만 달러1100만 달러(약 164억원)를 넘는다. 하지만 그는 포커를 평생 직업 하나로 규정하지 않았다. 포커를 삶의 보조 자극제라고 봤고, 실력이 있다면 다른 분야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토니 G는 두바이에 거점을 둔 전문 투자자로 활동한다. 에너지, 구리 등 기초 금속, 초기 암호자산 분야를 다루는 패밀리오피스를 운영한다. 포커 테이블에서 보였던 공격성과 판단력은 투자 영역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포커 산업에 남긴 유산도 크다. 토니 G는 '포커뉴스' 창업자로 라이브 리포팅 모델을 구축했다. 월드시리즈오브포커 등 주요 대회 현장을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방식은 포커 팬들이 대회를 소비하는 방식을 바꿨다. APT 결과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현재의 미디어 환경에도 해당 모델의 영향이 남아 있다.
APT의 폭발적인 성장에 대해서는 여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수요를 핵심으로 봤다. 포커는 사람들의 두뇌를 자극하는 서비스이며, 2007년에도 중요했고 앞으로도 중요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APT 챔피언의 여정은 다시 아시아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 APT 타이페이 챔피언십2026은 11월 12일부터 29일까지 열린다. 시즌 피날레 성격의 대회이며, 메인 이벤트에는 500만 달러(약 75억원) 보장 상금이 걸렸다.
APT 최초 챔피언 토니 G. 사진=APT 공식 홈페이지
토니 G는 20년 만의 타이베이 방문 의지를 드러냈다. "50대에도 챔피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는 농담 섞인 각오도 남겼다. 특유의 도발적인 표현은 여전했지만, 다음 세대를 향한 메시지는 균형에 가까웠다.
그는 "포커를 취미이자 삶의 좋은 자극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많은 노력을 쏟으면 우위를 가질 수 있지만, 토너먼트 변동성은 크다. 포커를 커리어로 삼으려면 우승이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조언도 덧붙였다.
APT 20주년은 한 투어의 생일에 그치지 않는다. 아시아 포커가 국제 대회,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투자 산업과 연결되며 성장한 시간이다. 첫 챔피언 토니 G의 이야기는 해당 변화의 출발점을 보여준다.
jeongeun@asportstv.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