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에 누워 항의를 펼치고 있는 주민들 [안성복지신문=박우열 기자] 용인 SK하이닉스 반도체클러스터에서 발생하는 폐수 처리수의 고삼호수 시범 방류를 둘러싸고 안성시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고삼면지역발전협의회와 안성농민회, 안성시 이·통장협의회, 지역 주민 및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15일 SK하이닉스가 실시한 시험방류를 막기 위해 현장에서 시위를 벌이며 방류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이날 주민들은 방류시설 인근 하천에 직접 들어가 "고삼호수를 지켜야 한다", "안성 시민의 생명수에 반도체 폐수를 흘려보낼 수 없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그러나 SK하이닉스 측은 사전 예고한 시험방류를 예정대로 진행했고, 현장에 있던 주민들은 결국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방류 이후 SK하이닉스 관계자들이 주민들과의 대화를 시도했지만 시민들은 "방류를 강행한 뒤 무슨 대화냐"며 냉담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갈등은 단순한 환경 민원이 아니라 안성 농업과 지역 생태계의 미래가 걸린 문제라는 점에서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삼호수는 안성지역 농업용수 공급의 핵심 수원이다. 주민들은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 처리수가 장기간 유입될 경우 수질 악화는 물론 친환경 농업 기반 훼손, 농산물 신뢰도 하락, 생태계 변화 등 예측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주민들이 물속에서 항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현재 제시된 안전장치와 검증 체계만으로는 시민 불안을 해소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고삼면지역발전협의회 등 주민대표들은 지난 14일 SK하이닉스를 방문해 항의서를 전달하고 ▲폐수 및 처리수 방류계획 원점 재검토 ▲주민 동의 없는 사업 추진 중단 ▲수질자료 및 처리공정 공개 ▲주민 참여형 독립 환경검증기구 구성 ▲고삼호수·한천·안성천 수계 정기 조사 ▲피해 발생 시 책임 있는 보상대책 마련 등 6개 항목을 요구했다.
주민들은 무엇보다 "안전하다는 말보다 검증이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고삼면 주민 A씨는 "수십 년 동안 농사를 지어온 농민들에게 고삼호수는 단순한 물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며 "한번 오염되면 되돌릴 수 없는 만큼 사전에 철저한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안성농민회 관계자 역시 "친환경 농업과 농산물 브랜드 가치는 신뢰가 생명"이라며 "조금이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들이 떠안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 과정에서 안성시의 역할을 둘러싼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안성시가 SK하이닉스와의 협의를 통해 약 2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 사업을 이끌어냈지만, 정작 시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환경 안전성 확보와 주민 동의 절차에 대해서는 충분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민들과 지역의 각 단체장들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주민들은 "지역발전기금이나 지원사업도 중요하지만 시민의 생명과 직결된 물 문제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며 "안성시가 기업과 주민 사이에서 중립적 입장이 아니라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분명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 시민사회단체들은 시험방류가 시작된 만큼 앞으로 더욱 철저한 수질 감시와 환경 검증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독립적 검증기구 구성과 실시간 수질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오염사고 발생 시 즉각 방류를 중단할 수 있는 강제 장치 마련도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기업의 설명만 믿고 안심하라는 시대는 지났다"며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확인할 수 있는 검증 체계가 마련되지 않는 한 반도체 폐수 방류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SK하이닉스 반도체클러스터 방류수 문제는 향후 환경영향 검증과 주민 수용성 확보 여부에 따라 안성지역 최대 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사진제공/ 정효양 이통장 협의회장 , 이용성 시의원 당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