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헬코미디어)[헬스코리아뉴스] 의약품 판촉영업자(CSO) 관리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17일 제2차 제약산업 혁신 민·관협의체를 열고 CSO 관리·감독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CSO를 둘러싼 관리·감독 강화 방안 논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17년 의료분야 리베이트 관행 개선을 위한 공개토론회를 열면서 CSO 등 제3자를 통한 리베이트 문제와 신고제 도입 필요성 등을 공식 의제로 올렸다. 의료기관의 의약품 선택이 효능보다 리베이트에 영향을 받는다는 지적이 많았던 때다.
권익위의 의제는 이후 실제 제도적 장치로 이어졌다. 2024년 10월부터 CSO 신고제가 시행됐고, 신고자는 신고증 발급 후 3개월 이내 24시간의 신규교육을 받도록 의무화했다. 이후에는 매년 8시간의 보수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위탁계약서에는 의약품명과 품목별 수수료율 등을 적도록 했으며, 판촉업무를 재위탁할 경우 원위탁자에게 서면 통보하도록 했다. CSO도 경제적 이익 지출보고서 작성·공개 대상에 포함했다.
현행 약사법은 제약사 등으로부터 직접 판촉업무를 위탁받은 사업자뿐 아니라 이를 다시 위탁받아 수행하는 사업자도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적어도 제도적 외형만 놓고 보면 CSO의 존재와 재위탁 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본 틀은 이미 갖춰진 셈이다.
그런데도 정부가 다시 관리·감독 강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현행 제도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의미다.
복지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CSO는 전국 1만 5000여 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1인 사업자가 약 70%를 차지한다. 정부는 고율·실적연동형 수수료 체계와 다단계 재위탁 구조를 주요 개선 과제로 보고 있다.
수수료 책정 및 재위탁 과정을 들여다보고 불투명한 부분을 개선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처방 실적과 수수료가 강하게 연동되는 구조는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판매 실적이 늘어날수록 수수료가 크게 올라가는 구조라면 현장 영업에도 그만큼 강한 실적 압박이 작용할 수 있다. 높은 수수료가 곧 불법 리베이트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도한 실적 경쟁이 부적절한 판촉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다단계 재위탁도 마찬가지다. 제약사가 CSO에 판촉업무를 맡기고, 다시 다른 업체나 개인사업자에게 업무가 넘어가는 과정이 길어질수록 실제 의료기관을 상대로 누가 어떤 영업을 했는지 파악하기 어려워진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 주체도 모호해질 수 있다. 원위탁자인 제약사가 이 과정을 일정 부분 관리하고 책임지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CSO 전체를 불법 리베이트의 온상처럼 취급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업체까지 과도한 규제로 묶으면 산업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제약사의 합법적인 영업 활동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
정부가 겨냥해야 할 대상은 CSO라는 영업 형태 자체가 아니다. 불투명한 수수료 구조와 책임 소재를 흐리는 재위탁 관행, 그리고 실제 영업행위를 추적하기 어려운 허점을 찾아내 바로잡는 것이 우선이다.
2017년 문제 제기 이후 신고제와 교육, 지출보고서, 재위탁 통보까지 여러 장치가 마련됐다. 그럼에도 9년 가까이 지난 지금 정부가 다시 같은 영역의 관리 강화를 논의하고 있다면 기존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했는지부터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영업을 외부에 맡기는 것은 기업의 선택이다. 하지만 자사 의약품이 어떤 방식으로 판매되고 있는지에 대한 책임까지 외부에 떠넘길 일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