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헬코미디어)[헬스코리아뉴스] '완전 대혈관 전위'는 대동맥과 폐동맥의 위치가 서로 바뀌어 연결된 선천성 심장질환으로, 전체 선천성 심장질환의 5~7%를 차지한다. 정상 심장은 '심장-폐-심장-전신' 순으로 혈액을 순환시켜 산소를 공급하지만, 이 질환은 혈관이 거꾸로 연결돼 있어 산소가 온몸으로 전달되지 못한다. 산소가 없는 피가 온몸을 도는 '완전 대혈관 전위' 환아들은 수술 기술이 없던 시절 1년 이내에 대부분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의료진의 사투와 대동맥 전환술의 발전은 이 비극의 역사를 바꿨고, 이제는 수술 후 30년 생존율이 90%에 육박한다는 놀라운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혈관을 정상 위치로 교정하는 '대동맥 전환술(Arterial Switch Operation)'이 표준 치료로 자리 잡으면서 환자들의 생존율은 비약적으로 향상된 것이다.
정상 심장과 완전 대혈관 전위서울대병원과 전남대병원 연구팀이 8일 발표한 환자 1125명에 대한 30년 추적 관찰 데이터는 한국 소아심장 수술 역사의 자부심이라 할 만하다. 연구팀은 완전 대혈관 전위 환자를 해부학적 특성에 따라 △단순형군(TGA IVS), △심실중격결손 동반군(TGA VSD), △타우시그-빙 기형군(DORV-TB)으로 분류해 생존율, 재중재 누적 발생률, 구조적 합병증을 분석하고 핵심 위험 요인을 규명했다. 연구 결과, 전체 환자의 수술 후 생존율은 10년 91.3%, 20년 90.7%, 30년 88.9%로 나타나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술임을 확인했다. 하위군별 30년 생존율은 단순형군이 91%로 가장 높았고, 타우시그-빙 기형군이 75%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번 연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코호트를 구성해 최장 30년에 걸친 예후를 분석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가 매우 크다. 이 방대한 기록이 우리에게 주는 진짜 중요한 메시지는 다름아니다. '수술 성공' 못지않게 그 이후의 관리 또한 중차대한 과제라는 사실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술 후 10년까지는 주로 폐동맥 쪽의 문제가 발생했지만, 10년이 지난 성인기부터는 대동맥 뿌리가 비정상적으로 확장되는 등 좌심측 합병증이 새로운 위협으로 떠올랐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형군보다 심실중격결손 동반군이나 타우시그-빙 기형군에서 더 빈번하게 관찰됐다. 심장 수술이 '완치'가 아닌 '평생 관리'의 시작임을 증명한 셈이다.
대동맥 전환술 후 30년 장기 생존율 추이문제는 소아 때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이들을 전문적으로 케어할 의료 시스템이 여전히 공백 상태라는 점이다. 소아기에 수술받은 환자가 20대, 30대 성인이 되었을 때 성인 심장내과로 이관되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고, 성인 심장 전문의들 역시 소아기 수술의 특수성을 완벽히 이해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결국 환자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소아청소년과 외래 진료실을 찾거나, 적절한 추적 관찰 시기를 놓쳐 병을 키우는 악순환에 놓여 있다.
이번 연구는 선천성 심장질환 환자들에게 '생애주기별 맞춤 관리'가 단순한 구호가 아닌 생존의 필수 조건임을 보여줬다. 이제 국가 차원의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소아에서 성인으로의 진료 이행을 돕는 '성인 선천성 심장질환(ACHD) 전문 센터' 확충에 속도를 내야 한다. 수십 년 전 의료진의 손끝에서 기적처럼 살아난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 머물 수 있도록, 우리의 보건의료 시스템이 그들의 미래에 응답해야 할 차례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