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소영(사진: KLPGA) |
[스포츠W 임재훈 기자] "작년에는 징크스가 좀 깨졌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올해는 좀 깨지고 싶지 않다는 그런 게 있다"
이소영(롯데)이 지난 13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총상금 9억원) 2라운드를 단독 2위로 마친 뒤 믹스트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던진 말이다.
그리고 하루 뒤 그의 말은 현실이 됐다.
이소영은 14일 경기도 포천시에 위치한 대유몽베르 컨트리클럽(파72/6,590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3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한 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 합계 13언더파 203타를 기록, 이날 하루 5타를 줄이는 약진으로 순위를 끌어올린 박현경(한국토지신탁)과 동타로 연장에 돌입했고, 18번 홀에서 진행된 연장 두 번째 승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최후의 승자가 됐다.
이소영은 이로써 시즌 첫 승이자 지난 2020년 5월 E1 채리티 오픈 우승 이후 약 2년 2개월 만에 투어 통산 6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소영은 특히 2016년 1승, 2018년 3승, 2020년 1승 등 짝수 해에만 우승했고, 이번 우승도 짝수 해에 이뤄냄으로써 '짝수 해 징크스'를 이어갔다.
이소영은 우승 직후 기자회견에서 "2주간의 휴식 후에 이렇게 오랜만에 대회를 나왔는데 설레는 마음과 함께 플레이를 했더니 좋은 성적 낼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제가 항상 챔피언조에서는 성적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을 좀 바꿔서 '3등 안에는 무조건 들어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꾸준하게 플레이 했다."고 이번 대회를 돌아봤다.
지난 5월 E1 채리티 오픈에서 연장 끝에 공동 준우승을 차지했던 이소영은 이날 연장에 대해 "또 지고 싶지는 않았다"는 말로 우승에 대한 의지가 컸음을 드러냈다.
이소영은 우승을 결정지은 마지막 연장 버디 퍼트에 대해 "핀 위치가 진짜 엄청 까다로웠다. 많이 고민했다. 언덕이 우측에 있는 것 같으면서도 끝에서는 좌측이 있고 그래서 그냥 '왼쪽을 조금만 봐 보자'라는 확신을 갖고 들어갔다. 그래서 들어간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소영은 남은 시즌 목표에 대해 "올해 목표는 1승이었는데 '그래도 메이저 1승이었으면 좋겠다'라고...남은 메이저 대회에서 열심히 좋은 감 찾아서 플레이하고 싶다."고 메이저 대회 우승에 대한 의욕을 밝혔다.
앞으로 가장 가까운 메이저 대회는 이달 말 열리는 한화클래식이다.
지난 주 KLPGA투어 하반기 첫 대회인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약 11개월 만에 톱3 순위를 기록, 자신의 부활을 알린 박현경은 이날 무려 5타를 줄이는 뒷심으로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는데는 실패,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2019년 정규 투어 데뷔 이후 3년 만에 정규 투어에 복귀, 이번 대회 2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지키며 생애 첫 우승을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장식할 기회를 잡았던 조은혜(미코엠씨스퀘어)는 이날 한 타를 줄이는 데 그치며 최종 합계 12언더파 204타를 기록, '디펜딩 챔피언' 이소미(SBI저축은행)와 함께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비록 생애 첫 승의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조은혜는 정규 투어 52번째 출전 대회에서 생애 최고 성적인 톱3를 기록했다.
조은혜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끝나고 나서 리더보드 스코어를 보니까 한 타 차로 3위더라"며 "그래서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이어 그는 "정규 투어 첫 톱3이고 너무 의미 있는 대회였다."며 "첫 날 둘째 날 계속 선두를 지키고 또 이렇게 챔피언 조까지 가서 경기를 해서 많은 경험이 되었고, 기회가 왔을 때 기회를 잡았으면 너무 좋았겠지만 또 다음 기회를 잡는다 생각하고 발판으로 삼겠다."고 심기일전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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