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산: 용의출현' 변요한 "이순신 이름 어떻게 부를 지 엄청 고민"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2-08-16 06: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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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왜군 장수였지만 자긍심이 느껴졌다. 와키자카도 두려웠을 것이라 생각한다."


1592년 여름, 임금도 버린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한산도 앞바다에서 조선의 운명을 건 지상 최고의 해전이 펼쳐졌다. 이순신 장군은 적의 진법인 '학익진법'을 처음으로 해상에서 선보이며 압도적인 대승을 거뒀다. 당시 조선을 넘어 명나라로 진출을 꿈꾸며 기세등등했던 일본은 대참패를 맞았다. 특히 왜군 수장 와키자카 야스하루는 조선의 추격 선단을 피해 무인도에서 10일동안 미역만 먹으면서 버텨냈고, 간신히 탈출해 이때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 패배를 잊지 않기 위해 한산도 대첩이 벌어졌던 날짜는 집안 전체가 미역만 먹는 풍습이 생겨났다.


개봉 20일째 6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한산: 용의 출현'(감독 김한민)은 명량해전 5년 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박해일)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해전’을 그린 전쟁 액션 대작이다.
 

▲영화 '한산: 용의 출현' 와키자카 야스하루 役 변요한/롯데엔터테인먼트

 

변요한은 '한산: 용의 출현'에서 왜군 수군 최고사령관 와키자카 야스하루(이하 와키자카)를 연기했다. 해상과 육지 전투에 모두 능한 천재 지략가인 와키자카는 전쟁에서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엇도 마다하지 않는 대담함과 잔혹함, 탁월한 지략까지 갖췄다. 특히 모두가 두려워하는 이순신과의 전쟁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 냉철한 모습으로 조선군을 위기에 몰아넣었다. 변요한은 처음 와키자카 역을 제안 받았을 때 의문이 들었다.

"처음에 '제가 왜장이요?'라고 했었다. 근데 잘 할 것 같다고 해주셨다. 원하시는 이미지가 있었던 것 같다. 부담은 하면서 잠깐 들었다. 여러가지 준비해야 하는 게 굉장히 많았다.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와 외형적인 형체들, 피팅을 시작했는데 갑옷이 안 맞는 느낌, 하나도 장군 같지 않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뭔가 생각을 많이 바꾸자 했다. 여수에서 서울 돌아오면서 저만의 동굴로 들어갔다."

변요한은 무려 10kg 이상을 증량해 갑옷에 몸을 맞췄다. 단 시간에 살이 찌는 체질이라는 그는 갑옷이 맞는 순간부터 자신감이 생겼다. "처음에는 빠르고 예민한 와키자카를 만들고 싶어서 감량하고 피팅에 갔다. 근데 왜군 의상은 해외에서 오는데 두 달이 걸린다. 의상을 수정할 수도 없다. 입는 순간 느꼈다. 왜 이 옷을 입혔는지 의도를 알겠더라. 증량을 시작하고 2주 못되서 갑옷에 몸을 맞췄다. 마지막에 89kg이었다. 6개월 정도 촬영했다. 끝날 때까지 계속 찌웠다. 지금은 78kg이다. 저는 증량 될수록 건강해지는 체질이다. 달리기도 빨라진다. 하하."
 

▲영화 '한산: 용의 출현' 와키자카 야스하루 役 변요한 스틸/롯데엔터테인먼트

 

또 변요한은 다른 왜장들과는 달리 변발인 촌마게(머리 가운데 미는 것)와 관련 "여러가지 레퍼런스가 많았다. 더욱더 젊은 사무라이 정신을 보여주고 싶었다. 젊은 패기랑 연관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와키자카는 자신의 회고록에 '내가 제일로 두려워하는 사람은 이순신이며, 가장 미운사람도 이순신이며, 가장 좋아하는 사람도 이순신이며 가장 흠모하는 사람도 이순신이며 가장 죽이고 싶은 사람 역시 이순신이며, 가장 차를 함께 하고 싶은이도 바로 이순신이다'라고 적었다. '한산: 용의 출현'은 '명량'의 프리퀄이다. '명량'에서는 조진웅이 와키자카로 분한 바. 같은 소속사 선배인 조진웅에 조언을 얻기보다는 일부러 귀를 닫았다. 와키자카를 연기하기 위해 변요한은 이순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고뇌했다. '이순신'이라는 이름 석자가 가장 인상깊은 대사란다.

"대본 보고나서 감독님, 박해일 선배님과 제일 이야기를 많이 나눈 게 '난중일기'다. 연기를 하면서는 '난중일기'에 대한 생각을 잊으려고 했다. 와키자카로서 이순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내 숙제를 해결하는 게 매 순간 딜레마였다. 그게 해결이 되면서 용기로 변한 것 같다. '두려움은 전염병이다'라는 대사가 당시의 정신이었던 것 같다. 그 대사는 연기 시작할 때 첫 포인트로 기억에 남는다. 또 이순신을 '리 순신'이라고 부르는 게 인상 깊었다. 어떻게 부를 수 있을지 엄청 고민했다."
 

▲영화 '한산: 용의 출현' 와키자카 야스하루 役 변요한/롯데엔터테인먼트

 

와키자카와 왜군은 조선을 침략하고 명국으로 진출을 꿈꾸는 '빌런'이다. 하지만 변요한은 빌런이 아닌 '장군 대 장군'으로 봤다. 그의 포인트처럼 '한산: 용의 출현' 전반부는 이순신과 와키자카가 단 한번도 마주하지 않지만, 끊임없이 상대의 수를 파악하며 지략 대결을 펼친다. 변요한은 "빌런이라고 하면 갇히더라"라고 했다.

"빌런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빌런이라고 하면 갇히더라. 사람 냄새를 풍기려면 저부터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순신 장군을 바라보는 관찰자, 해설자로 들어가는 포지셔닝이 맞는 것 같았다. 빌드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었다. 패기 있고 야망 있고 그런 와키자카가 조금이라도 표현되지 않았나 싶다.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용기있고 패기있고 불같은 성격이라서 그걸 방해하는 에너지를 모두 차단하려고 했다."

또 하나의 숙제는 일본어 고어 연기다. 고어는 현대 일본어와 달랐기에 더욱 신경썼다. "기존 사극에서처럼 강조하다보면 잘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외국인들이 봐도 들릴 정도로 하려고 노력을 했다. 다만, 우리는 일본어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와키자카를 연기하는 저로서는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장치가 아니었나 싶다. 일본어 선생님이 오래 된 언어들의 변화 관련 자료도 보여주셨다. 선생님도 새로운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많이 준비하셨다. 일본 사극 전문 팀에 대본을 보내고 받아서 검수 받고 훈련 하면서 만든 게 지금의 일본어인 것 같다."
 

변요한은 "옥택연(임준영 역)씨도 유학파다. 감독님도 그렇고 팀에 유학파가 많았다. 옥택연씨와 촬영할 때 집중력에 방해될까봐 걱정했다. 언론 시사 끝나고 택연씨가 엄청 좋았다고 했었다"고 덧붙였다.

▲영화 '한산: 용의 출현' 와키자카 야스하루 役 변요한/롯데엔터테인먼트

극 중 정보름(김향기)은 왜군 곁에 있는 기생으로 잠복한 조선 첩자로 와키자카의 총애를 받는 인물이다. 탐망꾼 임준영(옥택연)을 도와 정보를 전달하다 위기에 처한다. 변요한은 "김향기 선생님과는 씬으로서 임무 수행을 할 때는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해야하는 그림이다. 그걸 찍어야만 넘어가고 연결이 된다. 그런 시퀀스를 최대한 집중해서 찍었다. 근데 잘 못보겠더라"라고 했다. 이어 "로맨스를 한다고 해서 그렇게 연기하고 싶지 않았다. 정보름이라는 인물 자체가 가상 인물이다. 시대를 바라보는 어떤 누군가일 수도 있다. 용기 있게 나서서 싸우는 그런 일물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순신을 연기한 박해일과는 촬영 전 대화를 나눴고, 촬영장에서는 조선군의 판옥선에서 왜군의 전함으로 세트를 바꾸는 중간중간 만났다. 특히 두 사람은 횟집에서 주로 이야기를 나눴다. "박해일 선배님은 섬세하고 올곧은 분이다. 촬영전에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셨다. 후배들이 먼저 했어야했는데 그 자리를 시작으로 내가 어떻게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지 서로 입을 맞추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틈틈히 만나지는 않았지만 장소가 많았다. 서로 컨디션 체크하고, 눈으로 칼부림하기 위해서는 굉장히 이미지 트레이닝이 중요했다. 많은 기존의 연기와 다르게 연극처럼 준비해주셨다. 그때마다 '최종병기 활' 사진을 보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


한산도대첩 승리 일등 공신인 '거북선'을 처음 마주했을 때는 어땠을까. 거북선은 왜군을 두려움으로 몰아넣은 존재로 '메쿠라후네'(장님 배)로 불렸다. 변요한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DNA가 끓어오르더라. 여수에서 처음 봤는데 정말 컸다. 그냥 가만히 멍때리고 보게 된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영화 '한산: 용의 출현' 와키자카 야스하루 役 변요한 스틸/롯데엔터테인먼트

'한산: 용의 출현'에 그려진 해상 전투씬은 51분이다. 실제 한산해전 역시 비슷한 시간이 소요됐다. 해전이지만 단 한척의 배도 바다에 띄우지 않고,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케이트장에 VFX 세트장을 만들어 촬영했다. 변요한은 "왜군도 무조건 승리한다는 생각으로 탑승하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명량' 때 하셨던 기술보다 더 나은 기술과 환경을 스태프에 제공하기 위해 시스템을 도입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셨다. 정말 잘 맞아 떨어지지 않았나 싶다. 그 공간과 '컷'하고 NG가 날 경우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았다. 사진만 봐도 그때 현장과 컨디션을 떠올리게 됐다. 최대한 실제 전투와 비슷하게 만들려고 감독님이 노력을 많이 하셨다. 그래서 집중력을 요구하는 씬이 많았다."

앞서 김한민 감독은 이순신 3부작에 이어 드라마 제작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드라마 제의가 온다면 참여할 의사가 있느냐는 물음에 "다시는 안 한다"고 선을 그었다. "작품하면서 책임감은 늘 있었다. 근데 이번에는 다른 지점이 분명히 있었던 것 같다. 저는 데일 뻔 했다고 생각한다. 폭발할 정도로 집중하지 않았나. 그래야만 양쪽에 있는 장군들의 모습이 관객들에 잘 전달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거북선과 학익진을 보면서 부담스러운 역할이라고 생각했지만 내가 작품에 참여한 이유를 이해하게 됐다. 안타고니스트의 포지션이다. 모든 것들이 잘 맞아 떨어지지 않았나 싶다. 카타르시스도 느꼈다. 근데 저는 이순신 장군님의 두려움을 봤기 때문에 다시는 안 한다(미소)."

 

와키자카 역이었지만 '한산해전'은 자긍심을 갖게 했다. "왜군 장수였지만 자긍심이 느껴졌다. 와키자카도 두려웠을 것이라 생각한다. 용인 전투 후 승장이 돼 기세가 하늘을 찔렀을 것이다. 근데 똑같은 전술로 당했다. 해전 씬을 마지막에 몰아 찍었다. 활을 맞고 나서 느꼈다. 맞고 내려와서 '와 진짜 힘들다'고 내뱉는 순간, 무섭다는 생각에 '죽을 뻔 했다'고 생각했다. 정말 느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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