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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 한번 볼까?” 국세청, 금융재산 일괄조회

 

납세자가 거래하는 은행에 개설된 모든 계좌를 국세청이 조회하는 일괄조회 건수가 지난 4년간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상속세 세무조사 추징액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무리한 계좌추적으로 납세자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납세자 계좌추적 건수는 2015년 5,456건에서 2019년 8,212건으로 50% 넘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금융계좌 일괄조회 건수는 같은 기간 753건에서 2755건으로 265%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거래점포를 정하고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계좌를 조회하도록 규정한 금융실명법을 무력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국세청이 금융재산을 조회하는 방법은 크게 개별조회와 일괄조회로 나뉜다. 개별조회는 납세자가 거래하는 금융회사의 특정 지점에 대한 거래내역을 조회하는 것이고, 일괄조회는 해당 금융회사에 개설된 모든 계좌를 조회하는 방법이다.

 

일괄조회는 납세자의 금융정보가 필요 이상으로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세법에서는 상속세나 증여세의 탈루 혐의가 인정되는 경우 금융실명법에도 불구하고 제한적으로 일괄조회를 허용하고 있다.

 

국세청은 고액상속인 증가에 따라 자연스럽게 금융조회도 증가했다고 해명하지만, 정 의원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금융조회에서 일괄조회가 차지하는 비율이 2015년 14%에서 2019년 34%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액상속인 증가에 따라 전체 금융조회가 증가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일괄조회가 차지하는 비율이 증가했다는 것은 국세청의 행정편의적 조사가 납세자의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침해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정 의원은 “자체적인 금융조사 집행은 국세청의 특권이 아니다”라고 질타하며, “무분별한 금융계좌 조회로 개인정보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금융재산 일괄조회 사유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지방국세청장도 이를 엄격히 심사해 무분별한 계좌추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사1 = 장현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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