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고양이들에 훈훈한 성장스토리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거리에서 젖도 떼지 못한 아기 고양이 삼 남매가 발견되었습니다. 눈도 뜬 지 얼마 안 된 아기 고양이들은 배고 고픈지 하늘을 향해 애타게 소리 질렀습니다.

마치 "엄마, 나도 밥~" 하고 조르는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어미 고양이는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고, 지역 구조대 미니 캣타운은 아기 고양이들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보호소로 이송했습니다.

미니 캣타운의 직원인 로라 씨는 세 아기 고양이들에게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처럼 행복하게 살라는 의미로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 이름을 따 각각 릴로, 스티치, 나니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바람대로 세 아기 고양이들은 주사기를 부여잡고, 아기 고양이용 우유를 꿀꺽꿀꺽 들이 삼켰습니다. 이제 남은 일은 만화 캐릭터처럼 온몸에 근육이 불끈 솟는 일이었습니다.

온종일 침대에 누워 꼬물거리던 세 아기 고양이는 몸에 호랑이 기운이 돌며, 네 다리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명확한 성격 차이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제일 먼저 집 밖으로 나온 녀석은 바로 스티치였습니다. 스티치는 두 여동생을 집에 남겨둔 채 홀로 나와 집안을 빨빨거리며 돌아다녔습니다.

로라 씨가 스티치를 다시 집안으로 옮겨 놓으면, 심심하다는 듯 여동생들의 머리털을 쥐어뜯으며 본격적인 냥아치 연습에 돌입했습니다.

나니는 스티치와는 달리 조용하고 내성적이었지만, 그렇다고 언니가 자신의 머리털을 그냥 쥐어뜯게 내버려 두지는 않았습니다. 울컥한 나니 역시 언니의 머리털을 붙잡고 반격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릴로는 스티치에게 머리털을 쥐어 뜯기면서도 끝까지 조용히 앉아 주는 마음씨 좋은 아기 고양이입니다.

가만히 앉아 나니와 스티치의 싸움을 멀뚱멀뚱 쳐다보다가도, 로라 씨가 나타나면 그녀에게 아장아장 걸어가 힘차게 껴안았습니다.

디즈니 만화 속 세 아기 고양의 성격을 정리하자면, 스티치가 힘을 자랑하는 캐릭터이고, 나니는 조용하지만 나설 땐 나서는 캐릭터입니다. 

그리고 릴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순진한 공주 같은 캐릭터입니다. 릴로는 만나는 모두를 껴안고 또 껴안았습니다.

스티치는 언제나 밖에 나와 뛰어다니기 바빴지만, 릴로는 나니를 껴안기 바빴습니다. 나니도 그런 릴로를 몹시 좋아했고 둘은 언제나 침대에 누워 서로를 껴안고 낮잠에 빠졌습니다.

릴로와 나니가 온종일 붙어 다녔고, 로라 씨는 두 아기 고양이를 떨어트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 아기 고양이의 입양 시기가 다가오자, 로라 씨는 릴로와 나니가 함께 입양돼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웠습니다. 

동반 입양이라는 조건은 두 고양이가 평생 함께 우정을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두 고양이를 동시에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에 입양률이 크게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어찌 보면 모험에 가까운 조건인 셈이죠!

하지만 로라 씨도 아무 생각이 이러한 결정을 내린 건 아니었습니다.

"릴로가 유일하게 인상 쓸 때는 잘 때예요. 나니도 가족을 건들지만 않으면 얌전한 편이고요. 두 녀석 모두 얌전해서 부담이 덜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럼에도 가장 먼저 입양되는 건 스티치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먼저 좋은 소식을 전한 건 릴로와 나니 커플이었습니다.

고양이를 한 마리만 입양할 생각이었던 한 가족이 온종일 껴안고 있는 릴로와 나니의 모습을 보고, 계획을 바꿔 두 녀석을 함께 입양한 것이죠.

수개월이 지난 현재, 코딱지만 하던 릴로와 나니는 어느덧 성숙한 외모로 늠름한 풍채를 뽐내고 있습니다. 어느 때보다도 힘이 넘칠 시기이지만, 3개월 버릇 18살까지 간다고. 지금도 뛰어다니기보다는 조용히 붙어 다니며 낮잠을 즐깁니다.

릴로는 집사가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려도 멀뚱멀뚱 바라보기만 할 정도로 여전히 순둥이이고, 나니는 집사의 손가락을 깨물며 릴로 곁을 든든하게 지켜준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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