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부터 사외 지원자 모집...후보자 명단 등 과정 공개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인선자문단 통해 사내외 후보자 검증

KT 이사회가 공개 경쟁 방식으로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 1월 2일 서울 송파구 KT 사옥에서 열린 신년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KT 이사회가 공개 경쟁 방식으로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 1월 2일 서울 송파구 KT 사옥에서 열린 신년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KT 이사회가 차기 대표이사 선임안을 백지화하고 공개 경쟁 방식으로 후보를 재선정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앞서 KT 대표이사 단독 후보자로 확정됐던 구현모 대표도 또다시 후보자로 경선을 치룬다.

KT 이사회는 공개 경쟁 방식으로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재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KT 이사회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지난해 12월 27일 기준 10.13%)을 비롯해 정부가 소유분산지배구조 기업의 대표이사 선임에 문제를 제기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KT 측은 “주요 이해관계자 등이 요청하는 소유분산기업 지배구조 개선 방향에 부합하고 구 대표는 차기 대표이사 후보 권리를 주장하지 않고 재차 공개 경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이사회는 수차례 심도 있는 논의 끝에 의결을 통해 공개 경쟁 방식의 대표이사 선임 프로세스를 재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진행된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는 백지화되고 후보자 선정부터 다시 시작된다

KT 이사회에 따르면 KT 지배구조위원회는 공개모집을 통해 사외 후보자군을 구성할 예정이다.

지원자격은 정관에 따라 ▲경영, 경제에 관한 지식과 경력이 풍부하고 ▲기업경영을 통한 성공 경험이 있으며 ▲최고경영자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갖추고 ▲정보통신분야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보유한 사람이다.

지원자 모집은 오는 10일부터 20일 13시까지 우편 및 방문 접수를 통해 진행되며, 자세한 내용은 10일 오전 KT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은 KT 대표이사 선임절차. [사진=KT]
사진은 KT 대표이사 선임절차. [사진=KT]

또한 KT 지배구조위원회는 공정한 심사를 위해 경제·경영, 리더십, 제휴·투자, 법률, 미래산업 분야 등의 업계 전문가들로 인선자문단을 구성할 계획이다.

인선자문단은 정관상 대표이사 후보 요건을 고려하고 후보자들의 다양한 정보를 참고해 후보자 검증 및 압축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는 지배구조위원회에서 선정한 대표이사후보 심사대상자들을 대상으로 이사회가 정한 심사기준에 따라 면접 심사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국내외 주주 등 핵심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최적의 KT 대표이사 상(像)에 대한 의견을 받아 심사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사회는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가 결정한 대표이사 후보자들 중 1인을 대표이사 후보로 최종 확정한다.

특히 KT 사내이사진은 대표이사 선임 절차의 공정성 제고를 위해 지배구조위원회,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 이사회 등 대표이사 후보 심사 과정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또한 사외 지원자와 사내 후보자 명단, 인선자문단 구성, 위원회·이사회 회의 결과 등을 포함해 대표이사 후보 심사 절차와 단계별 심사결과 등은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KT 이사회는 “현재까지의 대표이사 선임 프로세스도 정관과 관련 규정에 따라 공정하게 운영했다”며 “이번 이사회의 결정으로 공개경쟁 방식 적용, 사외이사 중심의 심사, 심사결과 공개 등 투명성, 공정성, 객관성을 보다 강화한 바, KT 대표이사 후보 선임 과정을 정기 주주총회 소집 공고 전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KT 이사회는 지배구조 체계를 점검하고 사회적 변화를 반영하는 지배구조 구축 방안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KT는 외부 컨설팅을 통해 대표이사 신규·연임 절차를 포함한 대표이사 선임 프로세스, 사내 후보자군 육성 체계 등의 현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KT 측은 “외부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이사회가 세부 방안을 추가로 검토한 이후 국내외 주주 등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 절차도 진행해 객관성을 확보하기로 했다”며 “최종 개선방안이 확정되면 정관 및 관련 규정에 명문화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하는 등 대외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지배구조 구축을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공개 경선 결정에 대해 현 정치권이 KT 대표이사 자리를 흔들고 있다는 것이 겉으로 드러났다며 비판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과 정치권이 KT 대표이사 후보 선임 과정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자 KT 이사회가 ‘백기’를 들었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KT새노조 측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에 근거한 개입을 크게 환영했지만 최근 정치권의 과도한 개입이 정치권 낙하산 인사를 의도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구 대표의 황제연임을 빌미로 KT에 정치권 낙하산이 다시 등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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