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터키문화관광부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최대 7만 명이 거주할 수 있는 약 2000년 전의 지하 유적이 터키 남동부의 마르딘주(州)의 미디야트(Midyat) 지역에서 발굴됐다. 

라이브 사이언스(Live Science) 등 외신에 따르면 지하로 연결된 이 광대한 공간은 로마 제국 당시 박해받은 초기 기독교인들이 살았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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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세이 사힌(Veysi Sahin) 미디야트 시장은 "지하 유적은 2년 전에 진행한 역사적인 거리 및 가옥을 청소·보존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발견됐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동굴로 보였지만 동굴이 엄청난 규모의 지하 공간으로 이어지는 통로로 드러났다. 이후 마르딘 박물관 터키문화관광부, 문화유산·박물관총국 등이 협력해 대규모 발굴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래 영상이 터키문화관광부가 최근 공개한 거대 지하도시의 모습이다. 도시의 이름은 '마티아테'(Matiate.동굴의 도시라는 의미)로 명명했다.  

미디야트는 북쪽 메소포타미아에 거주했던 후르리인(Hurrian)이 건설한 마을로, 고대부터 현대까지 많은 기독교인이 거주했다. 현대까지 오래된 기독교 교회와 가옥도 잘 보존되어 있다.

지하 유적으로 이어지는 입구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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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 모양으로 된 입구를 지나면 바로 넓은 공간이 펼쳐진다. 미디야트 주민 일부는 이전부터 지하 동굴의 존재를 알았지만 이처럼 넓다고는 생각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에는 다윗의 별이 그려진 집회장으로 추정되는 공간을 비롯해 수많은 유물이 보존되어 있다. 로마 시대의 동전이나 오일 램프 등을 토대로 발굴팀은 이 지하 유적이 2세기~3세기 무렵 후르리인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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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발굴 조사를 통해, 예배당과 보관창고, 우물, 방 등을 포함한 49개의 공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는 유적 전체의 불과 5% 미만에 불과하다. 

발굴 책임자인 가니 타르칸 마르딘 박물관장은 "지하 유적 전체의 면적은 40만 제곱미터를 넘을 것"이라며, "최대 6만명~7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라고 말한다.  

이어 "지하 유적은 기독교인의 은신처나 피난처로 만들어졌다. 당시 기독교는 공식 종교가 아니었기 때문에 박해를 피해 지하 도시로 피신하거나 새롭게 지하 도시를 형성했다. 미디야트의 지하 도시도 이러한 목적을 위해 건설된 생활 공간 중 하나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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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자 등 전문가들은 마티아테가 지금까지 발굴된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지하도시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타르칸 박물관장은 "이 정도로 광대하게 펼쳐지는 지하도시는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터키문화관광부는 지하 도시가 완전히 발굴되면 방문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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