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 ⓒKT
▲구현모 KT 대표. ⓒKT

- 재계 "법적 리스크·정치적 압박 높은 만큼 연임 쉽지는 않을 것"

[SRT(에스알타임스) 이승규 기자] KT가 결국 구현모 대표의 단독 후보 선임을 취소했다. 지난해 12월 진행한 대표 선임 과정이 불투명하다며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으로부터 지적을 받아 이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구 대표의 연임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구 대표는 재도전 의사를 밝히며 연임에 자신있다는 입장이다. 디지코(DIGICO) 경영을 통해 실적을 끌어올려 주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구 대표가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법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만큼 연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KT 이사진이 어떤 선택을 내릴 지 귀추가 주목된다.

KT 이사회는 공개 경쟁 방식을 통해 차기 대표 선임 프로센스를 재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KT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구 대표를 차기 대표 후보로 확정했지만 외부인사 추천 방식을 공개하지 않는 등 '깜깜이 심사'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에 이사회는 수차례 심도있는 논의 끝에 이사회 의결을 통해 공개경쟁 방식으로 대표 선임 프로세스를 재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절차가 구 대표의 불투명한 심사에 대한 리스크를 없애기 위한 '명분 쌓기'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구 대표의 연임에 지속적으로 반대하던 KT 새노조는 이날 성명문을 통해 "결국 이사회의 재공모는 또다시 구현모 사장을 뽑기 위한 통과의례일 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해소되지 않은 구 대표의 법적 리스크가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구 대표는 국회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으로 인해 법원으로부터 1,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으며 재판이 진행중이다. 이에 설령 구 대표가 재선임되더라도 국민연금은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교수(경영학부)는 "공모 절차를 다시 한다는 것 자체가 구 대표의 연임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이사회가 이번 재공모에서 나름대로 공정한 과정을 거쳐 구 대표를 선임한다고 해도 국민연금이 반대의사를 철회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압박도 문제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소유기업의 스튜어드십 코드가 작동돼야 한다"며 국민연금에 힘을 실어줬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주요 기관 투자자가 주식을 보유한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투명한 경영을 유도하기 위한 지침이다. 실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사퇴 압박에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 손병환 NH농협 대표, 손태승 우리금융 대표 등은 연임을 포기했다. 

박상인 서울대 교수(행정대학원)은 "정부의 압박이 강한 만큼 구 대표의 연임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최근 금융사의 전례와 비슷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결정에 따라 KT 지배구조위원회는 공개 모집을 통해 사외 후보자군을 구성하기로 했다. 지원자격은 정관에 따라 서류 접수는 오는 10일부터 우편 및 방문 접수로 진행되며 20일 오후 1시에 마감된다.

KT는 업계 전문가들로 인선자문단을 구성하고 KT 사내 이사진은 지원자 및 사내 후보자 명단, 인선자문단 구성, 위원회·이사회 회의 결과 등을 포함해 대표이사 후보 심사 절차와 단계별 심사결과 등은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이다. 지배구조위원회,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 이사회 등 대표이사 후보 심사 과정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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