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 명소지만 일몰도 거창하게 아름다운 곳, 간절곶.
일출 명소지만 일몰도 거창하게 아름다운 곳, 간절곶.

무언가를 ’처음‘ 경험하는 것은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기에 많은 이들에게 소중하게 여겨진다. 그래서 우리는 ’첫 돌‘, ’첫걸음마‘, ’첫 등교‘, ’첫사랑‘, ’첫 키스‘ 등 처음 경험하는 모든 것에서 의미를 찾아내고 때론 기념하기도 한다. 

어제와 오늘의 시간은 자로 재듯 나눌 수 없다. 새해도 그렇다. 해는 어제도 떴고 오늘도 뜨고 분명 내일도 뜬다. 누군가는 지난날의 나를 반성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 누군가는 소중한 이들의 건강과 안위를 위해서, 또 누군가는 연인과 소중한 추억을 남기기 위해서 일출 명소를 찾아 나선다. 

새해 ’첫 일출‘을 맞으러 해돋이 명소를 찾아 해맞이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비슷한 맥락으로 한 해를 시작하는 특별한 순간을 저장하는 일인 셈이다. 

하얗게 핀 억새가 반기는 간절곶 공원 주차장 인근
하얗게 핀 억새가 반기는 간절곶 공원 주차장 인근

 

’간절한 소망을 이뤄주는 곳‘ 
그래서 간절곶일까?

간절하다는 뜻의 ’간절‘과 바다로 툭 튀어나온 뾰족한 땅인 ’곶‘을 합쳐 ’간절곶‘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간절한 소망을 이루기 위해 간절곶을 찾아 빌기도 하고 심지어 간절곶 광장 한가운데에는 사람 키를 훌쩍 넘는 ’소망우체통‘이 있지 않은가. 그러나 간절곶의 ’간절‘은 대나무로 만든 장대인 ’간짓대‘의 의미라고 한다. 지도에서 뾰족하게 보이는 ’곶‘의 모습이 대나무 꼬챙이의 뾰족함과 닮았다는 데서 명명되었다고 한다.

 

놓칠 수 없는 간절곶 공원의 포토 스팟 5

[소망우체통]

소망우체통은 간절곶의 가장 유명한 포토 스팟이다. 바다를 향해 늠름한 자태로 서 있는 커다란 우체통은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위엄을 뿜어낸다. 관광객들은 삼삼오오 모여 인증 사진을 찍기도 하고, 한참을 말없이 멍하니 바라보기도 한다. 불멍 물멍도 아닌 우체통멍이다.

[풍차]

간절곶 해맞이 광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이 바로 풍차다. 하얀 몸통에 얹어진 새파란 지붕은 그리스의 어느 섬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큼직한 풍차의 날개는 네덜란드의 어느 튤립밭을 생각나게도 한다. 풍차를 마주한 동해는 유난히 푸른빛 물빛을 뿜어낸다. 간절곶은 항상 바람이 많이 불고 주변보다 기온이 낮은 곳이다. 탁 트여있어 동해의 세찬 바닷바람이 더 와닿는 곳이라 바람을 막을 수 있는 겉옷을 준비해가는 것이 좋다.

[간절곶 등대]

가운데 팔각의 몸통과 십각의 지붕을 가진 하얀 모습의 등대가 간절곶 등대다.
가운데 팔각의 몸통과 십각의 지붕을 가진 하얀 모습의 등대가 간절곶 등대다.

1920년부터 동해 남부 연안을 지나는 배들의 눈과 길이 되어 준 간절곶 등대. 간절곶이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대륙 해안중 가장 먼저 해가 뜬다는 사실에 유명해지면서 2001년 개축했다고 한다. 8각 몸통에 10각 지붕을 가진 하얀 등대는 지금도 여전히 바다를 밝힌다. 

가운데가 헬스 게이트, 여러분은 어디까지 통과할 수 있을까? 가장 우측의 하얀 지붕은 모형 등탑이다.
가운데가 헬스 게이트, 여러분은 어디까지 통과할 수 있을까? 가장 우측의 하얀 지붕은 모형 등탑이다.

등대 주변에는 전시관과 조각상, 모형등탑, 그리고 보자마자 웃음이 픽 새어 나오는 특이한 조형물이 있는데, 그 이름이 건강체크! ’헬스 게이트(HEALTH GATE)‘다. 새해 결심 1위가 운동이나 다이어트인 것을 고려해본다면 해맞이 장소에 이런 조형물이 있는 것이 꽤 어울린다. 등대 관람 시간은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10월부터 3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4월부터 9월까지는 한 시간 연장된 오후 5시까지다.

[빨간등대와 황금반지]

간절곶 등대는 하얀 색이다. 하지만 의외로 가장 먼저 시야에 잡히는 것은 저 멀리 바다 한가운데 보이는 빨간색 등대이다. 빨간 등대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면 마치 어느 영화에서 골룸이 튀어나와 '마이 프레셔스'를 외칠 것 같은 황금반지 조형물을 발견할 수 있다. 반지 아래로 꽃다발이 있어 이곳이 프로포즈 명소임을 짐작케 한다.

붉게 칠해진 등대 기둥에는 노란색 하트가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어서 귀여움을 더한다. 등대로 가는 길 아래쪽으로는 낚시를 하는 여행객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물론, 테트라포드 쪽으로는 낚시금지 구역이니 주의해야 한다.

[드라마하우스]

간절곶 등대의 반대쪽에 있는 드라마하우스는 여러 촬영지로 활용되었는데, 영화 ’친구2‘, 드라마 ’욕망의 불꽃‘, 드라마 ’메이퀸‘ 등이 그 작품이다. 아쉽게도 내부는 현재 운영이 종료된 상태지만, 드라마나 영화에서 볼법한 이국적인 외관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바다를 마주보고 높은 지대에 있어서 건물을 배경으로 한 컷, 대문을 들어선 마당에서 한 컷, 분수에서 한 컷 등 원하는 대로 좋은 사진들을 남길 수 있다. 세월의 흔적이 관리가 안 된 부분이 아쉽지만, 충분히 느낌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다. 원한다면 좋아하는 연예인과 나란히 서서 한 컷 제대로 찍어보는 것도 가능하다는 사실!

 

타박타박 걷기 좋은 간절곶

바다내음과 솔내음이 함께하는 길
바다내음과 솔내음이 함께하는 길

간절곶은 걷기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천국과도 같은 곳이다. 간절곶 공원에서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곳이 있다면 바로 바다를 마주한 언덕에 있는 소나무 숲이다. 멋스럽게 자란 소나무가 저마다의 위용을 뿜어내는 소나무 길은 드라마하우스 뒤쪽으로도 이어져 있다. ’무장애 나눔 길‘이라고 이름 붙은 이곳은 가볍게 산책하기에 좋다. 아이들과 함께 걸어도 좋은데 간절곶AR을 활용해 백설공주에게 사과를 건넨 노파 주변에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

간절곶 AR을 활용해서 주변에 다양한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간절곶 AR을 활용해서 주변에 다양한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무장애 나눔길에 설치된 포토 스팟
무장애 나눔길에 설치된 포토 스팟

걷기에 조금 더 진심이라면 ’무장애 나눔 길‘은 짧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걱정 마시라. 간절곶에는 마을 길과 해안 길이 어우러진 간절곶 소망길이 있다. 연인의 길, 낭만의 길, 소망의 길, 사랑의 길, 행복의 길 총 5구간으로 이어져 있으며, 진하 명촌교부터 신암항까지 총 10km의 길이다. 걷는 것을 좋아한다면 마음에 드는 구간을 잠시 걸어보는 것도 좋겠다. 참고로 간절곶에서 만나게 되는 해안 길 구간은 ’소망의 길‘이다.

구간별로 잘 설명되어 있어 원하는 코스를 선택해 걸어볼 수 있다.
구간별로 잘 설명되어 있어 원하는 코스를 선택해 걸어볼 수 있다.
해안길을 따라 걸으면 무심하게 적힌 글귀들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해안길을 따라 걸으면 무심하게 적힌 글귀들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해안 길을 따라 전해지는 위로의 메시지를 읽으면서 때론 웃고 때론 감동하며 여행의 깊이를 더 충만하게 채워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다사다난했던 2021년을 보내며 정말 간절히 바라고픈 소망이 있다면, 다가오는 새해는 한반도에서 가장 ’처음‘으로 해를 맞는 곳. 동해안 일출 명소 간절곶 공원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물론, 로또복권 1등 같은 소망을 비는 것은 (우리 모두의 염원이겠지만) 잠시 접어두는 것으로 약속~!

 

간절곶 오션뷰 카페 '호피폴라'

간절곶으로 가는 해안길에는 많은 카페가 자리하고 있다. 예쁜 뷰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카페도 경치 좋은 곳에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이곳도 그중 하나다. 특별히 차 맛이 좋다거나 특별히 베이커리가 맛있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뷰 만큼은 인정. 조용히 ’멍‘하고 싶은 날 찾기에 좋은 카페다.

1, 2층과 1층 야외, 3층 테라스까지 곳곳에 좌석이 놓여있는 이곳의 매력은 바다를 독차지하고 시야를 가리는 것이 없다는 것. 어딜 가나 주차 대란인 요즘 시원시원하게 널찍한 주차장도 매력 요소다. 1층 야외의 수영장과 저 멀리 보이는 바다, 곳곳의 장식들이 이국적인 뷰를 보여준다. 좌석은 대부분 바다를 향해 2인석으로 되어 있어 가족 단위보다는 커플 단위로 방문하기에 더 적합하다

[대표사진=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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