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배터리데이’, 준비 없는 청사진만 나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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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배터리데이’, 준비 없는 청사진만 나열됐다
  • 현지용 기자
  • 승인 2020.09.2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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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캡쳐
사진=유튜브 캡쳐

[시사주간=현지용 기자] 테슬라가 야심차게 준비한 ‘베터리데이’가 기대 이하라는 혹평을 받고 있다. 전기자동차 산업의 선봉이라 자처한 테슬라가 정작 혁신적인 기술도약은 보이지 못하면서, 준비되지 않은 전기자동차 반값 약속만 나열했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프리몬트 기가팩토리 주차장에서 연례 주주총회 겸 새 전기차 배터리를 선보이는 배터리데이 행사를 열었다. 배터리데이는 애플이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신제품을 선보이는 발표회 격이라 상승세이던 테슬라 주가와 겹쳐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 ‘4680’을 설명하면서 해당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가 전보다 강력하고 오래가면서 가격은 절반에 불과하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배터리 셀 용량만 5배, 출력은 6배에 주행거리는 16% 더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머스크의 일장 연설은 더 나은 성능의 배터리, 더 싼 제품 가격, 이를 통한 반값 수준의 전기차 공급을 핵심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뒤따라온 설명이 투자자들과 언론으로부터 혹평을 이끌었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통해 2022년까지 새 배터리의 대량생산 준비가 돼있지 있는데다, 배터리 신기술을 적용한 전기자동차 가격 낮추기가 3년은 더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5000만원이 넘는 테슬라 모델3 가격의 절반 이하인 2만5000달러를 신차 가격의 목표로 잡았다. 그러나 자체 배터리 양산 체제가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는 인정이 ‘소문난 잔치’란 비판으로 돌아왔다. 투자자들로선 테슬라의 베터리데이에서 신기술을 통한 도약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치가 높았으나, 머스크가 내놓은 배터리 개발 계획은 당장 준비도 안된 신차 보급의 청사진만 나열됐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값싸고 대중적인 전기차를 판다는 이해하기 힘든 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테슬라 모델3를 3만5000달러에 내놓겠다던 약속도 실현하지 못한 채 더 값 싼 신차 모델 전망만 제시한 것은 (투자자를 향해) 장난질을 친 것”이라며 맹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그나마 머스크는 “한 달 뒤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자동차를 내놓을 것”이라는 계획을 덧붙였다. 머스크는 “현 테슬라의 자율주행 도중 사고 발생율은 0.3%다. 경쟁사의 10분의 1 수준”이라며 “완전 자율주행을 위한 3D 입체영상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차량 출하 규모의 경우 머스크는 “지난해보다 30~40% 가량 증가할 계획”이라 설명했다. 지난해 동안의 테슬라 자동차 출하량은 36만7500대로 올해 목표로 제시한 50만대를 넘을 것이란 분석이다.

머스크의 이번 발표로 테슬라의 주식은 뉴욕 증시 시간외 거래에서 7%나 급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가총액 200억달러(한화 약 23조원)가 날아간 것이다. 여기에 전날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5.6%나 하락했기에, 이를 합하면 단 하루 만에 테슬라 시가 총액이 500억달러(58조원)이 사라진 셈이다. SW

hj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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