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교통부의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을 보고

고창남_칼럼니스트
고창남_칼럼니스트

최근에 국토교통부가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을 발표했다. 그 주요 내용은 2027년까지 완전자율주행 시대를 열고 2025년에 도심항공교통(UAM)을 수도권에서 상용화 하며, 2035년에 모든 모빌리티를 연계한 전국단위 MaaS(통합교통서비스)를 구현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토교통부는 이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을 모빌리티(Mobility) 시대 글로벌 선도국가 도약과 혁신적 서비스의 국민 일상 구현을 위한 선제적 대응전략이라고 하면서 그 앞에 수식어로 미래를 향한 멈추지 않는 혁신이라는 미사여구를 붙였다.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을 발표하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출처: 연합뉴스)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을 발표하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출처: 연합뉴스)

이러한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의 실현을 위한 중점과제로 5가지 핵심과제가 제시되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운전자가 필요 없는 완전자율주행 시대를 개막한다는 것으로 자율주행 서비스 일상 안착, 자율주행 규제 혁신, 자율주행 친화적 인프라 구축 등이다. 둘째, 교통 체증 걱정없는 항공 모빌리티를 구현한다는 것으로 항공 모빌리티 서비스 본격화, 선제적인 규제 개혁, 맞춤형 인프라 투자,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을 제시했다. 셋째, 스마트 물류 모빌리티로 맞춤형 배송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으로 전국 당일 운송 서비스 실현, 물류 인프라의 디지털 대전환, 물류 산업 경쟁력 강화 등이다. 넷째, 모빌리티 시대에 맞는 다양한 이동 서비스를 확산한다는 것으로 모빌리티 서비스 다각화, 대중교통 서비스 질 개선, 민간의 혁신 서비스 발굴·확산 지원 등이다. 다섯째, 모빌리티와 도시 융합을 통한 미래도시를 구현하겠다는 것으로 미래 모빌리티 확산 거점 조성, 모빌리티 시대에 부합하는 공간구조 재설계 등이 제시되었다.

한마디로 장밋빛 전망이라 할 수 있으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올 5월 취임한 뒤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 중 하나가 모빌리티라고 할 정도로 가장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다. 이 모든 것들이 실현되면 환상적인 교통혁명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장밋빛 전망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극복해야 할 과제들과 조건들이 있다고 하겠다.

이 글에서는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의 실현을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들과 조건들을 몇가지 제시해보고자 한다.

첫째, ‘지속가능한 교통모빌리티 혁신의 조화이다. 전문가들은 모빌리티 혁신도 좋지만, 어느 나라에서든 모든 도시의 모빌리티 혁신은 지속가능한 교통을 최우선 고려 사항으로 두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속가능한 교통은 환경의 질을 저해함이 없이 경제성장과 사회발전을 이루면서 사람, 장소, 물건,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과 이동성을 증진시켜 국가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교통체계를 말한다. 모빌리티 혁신은 지속가능한 교통체계 속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지속가능한 교통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첨단교통의 필요성과 환경 보호 및 지속가능한 발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필수적일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탄소중립/기후변화와 모빌리티 혁신도 연결이 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무엇보다도 안전이 최우선이다. 자율주행차는 우리의 삶을 더욱 편리하게 해 줄 미래 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이에 따라 자동차 기업뿐 아니라 전 세계 ICT 관련 기업들이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완전한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으며,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이다.

자율주행차 운전 도중 사고 사례로, 20165월에 오토 파일럿으로 주행하던 테슬라 모델 S가 좌회전하는 컨테이너 트레일러의 아래쪽으로 그대로 돌진해 운전자가 치명상을 입고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사고 당시 테슬라 모델 S에 장착된 센서는 트레일러 하단 공간을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외에도 자율주행 테스트 중 발생한 충돌 사고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안전과 관련하여 국제적으로 벌이고 있는 운동으로 비전 제로(Vision Zero)’ 운동이 있다. 1990년대 스웨덴에서 확립된 비전 제로운동의 목표는 도로교통에서 사망자 제로(또는 중상자 제로)를 목표로 하는 것이다. 이 운동은 이제 미국과 유럽 연합을 포함한 전 세계의 많은 다른 나라들로 확산되고 있으며, 모빌리티 혁신에서도 안전은 예외가 없다. 자율주행차와 도심항공(UAM)을 비롯한 모빌리티 혁신에 있어서 안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셋째, 데이터의 중요성이다. 안전한 도시 이동성에 대한 더 나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정보의 깊이는 방대하다. 심지어 병원 데이터도 도로 관련 부상이 어디서 어떻게 발생하는지 이해하고 변경사항에 대한 의사 결정을 더 잘 알리는 데 사용될 수 있다. 모빌리티와 그 혁신의 핵심은 데이터에 대한 상세한 분석을 바탕으로 우리 도시에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이해하는 것이다. 시각적 데이터는 이러한 이해를 얻는 가장 쉽고, 빠르고, 가장 비용 효율적이며, 가장 상세한 방법이다.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의 총합체인 자율주행 자동차를 보면 대규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통신시스템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사람 중심의 혁신이다. 모빌리티 혁신도 결국은 사람 중심으로 가야 한다. 사람이 최대의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결국 모빌리티 혁신이 가야 할 길이다. 사람을 위한 모빌리티 혁신이 아니라면 그 혁신도 의미가 없는 것이 된다. 모빌리티 혁신은 모든 사람의 보편적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사람 중심의 모빌리티 혁신은 고령자와 장애인 등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도 고려되어야 한다. 사람 중심의 모빌리티 혁신 철학은 사람과 사람을 단순히 연결하는 것을 넘어 인류의 삶에 보다 진정성 있게 공헌하는 새로운 모빌리티로 연결되어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이번에 국토교통부가 마련한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이 잘 진행되어 모든 사람이 모빌리티 혁신의 혜택을 고루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 고창남 프로필
- 현 서울제주도민회 부회장
- 2022.10. 현재 : 서울시립대대학교 대학원 교통공학박사학위 과정 이수중
- 2018. 2 :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 국제개발협력 석사학위 취득
- 1989. 2 : 건국대학교 불어불문학과 졸업(문학사)
- 2011-12: UN ESCAP 교통국 경제업무담당관
- 국가철도공단 중국지사 근무, 미국벡텔사 근무, 국가철도공단 국제협력부장 등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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